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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삭제, 평점 뻥튀기 등 끊임없는 이용후기 조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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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삭제, 평점 뻥튀기 등 끊임없는 이용후기 조작 논란
허술한 규정도 한 몫 ...업체 자성 필요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8.05.31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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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과 모바일상 기준 달리해 평점 뻥튀기 서울 가양동에 사는 유 모(남)씨는 하나투어 패키지 상품으로 떠난 터키 여행 중 상식 밖의 가이드 행동과 형편 없는 수준의 음식에 크게 실망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하나투어 앱에서 후기와 평점을 남겼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자신이 등록한 점수보다 높게 변경돼 있었다. 유 씨는 총 9점을 줬는데  18점으로 변경돼 있었던 것. 유 씨는 “여행 중 서비스가 좋지 않아 후기를 작성했는데, 이마저도 조작 되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여행사의 이런 얄팍한 수작을 그냥 묵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성토했다.

# 불리한 댓글 멋대로 삭제 ‘비일비재’ 대전시 서구에 사는 오 모(남)씨는 NC소프트의 게임 ‘아이온’ 유저다. 오 씨가 게임 업데이트 후 사전에 고지한 것과 다른 아이템 정책을 펼쳐 유저들이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다며 게임 커뮤니티에 보상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지만 삭제됐다. 업체 측은 글에 욕설이 포함돼 관리 정책에 따라 삭제됐다고 했지만 그는 ‘욕설’을 에둘러 표현했고 같은 표현을 쓴 다른 이의 글은 그대로였다고 지적했다. 오 씨는 “모든 이용자가 글을 남기는 공간에서 불리한 내용을 쓰면 삭제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용후기는 상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중요한 잣대지만 신뢰할 수 없다는 소비자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불리한 이용후기, 댓글을 삭제하거나 높은 평점을 매기도록 강요하고 뻥튀기하는 문제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온라인몰, 앱 서비스, 게임, 서비스업 등 업종을 불문하고 이용후기 관련 민원이 빈번하게 제기된다.

앞서 사례처럼 이용후기 평점을 모바일과 웹상 기준을 달리해 점수를 뻥튀기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기도 하고, 운영 방식을 비판적으로 지적하는 글만 집중 삭제한다는 논란도 있다.

특히 숙박이나 배달앱 서비스의 경우 소비자 후기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다 보니 이용하며 느낀 점을 솔직학 올렸는데 '명예훼손' '업무방해'로 고소하겠다는 점주의 으름장에 놀란 소비자 민원도 상당수다. 평점을 높게 받으려고 최고점을 약속한 경우 음료를 서비스하거나 돈을 할인해주는 식의 영업행태도 꼬집었다.

단지 서비스를 조건으로 좋은 후기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사업주가 이용후기를 빌미로 협박할 때는 규정을 벗어나 법적인 책임을 따져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말 배달의민족을 이용한 A씨는 불만 후기를 남겼다가 업주가 댓글로 A씨의 전화번화, 주소 등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됐다. 배달의민족은 당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업주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고객 불편을 신속하게 처리할 핫라인을 개설하겠다는 등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업체 임의로 후기 삭제 불가...'예외조항' 판단 기준 논란

전자상거래법 적용을 받는 통신판매, 통신판매업자, 통신판매중개자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에 따라야 한다. 지침에서는 '사업자에게 불리한 이용후기를 삭제하거나 사업자에게 고용된 자 또는 사이버몰이 후원하고 있는 소비자로 하여금 거짓으로 사업자에게 유리한 이용후기를 작성하도록 한 경우'에 대해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가 올린 후기나 게시글을 임의로 삭제할 수 없지만 욕설이나 비방, 타인의 권리나 명예를 훼손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글은 예외로 관리자 임의로 숨기거나 삭제할 여지를 남겨뒀다.

문제는 비방이나, 욕설 등을 판단하는 기준이 업체와 소비자간 다르다 보니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비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부분이 업체 측은 비방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사례에 나온 NC소프트의 경우, 업체 측은 커뮤니티의 게시글 삭제에 대해 임의가 아닌 이용약관에 따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게임 유저인 오 씨는 같은 욕설을 남겼는데도 문제을 지적한 자신의 글만 삭제됐다며 자의적인 삭제에 무게를 뒀다.

업체에서도 꾸준하게 자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어때는 2016년 3월부터 '리얼리뷰'를 도입해 실제 숙소를 이용한 소비자만 후기를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고품질의 숙박 후기를 남기는 검증된 사용자 '히어로즈'를 출범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야놀자는 지난해 숙소 이용 고객만 남길 수 있는 '바른후기'를 도입했다. 친절도, 청결도, 편의성 등 세부 평가 지표를 만들어 각 항목에 대해 5점 척도로 평가해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요기요도 지난해 '클린리뷰' 시스템을 적용하며 맛과 양, 배달로 평가 항목을 세분화했다. 배달의민족은 소비자와 업주 모두를 대상으로 허위 이용후기 강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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