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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LG' 초석 다진 구본무 별세...'4세 체제' 이끌 구광모 상무 향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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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LG' 초석 다진 구본무 별세...'4세 체제' 이끌 구광모 상무 향후 행보는?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8.05.2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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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경영권을 이어 받게 된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을 이끌기에는 아직 젊은 나이와 짧은 경력 때문에 경영수업과 함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이어갈 전망이다.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6월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구 상무는 향후 경영권 승계 작업과 계열사 전문 경영인들의 보좌를 받아 사업 내용 파악, 그룹 총수로서의 역량을 쌓기 위한 작업에 숨 가쁘게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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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모 LG전자 상무
구 상무는 아직 40세로 젊은데다 임원이 된 지도 5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경영성과를 보인 적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하현회 (주)LG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 계열사 CEO들이 구 상무를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주)LG의 지분 6.24%를 가진 구 상무가 고 구본무 회장(11.28%)과 생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지분(3.45%)을 모두 상속받기 위해서는 1조 원에 육박하는 세금을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구 상무가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해 지분 7.5%를 보유한 LG그룹 물류 계열사 판토스를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후 차익을 통한 (주)LG 지분매입이나, 합병 등으로 지분율을 높이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구 상무는 1978년생으로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대를 졸업하고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과 ㈜LG 경영전략팀 등을 거치며 제조 및 판매, 기획, 국내외 및 지방 현장 경험을 쌓아 왔다.

2015년 (주)LG 상무로 승진한 이후에는 LG의 주력 및 미래사업을 탄탄히 하고, 지속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시장 변화에 주목하여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제고를 지원했다.

IT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아 콘퍼런스나 포럼 등에 참석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구 상무는 일하는 방식이나 스타일이 고객과 시장 등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선제적으로 시장을 만들고 앞서가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데 힘을 쏟으며,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존중하고 야구 관람도 같이 즐기는 등 소탈하게 지내지만, 일에 있어서는 실행을 깊이 챙기고 실무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짚어낸다고 한다.

구 부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 부회장이 향후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도 관심이다. 현재 구 부회장은 그룹 경영을 사실상 이끌고 있다.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총수 일가 내부에선 경영권 승계 합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구인회 창업주의 원칙에 따라 승계가 시작되면 선대의 형제는 경영에서 물러나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한다.

재계에서는 (주)LG 지분 7.72%를 지닌 구 부회장이 계열사 지분과 교환하는 등의 방식으로 LG상사, LG화학 등 그룹의 일부 사업을 인수해 독립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 구자경 명예회장의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이 이런 방식으로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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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2월 22일 LG 회장 이취임식에서 구본무 신임 회장이 LG 깃발을 흔들고 있다

한편 지난 20일 별세한 구본무 회장은 뚝심과 끈기로 ‘글로벌 LG’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된다. “어려울수록 투명한 것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정도(正道) 경영철학을 실천에 옮긴 몇 안 되는 경영자로 손꼽힌다.

구 회장은 1945년 2월 10일 경남 진주에서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구 명예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장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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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3월 LG필립스 LCD(현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구본무 회장(오른쪽 세번째)

1975년 LG화학 심사과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본격화했다. 1981년 LG전자 이사, 1984년 LG전자 일본 동경주재 상무 등을 거쳐 1989년 그룹 부회장에 올랐다.

1995년 구자경 명예회장이 은퇴하며 LG그룹 3대 회장에 취임한 그는 지난 23년 동안 LG 매출을 30조 원(1994년)에서 160조 원(2017년)으로 5배 이상 늘렸다. 특히 해외 매출은 약 10조 원에서 110조 원으로 10배 이상 성장시켰다. 특유의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으로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사업을 세계 1위로 키워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구 회장이 총수로 있던 기간에 LG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등 위기의 시대를 거쳤다. 이때마다 구 회장은 위기관리능력을 보였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LG전자와 LG반도체가 각각 영위하던 LCD사업을 따로 분리하는 등 핵심사업을 선택 집중해 역량을 결집시켰고, 2003년에는 국내 대기업 그룹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했다.

2005년에는 ‘LG웨이(Way)’를 선언하며 전자ㆍ화학ㆍ통신 중심의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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