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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알면... 당국 수기결제 피해 방임

본인인증 절차 부실해 사고 빈발...대책도 없어

박소현 기자 soso@csnews.co.kr 2018년 04월 13일 금요일 +더보기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만으로 결제 가능한 수기결제 가맹점에서 본인 확인을 소홀히 해서 소비자가 큰 손해를 입게 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각 카드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방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시 영통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최근 310만 원이 한도 초과로 인해 승인 거절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김 씨는 최근 300만 원 이상 카드를 긁은 적이 없었다.

뒤늦게 김 씨가 해당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조회해보니 지난달 이틀에 걸쳐 각각 150만 원, 100만 원이 중고 에어컨 판매업체에서 결제된 것을 확인했다.

중고 에어컨 판매 업체는 16자리 고유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으로 카드결제 할 수 있는 수기결제 가맹점이었다. 별거 중이던 남편이 김 씨의 카드 정보를 알아내서 무단 사용한 것이다.

김 씨가 부정사용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자 해당 업체는 100만 원에 해당하는 결제 건은 취소해 줄 수 있지만 150만 원은 남편이 물품이나 현금으로 반환하지 않는다면 취소가 어렵다고 했다.

김 씨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려 해도 아직 법적으로 부부인 상태라 신용카드 부정사용임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씨는 “차라리 카드 자체가 없어졌다면 바로 분실신고 했을 텐데 카드 정보만 알아내서 몰래 사용한거라 빠른 대처가 불가능했다”면서 “애초부터 수기결제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본인 카드인지 제대로 확인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라고 불만을 토했다.   

이에 대해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본사는 각 가맹점에서 카드거래 시 본인에 의한 정당한 사용임을 꼭 확인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면서 “수기결제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가맹점에서 100% 책임진다는 특약을 별도로 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사 결과 고객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이 밝혀진다면 해당 가맹점이 손해 보더라도 즉각 손해액을 배상해줬을 것”이라면서 “5만 원 이하 무서명 거래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카드사가 100% 책임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있으면 결제 가능한 수기결제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물 카드가 없어도 되는 비대면 거래면서 주민등록번호나 공인인증서, 카드 비밀번호 등 그 어떤 인증 절차도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규정에 따르면 수기결제 금액이 5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가맹점에서 본인확인이 이뤄져야 한다. 5만원 이하의 소액결제에 대하여 신용카드사가 부정사용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기로 가맹점과 별도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본인 확인 절차 생략이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가맹점에서 5만 원이 넘어도 본인확인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고, 이 같은 일이 발생해도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

본인이 실물 카드를 소지한 상태에서 부정사용이 발생하기에 대응이 한 박자 늦을 수 밖에 없다. 피해보상도 완벽히 이뤄지기 어렵다. 가맹점 입장에서도 비대면 상태에서 본인 카드라고 우기면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고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를 규제해야 할 금융감독원은 카드사 몫으로만 돌리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에서 서명이나 신분증을 확인하도록 규정하지만 비대면거래인 수기결제는 각 카드사와 가맹점이 별도 합의한 방법에 따르도록 한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해당 카드사로 문의하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국장은 “이처럼 수기결제로 인한 신용카드 부정사용 분쟁이 발생하면 카드사가 먼저 책임지고 카드대금 관련 문제를 해결한 다음 문제가 된 가맹점으로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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