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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부산은행, '빅베스' 끝내고 올해 실적 반전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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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부산은행, '빅베스' 끝내고 올해 실적 반전 이룰까?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8.03.12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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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하며 체면을 구겼던 BNK부산은행(행장 빈대인)이 올해는 순항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지난해 선제적인 리스크관리에 치중하느라 순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순이익을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BNK부산은행 연간 순이익 목표.JPG


BNK부산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203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37.8% 급감한 바 있다. DGB대구은행(행장 박인규)이 5대 지방은행 가운데 순이익 1위로 급부상한 반면, 기존 1위였던 BNK부산은행은 BNK경남은행(행장 손교덕)에도 치여 3위로 내려앉았다.

BNK부산은행은 지난해 시중 은행들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해 체면을 구겼다. 우리은행(행장 손태승), 신한은행(행장 위성호), KB국민은행(행장 허인),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 등 4대은행들이 지난해 7조5016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보다 29.7% 증가했고, 지방은행들도 6~33%까지 순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부산은행만 37.8%나 감소하며 우려감을 자아냈다.

지난해 BNK부산은행의 실적 부진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공격적으로 가계대출을 늘리지 못한데다 이미 지방기업들과 고객 밀착형 영업을 하고 있어 추가 수익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 당시 부산은행장을 겸직했던 성세환 전 회장이 170억 원대 자사주 시세조종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CEO리스크도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BNK부산은행의 실적 감소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의 대손충당금 적립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지역경기를 억눌러온 조선, 해운, 철강, 자동차 등 부울경지역 주력 업종 관련기업의 실적 악화로 부도, 도산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대표적인 예가 부산에 본사를 둔 중견기업인 동아스틸이다. 동아스틸은 연 매출 1천억 원 대의 강관 제조회사로 지난해 6월 부산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BNK부산은행은 동아스틸에 1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기업들의 부실 때문에 상당규모의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했다. '정상' 여신을 '고정' 단계로 하향 조정할 경우 최소 20%에서 최대 50%까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실제 BNK부산은행의 대손충당금은 2015년 1천906억원, 이듬해 1천858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무려 3천246억원으로 1388억 원이나 급증했다. 1388억 원에 달하는 대손충담금이 순이익 실적에 그대로 잡혔다면 지난해 BNK부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420억 원으로 대구은행(2941억 원)에 지방은행 1위 자리를 뺏길 일도 없었다. 올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목표치를 무난하게 달성한다면 지방은행 1위 탈환이 확실시 된다.

이를 두고 '빅베스(Big Bath)'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빅베스란 새로 부임하는 기업의 CEO가 전임 CEO의 재임기간 동안에 누적된 손실이나 향후 잠재 부실요소까지 회계장부상에서 최대한으로 털어버림으로써 과오를 전임CEO에게 넘기는 것을 말한다. 흔히 경영진의 교체 시기나 정권 교체기에 일어난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과 빈대인 BNK부산은행장은 각각 지난해 3분기 말인 9월 26일, 27일 선임됐다. BNK금융지주와 BNK부산은행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은 시기는 이들이 선임된 직후인 지난해 4분기였다. 김지완 회장과 빈대인 행장은 올해 처음 1년을 꽉 채운 성적표를 받게 된다. 지난해 4분기 부실 잠재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쌓았고, 올해 그러한 빅베스 효과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것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부산은행의 지난해 실적이 유독 부진했던 것은 잠재적 부실 해소 차원의 대손충당금 적립 때문이었고, 이로 인해 올해 큰 실적개선을 이루며 지방은행 1위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무래도 올해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지주 회장과 행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NK부산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4분기에 대손충당금을 늘려왔는데 지난해 4분기 유독 많이 늘려서 그런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말 선제적이고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았고, 이에 따른 버퍼효과로 올해는 목표대로 순항 중인 상황이라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룰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BNK부산은행의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는 3천억 원 후반대다. 지난해 기록한 2032억 원보다 1천500억 원 이상을 더 벌어야 한다. 아직 1분기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계획대로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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