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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소비재 전자통신 구멍뚫린 소비자 규정

[구멍뚫린 소비자규정③] 중단된 게임 아이템 휴지조각...보상은 더 험난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2018년 06월 07일 목요일 +더보기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들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 업종별로 마련된 소비자법을 근거로 중재가 진행된다. 하지만 정작 그 규정들은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빠른 시장 상황을 담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올 하반기 동안 2018년 기획 캠페인 '구멍 뚫린 소비자보호규정을 파헤친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사례1.
광양시에 사는 고 모(남)씨는 얼마전 넥슨의 모바일 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2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업체 측의 환불 규정에 분통을 터트렸다. 고 씨는 작년 7월부터 서비스 종료 공지를 한 올해 2월 22일까지 7개월 정도 이용하면서 현금 123만7800원을 충전했다. 업체 측이 게임 종료를 안내하면서 게임 내 박스를 개봉하지 않은 아이템만 환불을 해준다는 규정을 밝혔던 것. 고 씨는 “고 씨는 FPS 게임의 특성상 좋은 무기(총)를 얻기 위해서는 현금을 지불하고 구매한 상자를 개봉해야만 한다”면서 “박스를 개봉하는 않은 아이템만 환불해 준다는 것은, 환불을 안 해 주겠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고 황당해했다.

사례2. 전남 완도군에 사는 정 모(남)씨는 지난해 11월 엔터메이트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노예가 되어줘’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게임사가 자신들의 이득만 챙기고 게임을 폐쇄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 씨는 “현질(아이템 현금 구매)한 유저들은 남아 있는 보석(캐시)만 환불 조치한다"며  "몇 년 동안 수십만 원에서 수백, 수천만 원의 돈과 시간을 들여 케릭터를 키워 놨더니 게임사 운영 과실로 인해 서비스를 종료해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현금 구매한 영수증을 첨부해 환불을 요구했지만 게임 내에서 다 사용한 보석에 대해서는 환불 불가라는 답변이 돌아왔는데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례3. 의정부시 의정부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해 네시삼십삼분 게임사의 골든나이츠를 이용하던 중 9개월 만인 6월에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 씨는 게임사가 정한 양식대로 미사용 아이템에 대한 환불요청을 진행했다. 김 씨는 이후 이메일과 전화 통화를 거쳐 환불 접수를 하였지만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1년도 되지 않아 서버를 닫는 것도 불만인데, 환불 과정에서 업체측의 불확실한 안내와 불친절한 응대에 큰 불편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례4. 서울시 용산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해 2월 게임 개발사 겜블릭이 경영 악화로 인해 운영 중인 모든 게임의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 씨는 “게임 시작 5개월 만에 개발사의 파산신청으로 더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됐다”면서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고, 개인적인 시간을 위해 5개월 간 1000만 원가량의 금액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게임사들이 서비스를 종료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가 본인 외에도 100여명 정도”라며 “정말 정당한 파산 신청인지도 의문”이고 업체를 의심했다.

흥행 부진과 게임사의 경영 악화 등으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모바일 게임이 늘면서 유료 아이템을 구매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모바일게임 이용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30일 전 개별통보와 미사용 유료아이템 환불 의무’를 골자로 한 모바일게임 표준약관을 제정했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넥슨, 넷마블, NC소프트 등 대형업체부터 중소형 업체들이 내놓는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어느날 갑자기 서비스가 종료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늘 불안한 마음을 품고 게임에 임한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개발 기간이 짧고 게임을 출시하는데 드는 비용이 적다. 이 때문에 과거부터 단시간에 유저들을 모아 매출을 올리고 급작스럽게 서비스를 종료하는 일명 ‘먹튀’가 적지 않았다.

일례로 지난 2015년 12월 17일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히어로즈앤타이탄즈'는 이듬해인 2016년 5월 12일에 서비스를 종료하며 5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이에 더해 2016년 8월 30일에 출시된 슈퍼지니어스게임즈의 '클래시오브탱크 for 카카오'는 같은해 10월 3일에 서비스를 종료, 서비스 기간 35일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일반적으로 게임 서비스 종료는 흥행 부진이 원인이다. 출시 이후 이용자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게임 운영비용 지출 등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 서비스를 종료한다.

게임사들은 출시 후 일정 기간마다 집계되는 지표를 토대로 서비스 종료 여부를 결정한다.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종료를 선택해 더 이상의 피해를 막는 것이다.

◆ 공정위, 모바일게임 표준약관...반쪽짜리 규정 지적

게임사의 빈번한 서비스 종료 결정에 대해 이용자들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8일 모바일게임 이용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모바일게임 서비스 중단 시 30일 전 개별통보와 미사용 유료아이템 환불 의무’를 골자로 한 모바일게임 표준약관을 발표했다.

약관에 따르면 향후 모바일 게임 서비스 중단 시, 사업자는 30일 전 소비자에게 통보해야 하고 미사용 아이템 등 일부 유료 아이템을 환급해야 한다. 또한 모바일 게임 사업자에 관한 정보와 이용약관 등은 회사 홈페이지나 관련 커뮤니티가 아닌 게임서비스 내에서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

회원에게 불리한 약관의 변경이나 서비스의 중단 시에는 변경일 또는 중단일 30일 전까지 게임서비스 내에 공지해야 한다. 이밖에도 사용하지 않았거나 사용기간이 남은 유료아이템은 ‘콘텐츠이용자보호지침’에 따라 콘텐츠에 상당하는 금액을 환급해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약관의 효력이 일부에 그칠 뿐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이미 고가의 아이템을 구입한 대다수의 경우 약관상 보상 내용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게임 이용자들은 “미사용 아이템 환불 약관은 말 그대로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은 유저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라며 “결국 수백, 수천만 원을 들여 게임을 이용한 많은 유저들에게 현 규정은 무용지물인 셈”이라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규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비스 종료 이후 조치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게임사들이 무책임하게 서비스 종료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

게임 출시 후 운영에 대한 '의무 서비스' 기간을 정하거나, 무책임한 서비스 종료 시 과징금을 부여하는 등 직접적인 패널티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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