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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경영진 오판으로 재무지표 '빨간불'?...무모한 외상매입 탓에 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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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경영진 오판으로 재무지표 '빨간불'?...무모한 외상매입 탓에 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8.06.2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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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이 올들어 사드사태 때보다 매출이 줄어들고, 각종 재무지표는 악화되는 등 경영 안정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롯데백화점이 외상매입을 크게 늘렸다가 막대한 재고를 떠안는 바람에 1분기 현금흐름이 -4125억 원에 달했다. 또 사드 여파로 영업이 중단된 롯데마트 해외법인에 대한 지급보증 탓에 금융비용도 대폭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롯데쇼핑 이원준 부회장과 롯데백화점 강희태 사장, 롯데마트 김종인 사장 등 경영진이 사드사태 수렁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1분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연결기준)은 -4125억 원이다. 1282억 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에 비해 현금흐름이 5400억 원이나 악화됐다.

1분기 현금흐름이 큰 폭의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롯데백화점이 외상으로 매입한 물품이 제대로 판매되지 않으면서 재고가 남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출 증대를 위한 물량 확보 전략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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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흐름표상 롯데쇼핑의 1분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액은 8190억 원으로 전년에 4031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대부분이 외상 대금인 매입채무액으로 갚아야 할 비용이다.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백화점 업계는 자체적으로 마케팅 콘셉트를 마련하고 특정 물품의 매입 비율을 높이는 추세다. 물품은 대부분 외상으로 가져오는데 롯데백화점의 경우 물량 확보에 힘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업체별로 전략은 다를 수 있지만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 증대를 위해 상품을 조금이라도 더 들여와 여러 가지 다양한 가격대의 행사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1분기는 전년과 비교해 주말이 1번 적은데 이런 부분도 영업에 영향을 일부 미쳤다”며 “1분기 현금흐름 마이너스 규모는 총자산(27조4000억 원)에 비해 크지 않아 재무적 관점에서 큰 특이사항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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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1분기 롯데쇼핑 매출은 4조3466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2%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사드사태 여파로 롯데쇼핑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한 바 있다. 올 들어 사드사태가 해빙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롯데쇼핑의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롯데쇼핑 경영진들은 올해 매출 증가를 자신하고 외상매입을 늘렸다가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악수를 두고 만 셈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8조1799억 원, 5299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6%, 30.5% 감소했다.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에서 롯데쇼핑이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 규모도 1분기에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개별기준 롯데쇼핑의 1분기 금융비용은 35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1931억 원보다 86.3% 급증했다. 이는 1분기 2884억 원의 금융보증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롯데마트 해외사업부분의 손실 가능성을 미리 반영한 것”이라며 “비용이 실제로 집행된 것은 아니고, 해외사업이 정리되고 나면 손실액이 계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쇼핑의 1분기 현금성자산비율은 5.1%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7.4%로 코스피 100대 기업 평균(6%)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나, 3개월 만에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회사의 지급여력을 보여주는 건전성지표인 유동비율도 46.8%로 지난해 말(56.5%)보다 악화됐다. 다만 부채비율은 80% 초반대로 우량한 편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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