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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보험금 간편청구 시스템, 가입자에 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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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보험금 간편청구 시스템, 가입자에 득일까? 실일까?
  • 정우진 기자 chkit@csnews.co.kr
  • 승인 2018.03.19 07: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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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을 필두로 보험업계가 블록체인 기반의 '보험금 간편청구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가입자가 사전 동의할 경우 병원 진료 내역을 보험사가 자동 전송 받아 번거로운 절차 등을 생략하고 보험금을 바로 지급한다는 것이 골자다.

보험금 간편청구 시스템은 가입자를 각종 서류 심사와 확인 작업 등에서 해방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 일면이 있다. 그러나 사소한 진료 내역까지도 보험사가 모두 알 수 있고, 추후 보험료가 할증되거나 분쟁 발생 시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면 업계는 보험료 할증이나 청구건수 누적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나친 오해라는 입장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교보생명을 필두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 지급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블록체인은 각 서버에 저장된 기록이 일치하는지 대조해 기록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비교 방식의 데이터베이스(DB) 검증 기술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삼육서울병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등 3개 병원에서 보험금 간편 청구 시스템을 시범 실시 중이다.

진료를 받은 환자의 성명 등 개인정보와, 보험사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된 보험 가입자 정보를 대조해 일치할 경우 자동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블록체인 기술 응용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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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정부에 의해 블록체인 시범 사업자로 선정된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보험금 간편 청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교보생명은 시범 실시가 성공적이라고 판단해 보험금 청구액 상한선도 기존 3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상향하는 한편 올 상반기 수도권 10개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정식 개시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이 구축 중인 기술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한 ‘블록체인 기반 6대 시범사업’의 하나다. 단순히 1개 보험사가 개발 중인 서비스가 아니라 정부의 국정과제인 셈이다.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2월 신용길 협회장 주재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전체 생보사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빠르면 금년 안에 다수의 보험사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보험금 간편 청구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가입자와 보험사 모두 윈윈” vs. “보험료 할증 등 가입자에 불리”

보험업계와 관련부처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보험금 간편청구 시스템은 가입자와 보험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반면 오히려 보험 가입자에게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보험업계는 보험금 간편 청구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가입자의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보험사의 업무 경감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절감해 경영효율성을 높아진다는 것. 간접적으로는 보험 상품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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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록체인은 각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를 대조해 데이터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기술이다. 보험업계는 병원 서버의 환자 데이터와 보험사 서버가 보유한 가입자 데이터를 대조해 이가 일치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보험금 간편청구 시스템은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 시 겪는 진단서 발급, 제출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1만 원 이하의 소액 진료 등에 대한 보험금 청구 건수를 늘려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 권리를 보다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

반면 시스템이 간편해지며 가입자 개개인의 보험금 청구 건수와 금액이 누적돼 추후 보험료 갱신 시 보험료 인상폭이 추가 할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부산시 금정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지만 감기 등 몇천 원 정도의 소액 진료는 구태여 보험금을 청구할 필요를 못 느끼는데, 간편 청구 시스템이 활성화됐을 때 보험금 청구가 너무 빈번하게 이뤄질 것 같다"며 "당장은 소액이라도 병원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은 좋겠지만 보험료 갱신 시 할증폭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사소한 진료 내역까지 낱낱이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고액 보험금 지급 분쟁 시 보험사는 종종 과거 진료내역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기도 하는데, 보험사가 진료 내역을 보다 많이 확보하는 게 가입자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서비스를 실시중인 교보생명 관계자는 “간편청구 시스템은 보험 가입자의 사전 동의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며 “동의 이후에도, 병원 진료 후 가입자 휴대전화에 문자 등을 발송해 ‘보험금을 청구하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보며 청구하겠다고 클릭한 경우에만 보험금이 지급되게 돼 가입자가 청구 건수와 누적 청구 금액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감기 등 지나치게 소액인 진료는 보험금 청구 공제 금액을 초과하지 않아 청구 대상이 되지 않기도 하는 등 간편청구로 인해 보험금 지급 청구건수가 지나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손보험 등 보험상품 갱신 시에는 개개인의 청구 금액이나 누적 청구 건수로 할증되는 것이 아니라 연령별 전체 청구금액 등 빅데이터를 근거로 갱신폭을 산출하는 만큼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통해 누적된 보험 가입자의 진료기록을 보험사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시행하는 데 중점을 두다보니 누적된 진료기록에 대한 향후 활용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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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18-03-19 23:48:31
정말 어이없다. 블록체인 기술이 아니고도 얼마든지 할 수있는 걸 가지고 블록체인 신기술인양...보도하는거 보면 정말 코메디 같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