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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선 최고 사양으로 시연, 실제 배송은 저사양 제품

개봉 설치 이유로 반품도 거절..."충분히 안내"

이지완 기자 wanwan_08@csnews.co.kr 2018년 07월 03일 화요일 +더보기

홈쇼핑 TV 방송에서 시연한 제품과 실제 배송 받은 제품의 사양이 다른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더욱이 포장을 개봉하고 설치한 후에야 사양을 확인할 수 있는데 설치, 개봉을 이유로 반품마저 거절해 오로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업체 측은 방송 중 상단이나 하단에 기재를 하거나, 쇼호스트의 멘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충분히 안내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여러 경로로 다량의 정보를 풀어놓고 그걸 다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돌리는 무책임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롯데홈쇼핑, CJ오쇼핑, GS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공영홈쇼핑, 신세계홈쇼핑 등 홈쇼핑 채널의 경우 시작부터 끌날 때까지 1시간여의 방송 전체를 시청하고 깨알같은 안내사항을 모두 체크한 뒤 구입한 소비자가 몇이나 되겠냐는 주장이다.

방송에선 '블루라이팅 기능' 시연한 에어컨, 구매품엔 기능 없어

서울시 강북구에 거주하는 박 모(남)씨는 A홈쇼핑에서 250만 원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을 구매했다. 방송에서 시연한 블루라이팅 기능, 공기청정, 음성인식 기능이 마음에 들어 구입을 결정했다고.

얼마 후 설치 받은 에어컨을 작동해보니 3가지 기능 모두 없었다. 알고 보니 시연제품은 무풍에어컨 골드 모델이었고 박 씨가 구매한 제품은 화이트 모델로 제품 사양이 달랐다. 반품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이미 설치된 제품이라며 반품을 거부했다.

박 씨는 “사양이 중요한 가전제품을 판매하면서 엉뚱한 방송을 하고 '설치'를 이유로 반품 거부라니 일방적 횡포”라고 지적했다.

A홈쇼핑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된 삼성무풍에어컨 방송영상 왼쪽 상단에 제품 사양을 지속적으로 노출했고 쇼호스트도 시연제품만 ‘블루라이팅 기능’이 있다는 멘트를 재차 말했다”고 소비자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자사 심의위원회에서 소비자 오해에 대한 우려도 없었고 방송심의위원회 모니터링에서도 문제가 없었다”며 “제품 사양을 오해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가 일부 있지만 표기는 정확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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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쇼핑 방송에서 쇼호스트가 시연하는 2개의 에어컨에는 모두 블루라이트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방송은 톱니형 칼날, 배송 제품은 일자형 칼날

경기도 시흥시에 거주하는 손 모(남)씨는 B홈쇼핑의 파워블렌더 방송을 보던 중 믹서기의 칼날이 다르다는 걸 알아챘다. 시연 상품은 톱니형인데 카메라에 비춰진 배송 상품은 일자형 칼날이었던 것.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상담원은 “방송제품과 배송제품은 별개”라고 답했다고. “방송만 보고 엉뚱한 사양의 제품을 구매했을 때 반품은 가능하냐”고 묻자 “전자제품은 개봉하면 반품이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다행히 사전체크로 구매하지 않았다는 손 씨는 “방송과 다른 제품을 배송하고 반품도 안 되는 건 소비자 기만”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B홈쇼핑 측은 "방송 시연모델과 배송제품은 버전의 차이로 칼날이 다르다. 오인의 여지가 있는 영상은 삭제 편집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개봉을 이유로 무조건 반품 불가'는 잘못된 안내로 설치상품만 반품불가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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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법 제 17조 청약철회 등에 따르면 재화 등의 내용이 표시·광고의 내용과 다르거나 계약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에는 그 재화 등을 공급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알 수 있었던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철회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사례 등에 대해 '허위 과장광고의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단순히 표시 광고가 미흡하다고 허위·과장 광고로는 볼 수는 없다”며 “소비자가 민원을 제기하면 당시의 방송 영상 자료 등을 조사한 뒤 명확히 판단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 다양한 판단이 나올 수 있고 실제 업체가 잘못했을 시 엄중히 징계한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역시 같은 견해를 보였다. 다른 사양의 두 제품을 광고할 때 저사양 제품에 고사양 제품의 기능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허위과장 광고라고는 볼 수 없다는 것.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정보가 잘 전달되었는지, 상품 판매 계약과정에서 어떻게 설명이 되었는지가 논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고사양의 제품을 중심으로 방송해서 벌어지는 이런 문제들은 사실상 매출만 의식해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는 것은 등한시 한 결과라는 지적을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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