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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칼럼] 다산 신도시 택배와의 전쟁...등급제를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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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칼럼] 다산 신도시 택배와의 전쟁...등급제를 고민해보자
  •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 csnews@csnews.co.kr
  • 승인 2018.04.20 07:03
  •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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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전원에 살고 싶은 욕심을 이기지 못해 강원도 산골짝으로 잠시 거주지를 옮긴 적이 있었다. 시골에 살면 그날그날 밭에서 나는 싱싱한 채소를 먹고 소박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착오였다. 매일 매시간 필요한 것은 왜 그리 많은지 차타고 20분이나 나가는 면소재지를 하루에도 2~3번씩 나가기 일쑤였다. 나중에는 그게 너무 번거로워서 온라인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집에서 간편하게 검색해서 잠시 ‘손품’만 팔면 해결될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착오였다. 이번엔 택배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택배기사들이 산골 그 구석쟁이를 절대 들어오려 하지 않았다. 택배가 도착할 때쯤이면 전화가 온다. OO리 거기는 너무 외져서 못 들어가니 면소재지 OO가게에 OO시 이후 맡겨 놓을 테니 찾아가라는 것이었다. 너무 화가 났다. 택배는 당연히 ‘도어 투 도어’인데 20분이나 떨어진 면소재지에 가져다 놓는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그럴 거면 온라인 쇼핑의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택배기사에게 조근 조근 따지기도 하고 큰소리로 화를 내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집에 안 가져다주면 받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 기사는 태연하게 “네 그럼 반송하겠습니다”라고 응수한다. 가슴에 천불이 나지만 당장 아쉬운 물건이니 반송되게 할 수는 없는 노릇. 결국 택배기사와 몇 번의 전쟁은 철저히 패배로 끝나고 스스로 면소재지로 택배를 찾으러 나가는 ‘순리’에 순응하고 말았다. 

최근 나 말고도 택배와의 전쟁을 치루는 곳이 또 있다. 다산신도시다. 택배차를 지상으로 출입 못하게 하고 지하는 천장고가 낮아서 택배차가 드나들 수 없고...그러다 보니 ‘도어 투 도어’가 안 되는 분쟁이 첨예하게 맞부딪쳤다. 사실 다산신도시만 언론에 오르내렸을 뿐이지 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이다. 

최근 신축 아파트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지상에 차 없는 단지를 표방하고 있는데도 주차장 규정은 예전 그대로라서 택배차가 드나들 수 없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결국 정부가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실버 택배 아이디어까지 내놨으나 이마저 왜 집단 이기주의에 세금을 허비하냐는 여론에 밀려 진퇴양난에 처했다.

이 같은 이슈의 배경에는 오래전부터 계속돼온 택배의 낮은 단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택배비 2500~3000원은 주거지가 몰려 있고 집 앞에 바로 택배차량을 세울 수 있는 환경에 근거하고 있다. 내가 살던 강원도 산골짝이나 추가 서비스가 필요한 다산 신도시같은 곳은 비용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해법은 없을까? 택배요금을 좀 더 세분화 하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택배비는 가구 등 특수한 아이템이나 지역적으로 도서산간이 아니면 일률적으로 요금이 통일돼 있다.

추가 서비스가 필요한 곳은 추가 요금을 받으면 된다. 면소재지에서 20분 걸리는 산골짝은 나름대로 유류비와 택배기사 시간 소요를 감안해 비용을 책정하고 지상에 차 없는 아파트는 추가 운반비를 부과하면 된다. 택배사가 오랜 기간 축적한 노하우와 데이터를 분석하면 나름대로의 등급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택배비 지원도 떼쓰는 곳에 떠밀려 가는 것이  아니라 이런 등급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합리적 설득이 가능할 것이다.

강원도 산골짝에서 택배는 편의가 아니라 불편 그 자체였다. 20분 거리를 왕복하는 시간도 문제지만 신선식품의 경우는 택배기사를 만날 수 있는 시간도 맞춰야 했다. 무거운 물건을 혼자 운반하는 수고로움도 덜 수 없었다. 추가 요금을 내고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지 문의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매번 당하는 소비자도 힘들고 이런 소비자의 항의와 매번 싸워야 하는 택배기사의 스트레스는 또 어땠을까? 

문제는 터졌는데 나만 유리한 방법은 해결 방법이 아니다. 이번 기회에 택배비에 대한 전면적인 고민이 필요할 듯싶다.

[컨슈머리서치=최현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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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좀하자 2018-04-21 07:23:36
생각하고 조사하고 기사 올리자.

한국민 2018-04-21 03:03:24
이 기사는 좀 말이 안됩니다. 택배의 근본 이해를 못하고 쓴 기사입니다. 다산신도시 문제와 도서 산간지역의 문제는 아주 상관이 없는 별개 중에 상별개의 문제 입니다. 도서 산간 지역은 지역 자체의 특수성이 지만 다산신도시는 다분이 입주민의 취향 문제 입니다. 다산 같은 형식은 전국 어디나 자체적으로 품격유지 하게 해야지 택배라는 기업의 보편적 서비스업에서 고려되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답은 보편적인 사람들의 댓글인듯 합니다.

굿모닝 2018-04-20 10:41:45
저도 시골 살았는데 일부러 부담 안주려고 택배 10건씩 한번에 주문했는데 그것도 도착하는 날이 제각각이라 한번에 모아서 갖다달라고 해도 매일 갖다주시는 기사님들도 많았습니다. 정말 들어오기 힘들면 아예 면소재지에 갖다놓거나 배송을 거부하겠죠. 시골은 시스템이 얼마나 체계적이냐의 문제지 무조건 면소재지에 갖다놓는게 정답은 아닙니다. 산골 어디에 혼자 집짓고 사는 경우가 아닌 이상은 문앞까지 배달하는게 원칙이고, 저도 면소재지에서 15분이상 떨어진 곳에 살았습니다.

굿모닝 2018-04-20 10:38:16
그런데 다산신도시택배와 시골택배는 다른 문제고 저도 택배기사분들 많이 배려하는데 너무 택배기사 입장만 배려하는 것도 정답은 아닙니다. 전부 면소재지에서 멀다고 면소재지에 갖다주면 택배기사들 할 일이 있을까요? 면소재지 하나 도는데 1,2시간이면 되는데, 시골택배는 도시와 시스템이 다릅니다. 한사람이 한개면이나 두개면을 담당하기때문에 면지역 골고루 다닙니다. 그리고 요즘은 젊은 분들도 많이 들어와서 마을마다 택배 하나씩은 배달한다고 봐야합니다. 면소재지에서 20분거리니깐 왕복 40분 잡아먹는다는건 말이 안되는거고, 실제로는 10분 내외라고 봐야하는데 시골택배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 10분을 문제삼는다면 택배시스템을 좀 더 개선해야죠.

팅커벨 2018-04-20 10:28:55
본인이 해보슈
본인도 싫어하는걸 남보고 하라니
노하우? 데이타?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보내는 업체에서 일괄적으로 하는것도 겨우하는것이네
단골이니 가격을 낮추자고 요구하며 다른업체로 바꾼다고 협박하는데
차별적인 요금을 청구하면 더 낮추자고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