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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우리은행, M&A시장 큰손으로 급부상...금융시장 판도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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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우리은행, M&A시장 큰손으로 급부상...금융시장 판도변화 예고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8.06.2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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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행장 손태승)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 결의함에 따라 M&A시장에서 큰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지주사 전환으로 자회사 출자한도가 크게 늘어나면서 보험사와 증권사,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을 인수합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체제 전환을 공식 결의했다. 12월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초에는 우리금융지주가 공식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 상장될 우리금융지주사 주식과 우리은행 주식을 1대1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지주사를 설립한다. 우리은행 등 6곳은 자회사로 편입된다.

현재 금융당국이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승인까지 2~3개월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의 자체 관측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자회사 출자한도는 7천억 원 수준에 불과해 M&A에서 우리은행의 이름은 잘 들려오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이 완료되면 출자 한도가 자기자본 대비 130%로 최대 7조원까지 늘어난다. 올해에는 수천억 원 대의 매물만 인수가 가능했지만 내년부터는 수 조원대의 매물도 척척 인수가 가능한 'M&A 큰 손'이 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후 늘어난 출자한도를 가지고 순차적으로 캐피탈, 저축은행, 자산운용, 부동산신탁사, 증권사, 보험사 등의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현재 수천억 원 대 매물은 인수가 가능한 상황이나 조 단위 매물은 인수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내년부터는 조 단위 매물도 얼마든지 인수가능하다"고 말했다.

내년 증권, 카드, 보험, 자산운용사들 매물이 줄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은행이 업계 판도변화의 중심이 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경쟁 지주사들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130%에 육박하는 등 수천억 원 밖에 여유가 없어 우리은행 더욱 부상 중인 상황이다.

우선 우리은행은 자산운용사, 캐피탈 등 작은 회사부터 먼저 인수한 뒤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캐피탈 중에서는 지분 일부를 간접 보유한 아주캐피탈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특히 귀추가 주목되는 것은 우리은행이 어떤 보험사를 인수할지 여부다. 우리은행은 아직 보험사가 없어 내년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보험업계에는 ING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 KDB생명 등이 매물로 나온 상황인데 이중 동양생명과 ING생명은 자산규모 30조 원이 넘는 대어다.

우리은행에 인수된 보험사는 우리은행의 광대한 채널을 이용해 영업실적을 대폭 늘릴 수 있으며 복합점포, 자산운용(WM) 협업 등 시너지효과를 낼 방법이 많다. 이 때문에 일부 매물로 나온 일부 보험회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리은행에 인수되고 싶다"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삼성카드, 롯데손해보험+롯데카드+롯데캐피탈 등 패키지 인수 가능성도 제기 중이다. 알짜 계열사와 다소 경쟁력이 약한 계열사를 묶음으로 사오는 대신, 가격협상을 탄력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

우리은행의 각종 M&A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지주사로써 자산규모와 순이익이 대폭 상승하며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 KB금융이 M&A를 통해 신한금융을 누르고 '리딩뱅크' 타이틀을 빼앗은 것처럼, 우리금융이 1등 금융지주로 자리메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시 모든 금융지주를 통틀어 가장 많은 자회사 출자한도를 가지게 돼 앞으로 금융관련 매물의 큰 손으로 계속 이름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며 "어떤 증권, 보험사를 인수할지 여부에 따라 금융업계 판도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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