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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대기업 대출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 늘려...하나은행, 중기대출 증가율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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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대기업 대출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 늘려...하나은행, 중기대출 증가율 최고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8.03.23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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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은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은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업에 대한 원화대출금이 가장 많은 곳은 우리은행(행장 손태승)이고, 전년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이었다.

KB국민은행(행장 허인), KEB하나은행, 신한은행(위성호), 우리은행 등 4대은행의 지난해 기업 원화대출금은 총 402조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386억 원에 비해 4.1%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일제히 증가한 반면, 대기업 대출은 국민은행 외에는 모두 감소했다.

원화대출금 동향.GIF
▲ 자료: 각사 발표자료.

우리은행이 112조 원으로 기업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이 105조 원으로 두번째로 많았고, 신한은행(96조 원), 하나은행(89조 원)으로 뒤를 이었다.

기업 원화대출이 전년보다 가장 많이 증가한 은행은 7.2%가 늘어난 하나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은 6.7%, 우리은행은 2.8%, 국민은행은 1%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기업 원화대출 특징은 4대 은행 모두 대기업 대출은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은 늘렸다는 점이다. 4대 은행 대기업 대출금은 89조 원으로 전년보다 5.6%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 대출금은 7.1% 증가했다.

우리은행이 7.7%, 하나은행이 6.7%, 신한은행이 5.3% 대기업 대출을 전년보다 줄였고, 중소기업 대출은 하나은행이 10.3%, 신한은행이 9.9%, 우리은행이 8.6%, 국민은행이 1.1% 전년보다 늘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6조의 대기업 대출을 기록하며 10조 원대에 그친 타 은행들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중소기업 대출은 88조 원을 기록한 국민은행이 1등을 차지했다.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을 줄이는 이유는 리스크 관리 때문이다. 지난 2015년부터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돈을 떼일 가능성이 커지자 신규 대출을 줄이거나 대출 만기를 단축하는 방식 등으로 대기업 여신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기업대출 비중이 높았던 우리은행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기업대출 강자'였던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 대기업대출을 10% 줄인 데 지난해에도 7.7% 줄였다. 민영화를 추진하면서부터 체질개선을 위해 전략적으로 기업대출 비중을 낮추는 모습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 보듯 대기업 부실은 한 번 일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대기업 대출을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대출 기피현상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은행 등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않고 오히려 기존 대출금을 갚아나가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이 금융권 대출을 늘리는 추세다.

실제 2014년 12월 말 168조9000억원이었던 대기업대출 잔액은 2015년 12월 말 164조4000억원으로 4조5000억원 줄었고, 2016년 12월 말(154조7000억원)에도 9조7000억원이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2월 말 잔액은 149조6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감소폭이 36% 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다.

산업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역시 대기업은 풍부한 내부자금 및 직접금융시장 활용 등으로 대출을 순상환하고, 중소기업 대출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4대 은행들은 올해에도 대기업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대기업 대출을 줄이는 대신 중소기업과 자영업 등 개인대출을 늘리는 포트폴리오 변경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여신을 가진 기업보다 탄탄한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들에게 대출을 늘려주며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라며 "기업여신에 대한 기존 리스크관리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기업대출이 줄고 중기대출이 증가하는 현상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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