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뉴스 구멍뚫린 소비자 규정

[구멍뚫린 소비자규정④] 포장 뜯거나 코드 꽂으면 교환 환불 못해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2018년 06월 11일 월요일 +더보기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들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 업종별로 마련된 소비자법을 근거로 중재가 진행된다. 하지만 정작 그 규정들은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빠른 시장 상황을 담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올 하반기 동안 2018년 기획 캠페인 '구멍 뚫린 소비자보호규정을 파헤친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서울에 사는 신 모(여)씨는 최근 위메프에서 구매한 노트북의 발열이 심한 것 같아 반품을 신청했다가  전원을 켰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신 씨는 전자상거래법상 구입 후 7일 이내에 청약철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터라 뜻밖의 결과에 황당했다.

전주시의 박 모(남)씨는 홈쇼핑에서 구입한 LG전자 세탁기의 스펙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떨어진다싶어 반품신청 했지만 이미 설치됐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항변해봤지만 허사였다.

안산시에 거주하는 윤 모(여)씨는 올 초 11번가에서 구입한 손 마사지기의 규격이 신체와 맞지 않아 반품하려 했지만, 포장을 뜯었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윤 씨는 “물건을 봐야 제품 사용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양산시의 김 모(여)씨 역시 선물로 받은 산업용 청소기가 용도에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뜯었다가 박스 개봉을 이유로 반품을 거절당했다. 삼성전자 모니터를 산 대구시의 권 모(여)씨도 포장을 뜯었다는 이유로 반품 불가 안내를 받았다.

포장을 뜯었다는 이유로 반품 불가 안내를 받는 사례는 가전제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광주시에 사는 유 모(남)씨는 NS홈쇼핑에서 구입한 브랜드 운동화 사이즈가 맞지 않아 반품요청을 했지만 택배 운송장 스티커로 포장 박스가 훼손됐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포장 박스까지 상품에 해당할 줄 몰랐다고 항의했지만 규정 상 불가능하다는 대응에 막혔다.

◆ 청약철회 규정 무용지물...'제품 가치 훼손' 유형별 기준 필요 

제품의 포장을 뜯었다거나 코드를 꽂았다는 이유로 교환‧환불을 거절하는 업체 측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목소리가 높다. 단순 변심일지라도 구입 후 7일 이내라면 청약철회가 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소비자들로서는 뒤통수 맞는 셈이다.

업체들은 전자상거래법상 규정을 지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에 따르면 ‘소비자의 사용 또는 일부 소비로 재화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소비자는 청약철회를 할 수 없다. 다만 제품의 하자가 발견 된다면 청약철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청약철회 불가’를 규정하고 있는 문구를 보는 시각에 따라 분쟁발생 소지가 다분하다. 포장을 뜯은 경우 업체 측은 제품의 일부라며 가치 훼손을 주장하고 소비자는 물건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 라고 맞서고 있다.
box-1252639_640.png
포장 훼손으로 제품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환불해줄 수 없다는 업체의 일방적인 안내에도 소비자가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도 이와 관련한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소비자단체 등에서는 제품 가치의 하락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제품 유형별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좌혜선 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은 “소형가전과 설치가 필요한 대형가전 등으로 구분해 제품 가치 훼손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헤어드라이기 등 소형 가전의 경우 성능 시험을 위해 코드를 꽂아 시험작동 해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제품 가치 훼손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다만 제품 가격이 비싼 TV, 냉장고 등 설치가 필요한 대형가전은 제품 가치가 떨어진다고 인정한다는 설명이다.

전자 업계 측은 포장 박스에도 일련번호가 찍히는 등 제품과 같이 생산되기 때문에 뜯을 경우 가치가 훼손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제품은 운송비도 많이 들고 포장이 훼손되면 재판매가 어려워 반품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며 “반품 불가 사유에 대해서 사전에 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좌 사무국장은 “박스 개봉이나 코드를 꽂았다는 이유로 환불을 거절당했다는 민원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 사례별로 달리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자주 거래되는 물품을 중심으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제품 훼손에 대한 기준이나 보상방안이 명시된다면 소비자와 업체 간 갈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휴대전화, 화장품 등 박스가 중요하거나  제조사 입장에서 박스를 다시 구할 수 없는 경우는 소비자가 포장을 뜯는 행위가 재화의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 박스가 아닌 제품을 담은 상자가 훼손되는 경우 재화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분쟁해결기준에 재화 훼손에 대한 품목별 규정을 명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품의 종류가 많고, 같은 품목이라도 가격에 따라 등급이 천차만별이라 분쟁해결 기준을 보편적으로 일반화시키기 쉽지 않은 고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원사항은 꾸준히 모니터링 하고 있고 소비자와 판매자가 합당하게 여길 수 있는 수준에서 분쟁해결기준을 보완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만드는신문 (http://www.consumer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profile photo
위메프불매 2018-08-24 12:23:41    
위메프 형편없음 요즘 지연배송이 허다하고 반품환불 2주 배송 지연 즉 상품출고도 안된상태에서 취소를 해도 5일 그런데?위메프 포인트로 취소 환불하면 하루도 안걸려서 환불해줌ㅡㅡ 진짜 어이 없음 환불받고 탈퇴각
182.***.***.20
삭제
Head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