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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침대 수거 함흥차사...제품 끌어안고 소비자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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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침대 수거 함흥차사...제품 끌어안고 소비자 냉가슴
회수율 2.5%에 그쳐...계속 방출되는데 언제까지?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8.05.22 07:0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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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구로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2013년 대진침대 네오그린헬스 제품을 구매해 약 5년 정도 침대를 사용했다. 몇 년 동안 두통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병원을 전전했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다고. 하지만 ‘라돈’이 검출된 침대를 사용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후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었다. 이 씨는 “홈페이지를 통해 민원을 접수하고 빠른 수거와 보상을 요청했지만 열흘 가까이 기다리고 있다”며 “집안에 제품을 그냥 둬도 되는 건지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 전주시 완산구에 사는 허 모(여)씨도 ‘라돈 검출’ 대진침대 처리 방법을 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년 전 대진침대 웨스턴슬리퍼 제품을 구매했는데 최근 방사능 검출 제품이라고 연일 보도되자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민원을 접수해도 회수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정부에서도 검사 결과를 번복해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허 씨는 “침대를 비닐로 싸고 노출되지 않도록 외부에 보관하라고 하는데 좁은 아파트에서 그게 가능하겠냐”며 “안전하다 했다가 다시 위험하다 하는데 대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갑갑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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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돈이 검출된 침대 제품을 5년 가까이 사용했다는 소비자는 원인 모를 두통, 불면증을 호소했다.
대진침대 일부 모델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 ‘라돈’으로 인해 소비자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안전성을 두고 5일 만에 검사 결과를 번복한 데다가 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리콜도 더디게 이뤄지고 있어 여전히 집 안에 제품을 둔 채 생활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대진침대 ‘라돈’ 검출 보도가 처음 나온 5월3일 저녁부터 현재까지 22건의 제보가 접수된 상태다.

구입 시기는 10년 전인 2008년부터 2017년 최근까지 다양하다. 접수 모델은 피폭선량이 기준치인 1밀리시버트(mSv)를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된 7개 모델(그린헬스2, 네오그린헬스, 뉴웨스턴슬리퍼, 모젤, 벨라루체, 웨스턴슬리퍼, 네오그린슬리퍼)에 집중돼 있다.

원자력안전관리기술원에서 안전성 분석을 위해 대진침대 매트리스 17종을 추가로 회수에 조사하고 있는 만큼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사가 진행 중인 모델은 ▲그린헬스1 ▲파워그린슬리퍼R ▲파워트윈플러스 ▲파워플러스포켓 ▲프리미엄웨스턴 ▲로즈그린슬리퍼 ▲프리미엄파워그린슬리퍼 ▲그린슬리퍼 ▲아이파워그린 ▲아이파워포켓슬리퍼 ▲파워그린슬리퍼 라임 ▲파워그린슬리퍼 힙노스 ▲파워그린슬리퍼 플래티넘 ▲아르테 ▲아르테2 ▲ 폰타나 ▲헤이즐 등 17종이다.

◆ 원안위, ‘안전하다’더니 5일 만에 검사 결과 번복

소비자들이 불안해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라돈 검출 제품이 무엇인지, 피폭정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라돈’ 대진침대를 조사하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안전하다’는 검사 결과를 5일 만에 번복해 신뢰도가 크게 흔들렸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10일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진침대의 라돈 외부피폭선량이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했다. 내부피폭선량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준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원안위 설명이었다.

하지만 5일 만인 지난 15일 2차 조사 결과는 크게 달라졌다. 원안위는 대진침대 그린헬스2, 네오그린헬스, 뉴웨스턴슬리퍼, 모젤, 벨라루체, 웨스턴슬리퍼, 네오그린슬리퍼 등 7개 품목에서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크게 상회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하루 10시간을 침대 매트리스 2cm 높이에서 엎드려 호흡한다고 가정했을 때 허용기준치를 9배 이상 초과한 제품도 있다.

그린헬스2의 경우 연기준 피폭선량이 라돈 0.39mSv(밀리시버트)와 토론 8.96밀리시버트mSv가 검출돼 둘을 합산할 경우 기준치(1mSv)를 9.3배 초과했으며 뉴웨스턴슬리퍼도 라돈 0.76mSv, 토론 6.84mSv로 총 7.6mSv가 검출됐다.

원안위 측은 조사 결과를 번복한 것에 대해 1차에서는 매트리스 속커버만 조사했는데 2차에서 매트리스 구성품인 ‘스펀지’를 추가한 결과 검출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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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콜 지연에 대한 안내문.

◆ 제품 회수율 2.5% 수준?...더딘 리콜 속도에 한숨


대진침대의 늦은 대응도 소비자 불안을 키우고 있다. 현재 대진침대 본사에 접수된 리콜 요청은 2만 건에 달하지만 실제 회수 물량은 500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수율은 2.5%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업체 측에서 제품을 회수할 때까지 비닐 등에 싸서 외부(별도의 장소)에 보관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 '외부피폭 위험이 없는 별도의 장소'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원안위는 18일 대진침대에 침대 수거 명령 등 행정조치를 발송한 상태다. 대진침대는 임직원 모두가 제품 회수를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인원이 30명에 불과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진침대 측은 “리콜을 위해 모든 직매장을 폐쇄하고 전 직원이 리콜상담에 임하고 있으나 고객 문의가 폭주해 효과적인 업무수행이 어렵다”며 “교환용 신제품을 빠른 시간 내에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시민단체에서는 국무총리실에 위기관리팀을 구성해 침대 제품 전수 조사 등 범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방사성 물질 라돈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는 침대를 전수조사해야 한다”며 “2~3년 내 사용자 사이에서 건강 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와 임산부, 노약자 등에 대한 건강 실태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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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 2018-05-22 22:17:19
이때까지8년 썼습니다
이하선 양서종양
저희엄마는 유방암 끔찍하네요

바람과 나그네 2018-05-22 14:57:22
쇼파는 괜찮을까요?

니클 2018-05-22 13:22:04
대진침대 2006년도 선전문구에 에코폼과 음이온이라 적시된 블러거카달로그가 보입니다. 도대체 모나자이트는 언제부터 쓰인겁니까? 2013년도라는 말같지않은 소리보다 진상을 밝히세요 그래야 개별적으로 방사선량측정이든 토륨방출량을 재보든 최소한의 대책에 대한 결정이라도 내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