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통 불량, 부품 파손에도 구매 취소는 불가 경기도 양주시에 사는 백 모(여)씨는 얼마 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아이를 위해 LG유플러스의 카카오키즈폰을 구매했다. LG유플러스 본사몰에서 구매한 키즈폰을 택배로 받았지만 사전에 안내된 것과 달리 개통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직접 개통을 시도했지만 유심칩 불량으로 여의치 않았다. 게다가 전원을 누르자 버튼이 떨어져 나가는 등 품질 상태도 좋지 않았다. 백 씨는 “올해 3월에 출시된 제품인데 기기 불량으로 개통이 안됐지만 업체는 전산상으로 개통이 됐다며 구매 취소를 거부했으며, 교환도 서비스센터에 하자 접수를 해야만 가능한 상태”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 위치 확인 등 핵심 기능 안 돼도 “불량 아냐” 춘천시에 사는 강 모(남)씨는 역시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자녀들의 위치확인을 위해 SK텔레콤의 미니폰을 구매했다. 시중 오프라인에 없는 물건이라 상담사와의 상담과 인터넷으로 디자인을 확인한 후 구매했다. 하지만 막상 제품을 받고 보니 설명과 달리 가장 기본적인 위치확인과 메신저(카카오톡) 기능조차 사용할 수 없었다. 강 씨는 “위치 확인만 돼도 그냥 쓰려고 했지만, 어플 설치도 되지 않고 단순히 전화와 문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강 씨가 반품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은 불량이 아니기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강 씨는 “제대로 제품 설명도 하지 않고 자녀를 걱정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상대로 이렇게 판매를 해도 되느냐”며 황당해했다.

통신사에서 판매중인 키즈폰의 기능 및 품질 불량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지난해 1월부터 이달까지 접수된 키즈폰 관련 민원만 해도 75건에 달한다. 관련 사례를 살펴보면 위치 추적 등 기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제품 파손도 잦아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 하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통신사 규정의 요구 조건이 높아 교환, 환불이나 개통 취소는 사실상 쉽지 않은 실정이다.

◆ 소비자, 통신사 이름만 보고 제품 구매...“사후지원 노력 강화해야”

최근 아동 대상 범죄가 증가하면서 실시간으로 자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손목시계형 어린이 전용 키즈폰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제품을 사용한 다수의 소비자들은 잦은 고장과 기능 미달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런 이유로 교환, 환불이나 개통 취소를 요청해도 규정상 거부당하거나, 중도해지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 빠지는 경우도 상당수다. 구입 전 키즈폰 기능을 꼼꼼히 살펴야한다.

‘동일 부위 3회, 다른 부위는 총 5회 고장 시 환불 가능’처럼 각 통신사 자체 규정 기준이 높아 실제 교환 환불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한 소비자는 “제품에 하자가 있어도 불량 횟수 등 업체가 정한 규정에 꼭 들어맞아야만 교환, 환불이 가능하다”면서 “규정을 적용하는 판단 역시 업체 입맛대로 되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통신사가 제품 판매 시 회사명을 더욱 부각시켜 홍보하면서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통신사들이 제품 판매 홈페이지 등에 제조사명을 표시하고 있지만 통신사 ‘기획 출시’ 등의 문구를 빈번히 사용하면서 오해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전면에 노출되는 통신사의 이름을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통신사별로 자체 AS센터를 마련해 수리와 수리 접수 대행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사후지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