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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금융관행④] 대출시 금리 장난...은행의 우월한 정보 비대칭 잡아야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2018년 07월 11일 수요일 +더보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을 중심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각종 제도정비와 감독체제 강화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불만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금융사들의 조직문화와 경영철학에 변화가 없는 한, 규정의 사각지대에서 금융사들이 관행적으로 소비자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가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사들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불합리한 금융관행을 시리즈로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사례1.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 사는 우 모(여) 씨는 A은행으로부터 집 담보대출로 자택을 구매했다. 첫 달만 월 이자율 3.4%를 적용받고 이후에는 월 3.3%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은행 직원과의 약속 하에 진행했다. 그러나 첫 달부터 3.5%가 빠져나갔고 이후에도 계속 3.5%의 이자가 인출됐다. 약속된 이자율이 적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 은행 직원에 문의하니 "기억이 안난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0.1% 차이라고 해도 월 1만5000원, 연 18만 원, 5년이면 90만 원 돈이었다. 은행 측은 "대출을 대행한 법무사의 실수로 대출이 진행된 것 같다며 이제와서 조정은 힘들다"고 말했다.

사례2. 서울시 구의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B은행에서 3.3%대에 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여 대출을 진행했다. 대출을 진행하던 과정에서도 아무 얘기가 없어 3.3%로  믿고 있었다. 전세자금 대출을 위해 각종 서류를 준비하고 최종적으로 서류에 도장만 찍으면 되는 상황에서 김 씨가 은행 측에 정확한 대출금리를 묻자 3.6%라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따져따져 3.3%에 하기는 했지만 중간에 확인하지 않았다면 3.6%의 이자를 물을 뻔 했다고 김씨는 황망해 했다.

소비자들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당초 제시받은 것과 다른 금리를 적용하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이같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며  최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조사결과에서도 KEB하나은행과 한국씨티은행 경남은행등에서 수만건 대출금리 오류가 적발돼 사회적인 충격을 안겼다.

금감원 조사결과 드러난 은행들의 대출금리 관련 오류는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영업점 직원이 전산으로 산정된 금리가 아닌 은행 최고금리를 적용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소비자가 담보를 제공하였음에도 없다고 입력하여 부당하게 높은 이자를 수취하기도 했다. 고객의 소득정보를 과소 입력하여 부당하게 높은 이자를 떼기도 했으며, 신용프리미엄을 주기적으로 산정하지 않고 고정 값을 적용하는 등 불합리한 사례들이 많았다.

◆ 은행 "오류" vs. 소비자 "조작" 동상이몽...금감원 은행권 조사확대 지켜봐야

현재 은행들은 이같은 대출오류 사태가 일어난 이유를  전산시스템 오류 또는 개인의 실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의도적으로 보인다며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출금리 부당 산정과 관련해 "1만건이 넘는 경우에 대해선 단순히 직원 개인의 일탈이라고 보기엔 문제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금감원에서는 대출 오류가 일어난 이유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대출 오류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은행-소비자간 정보의 비대칭성을 꼽고 있다.

금융연구원 이규복 박사는 "은행과 소비자간에 정보가 비대칭적이어서 소비자들은 주어진 금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로 단순 시스템 오류나 직원 개인 실수 측면이 있을 수 있고, 전체적 내부통제 문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오류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이 박사는  "현재 보험분야에서 고위험금융투자상품에 적합성 보고서를 고객에게 제공토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를 은행 대출에도 적용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통과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품비교 사이트들처럼 정확한 대출금리비교 사이트를 만들면 소비자가 오류없이 대출상품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대출중개인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금감원은 올 하반기 전체 은행으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당초 은행들 자체조사에 맡길 방침이었지만 국민들의 비난여론이 들끓자 전 은행을 전수조사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제2 금융권도 현장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부당 영업행위 발견시 환급 및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또 올 하반기 은행의 대출금리 운영에 대한 현장점검과 운영체계 조사 결과를 반영해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개정하는 등 금리 산정체계를 개선할 방침이다. 대출금리 산정내역서 제공하고, 비교공시 강화 등을 통해 금융회사 간 경쟁에 의한 가격인하 환경 조성하고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대출금리 오류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금감원이 열심히 전수조사하는 등 발로 뛰어야 하고, 어떠한 은행도 조사대상에서 열외되서는 안된다"며 "금감원이 대출금리 오류관련 조사와 계획들을 약속대로 이행하는지 소비자들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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