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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사, 최근 5년간 본사 송금액 7조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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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사, 최근 5년간 본사 송금액 7조원 육박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8.07.0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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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사가 최근 5년간 7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본사에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 국회 정무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8일 제출받은 ‘외국계 금융사 본사송금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금융사들은 2013년부터 2018년 1분기까지 5년여간 총 6조7천805억 원을 본국에 송금했다.

집계 대상 외국계 금융사는 은행 40개, 증권사 11개, 보험사 28개, 자산운용사 23개 등 100개다. 단, 올해 1분기에 보험사 수치가 빠져 있어 최근 5년여간 실제 총액은 7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계 금융사의 본국 송금액은 2013년 1조257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4년 8천106억원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2015년 1조5천815억원, 2016년 1조3천382억원, 2017년 1조3천933억원을 기록했다. 연평균으로는 1조2천299억원이었다.

올해 들어선 1분기에만 6천312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금액의 절반 남짓에 달했다.

본사 송금액이 많은 업권은 단연 은행권이다. 외국계 은행의 5년여간 송금액은 3조4천587억원으로 전체 송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은행권 중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국에 가장 많이 송금한 곳은 SC제일은행이었다. 5년여간 송금액이 8천788억원에 달했다. 이어 HSBC가 8천302억원으로 2위, 한국씨티가 4천713억원으로 3위, JP모건이 1천628억원으로 4위 순이었다.

2015년 6천43억원, 2016년 6천302억원이었던 외국계 은행의 본국 송금액이 올해 1분기에만 4천85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HSBC는 올해 1분 송금액이 2천122억원이었다. 지난해 연간 송금액인 1천101억원의 배에 육박한다. 이는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요청이 먹히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외국계 은행의 배당 성향은 일반적인 국내 은행의 약 2배 수준이다. 배당금 거의 전액을 본국으로 송금해버리는 것도 이들의 특징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5년여간 1조7천358억원을 본사로 송금했다. 외국계 보험사의 최근 5년여간(2018년 1분기 미집계) 본사 송금액은 1조1천945억원,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3천915억원이었다.

외국계 금융사의 본사 송금은 통상 이익금과 전산 이용료 등 위탁수수료, 광고비 등 본점 경비, 상표 이용료, 자문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명목으로 본국에 돈을 보낸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재투자나 고용창출 없이 사실상 꼼수를 통해 본사에 막대한 금액을 송금한다는 문제의식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또한 금융당국의 직무유기 논란도 있다. 지난 2007년 금감원은 ‘외국계 금융사의 국내영업단위와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에 관한 모범규준’을 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이 적극적인 해석과 지도를 하지 않았다는 비난이다.

이와 관련 박용진 의원은 "수없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금융권 전반에서 외국계 금융사의 약탈적 본사 송금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향후 정기국회에서 이익의 일정 부분을 국내에 재투자하거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체계를 마련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바젤Ⅲ, IFRS9 도입 등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계 금융사의 자본건전성에 문제는 없는지 금감원에 검사를 주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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