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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1개 라인에서 7개 차종이 동시에”...르노삼성 ‘혼류 생산’으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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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1개 라인에서 7개 차종이 동시에”...르노삼성 ‘혼류 생산’으로 길을 찾다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8.06.10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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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대표이사 도미닉시뇨라) 부산공장은 지난달 9일 누적 생산 대수 3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2000년 9월 회사출범 이래 18년 만의 성과다.

누적생산 300만대 돌파는 1개의 조립라인에서 최대 8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혼류 생산’을 적용한 유연한 생산대응이 있어 가능했다.

부산모터쇼가 개막한 지난 8일 부산공장을 찾아 ‘혼류생산 공정 과정’과 포스코의 기가스틸이 적용된 SM6의 생산 현장 등을 둘러보며 르노삼성이 자랑한 생산성 향상 기술력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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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류 생산으로 생산량 탄력적 운영

부산광역시 강서구 신호공단에 소재한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들어서자 50만평의 공장부지 중 13만2000평을 건물이 차지하고 있었다. 프레스, 차체, 도장, 조립, 부품, 엔진, 경합금 등 5개의 차체공장과 2개의 파워트레인 공장은 2교대 기준 연간 27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부산공장은 2010년 27만5000대까지 생산하다 2013년 12만9000대까지 절반이상 곤두박질 친 바 있다. 최대 생산 시절보다 47%까지 가동률이 줄었지만 다시 3년 만에 이전 최대 생산대수 27만대 이상을 생산해냈다. 이렇게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개의 조립라인에서 8개 차종까지 생산하는 혼류 생산 공정이 중심에 있다.

르노삼성은 SM3, SM3 Z.E., SM5, SM7, QM6, SM6, 닛산 로그까지 7개 차종을 하나의 라인에서 모두 생산한다. 타사도 2~3개 차종을 혼류 생산하는 곳이 있지만 차종 수와 생산성에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압도한다. 부산공장 혼류 시스템은 최대 5개 플랫폼, 8개 차종까지 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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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운반차
부산공장은 르노와 닛산의 장점만 모은 최첨단 공장으로 얼라이언스내에서도 혼류 방식의 벤치마킹 공장이다. 또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소속 46개 공장 중 이곳 부산공장과 인도 첸나이 공장 두 곳만이 르노 모델과 닛산 모델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혼류 방식은 새로운 차종이 투입될 때마다 드는 설비 투자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생산 원가 경쟁력과 작업자의 능률면에서 더 효과가 있다는 점 역시 널리 증명된 바 있다. 차종별로 다른 부품들의 다양한 조립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단순 작업 비중이 적어 작업자의 다(多) 기능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혼류생산은 모델 단종이나 생산량이 줄더라도 조립 라인 전체가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일자리가 걸린 중대한 사안을 두고 국내 다른 완성차처럼 회사 내 다른 공장 노조간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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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형 다차종차체용접시스템
실제로 르노삼성은 혼류 시스템 덕분에 생산량이 절반이었을 당시에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최대한 공장 인력을 끌고 갔다. 27만대 생산 회복을 대비해 숙련된 노동력을 유지했다. 그러한 준비가 있었기에 회생이 훨씬 빨랐고 그 효과를 보고 있다. SM, QM6같이 품질감성을 강화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고품질 공정 또한 도입할 수 있었다.

◆ 르노-닛산 장점 모은 스마트 자동차 공장...기가스틸 적용 SM6 차체 공정 '눈길'

르노삼성은 지난 리바이벌 플랜의 핵심과제로 부산공장 생산성을 끌어올리는데 전력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 공정 시스템화, 자동화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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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형 다차종차체용접시스템
대표적인 것이 차체공정 용접 조립 라인에 인공지능형 다차종차체용접시스템(IBPS)이다. 여기에 무인운반차(AGV, Auto Guided Vehicle)도 도입했다. 무인운반차는 각 차량의 부품을 작업자와 가까운 거리에 공급한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작업자는 운반과 같은 단순한 업무에서 벗어나 전문성이 필요한 직무에 집중할 수 있다.

무인부품운송 비율은 2013년 30%에서 2016년 95%까지 증가했다. 공장 내 부품 자동공급 시스템 적용 비율도 같은 기간 30%에서 70%로 높였다.

높아진 생산 효율성과 탄력성 덕분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46개 공장과 경쟁에서 북미수출 시장의 전략 차종인 닛산 로그 생산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공장 가동률 향상과 고용 안정에 큰 기여를 했다.

차체 공장에서는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기가스틸의 비중이 18.5%에 달하는 SM6의 생산 공정이 인상적이다.

기가스틸은 1㎟면적당 100㎏의 하중을 견디는 1기가 파스칼(㎬)급 강판을 말한다. 10원짜리 동전 크기(1㎠)의 철로 10t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1,000 Mpa 이상의 초고장력강을 말한다. 가로 10cm, 세로 15cm의 고작 손바닥만 한 크기로도 1톤가량의 준중형차 1500대의 하중을 견뎌낼 수 있다.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 3배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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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호선차체팀장
백호선 부산공장 차체팀장은 “국산차 중 포스코의 기가스틸을 가장 많이 사용된 차는 르노삼성 SM6”라며 “기가스틸 비중이 18.5%인데 대부분 1300Mpa 이상이며 차체 골격이라 할 수 있는 A필러(전면부 기둥), B필러와 중심 기둥, 사이드실, 바닥 부재, 범퍼 빔 등에 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면 충돌시 1차 충격이 가해지는, 엔진을 감싸는 골격(프론트 사이드 멤버)에도 기가스틸이 사용됐다”면서 “경쟁차는 아직 이 전면부에 기가스틸을 적용하는 기술이나 생산능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기가스틸과 일반적인 초고장력강판은 다르다.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출시 때마다 강조하는 초고장력 강판은 인장강도가 780Mpa로서 기가스틸 인장강도에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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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가스틸이 적용된 SM6 차체
튼튼한 차체는 충돌 시 탑승객을 보호하는 안전성이 높다. SM6는 출시 당시 국토부가 뽑는 KNCAP에서 ‘2016 올해의 안전한 차’에서 최고점을 획득했다. 특히 충돌, 보행자, 주행, 사고예방 등 총 4개의 안전성에 대한 평가중 충돌안전성 부분에서 14개의 차량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인 65.1점(97%)를 기록, 튼튼한 바디 프레임을 기반으로 안전성 검사에서 당당히 1등급을 차지했다.

그 외에도 차체 뒤틀림 강성이 높으면 주행 안정성이 높아 승차감도 좋아지고 운전이 불안하지 않다. 우수한 내구성 확보는 당연하다. 또 확보한 강성만큼 가볍게 차를 제작할 수 있어 연비성능도 동시에 높아진다.

황재모 르노삼성 과장은 “포스코와의 오랜 파트너쉽 덕분에 기사스틸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이상적인 차체 설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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