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간 국내 증권주에서 공매도 거래량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키움증권(대표 이현)인 것으로 나타났다.

SK증권(대표 김신)과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 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 등 4개사는 공매도 거래량이 1000만 주를 넘겼다.

공매도는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비싸게 판매한 후, 추후 주가가 떨어지면 실제 주식을 싸게 매수해 빌린 주식을 돌려주고 차액을 챙기는 거래 기법으로 공매도가 활발하다는 것은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증권주의 경우 지난해부터 증시 호황으로 증권주 주가 대부분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공매도 증가로 인한 파급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기준 최근 1년 간 코스피에 상장된 증권주 16개 종목의 총 주식거래량은 약 49억1812만 주, 그 중에서 공매도 거래량은 약 1억6665만 주를 기록해 공매도 거래 비중은 3.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증권의 공매도 거래량은 약 4567만 주를 기록하며 미래에셋대우(4560만 주)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며 증권주 중에서 가장 많았다.

SK증권의 공매도 거래량은 같은 기간 SK증권 전체 거래량의 2.1%에 불과했지만 전체 증권주 공매도 거래량의 27.4%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증권업계에서는 SK증권의 공매도 물량이 가장 많은 이유가 최근 수 년간 지지부진한 매각 작업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SK 주식회사는 지난 2015년 8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SK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해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보험업을 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게 됐다.

이후 케이프인베스트먼트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매각으로는 이어지지 않아 올해 2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29억 원 처분과 함께 1년 안에 지분 전량을 매각할 것을 통보받았다.

지난 달 사모펀드 J&W파트너스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중인 상태로 수 년째 매각 이슈에 발목을 잡히면서 주가 하락으로 인한 시세 차익을 노린 공매도 물량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최근 1년 간 SK증권의 주가도 지난해 6월 1주 당 194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지속 하락한 뒤 현재는 1100~1200원 대에서 지지부진하다.

미래에셋대우도 같은 기간 공매도 거래량이 약 4560만 주를 기록하며 SK증권에 이어 공매도 거래량이 많았다.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거래량 비중은 5%를 기록하며 키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다음으로 높았다.

한편 전체 주식거래량에서 공매도 거래량 비중이 가장 높은 키움증권은 조사기간 일일 거래량 중에서 공매도 거래량이 15% 이상을 차지한 영업일이 19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금융당국은 당일 공매도 비중 15% 이상·주가 하락률 5∼10%·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6배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거나 주가하락률 10% 이상·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6배 이상에 해당하는 코스피 종목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다.

특히 올 들어서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은 11.05%(18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고 공매도 거래량이 15% 이상이었던 영업일도 15일로 가장 많다. 

다만 공매도 거래량 자체는 최근 1년 기준 약 150만 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공매도가 증가할수록 주가가 떨어진다는 속성과 달리 키움증권의 주가는 지난해 9월 말 6만850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지속 상승하면서 20일 종가 기준 11만80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 

이 외에도 한화투자증권(16일), 메리츠종금증권(13일), 현대차투자증권(12일) 등도 최근 1년 간 일일 거래량 중에서 공매도 거래량이 15% 이상을 차지한 영업일이 다른 증권주에 비해 많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