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30대 제약사 중 절반 오너일가 주식담보로 대출...명문제약, 오너 지분 3분의 2 담보 잡혀
상태바
30대 제약사 중 절반 오너일가 주식담보로 대출...명문제약, 오너 지분 3분의 2 담보 잡혀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8.07.20 0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대 제약사 가운데 오너 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곳이 1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명문제약과 대한뉴팜은 오너 일가 보유지분의 절반 이상이 담보로 잡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30대 제약사 중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및 질권설정 내역이 있는 곳은 15곳으로 절반에 달했다.

이들 제약사에 지분을 가진 오너 일가는 총 152명이고 이중 41명(27%)이 대출 등을 받기 위해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555555555.jpg

오너 일가 주식이 담보로 잡힌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명문제약이다. 명문제약은 우석민 부회장이 23.68% 지분으로 최대주주이고 박춘식·배철한 등 등기임원 우호지분을 포함해 총 24.78%의 지분율로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우 부회장은 2016년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 신한금융투자 등과 주식담보계약을 맺었다. 담보로 제공된 주식 수는 총 386만9908주로 명문제약 전체 지분의 15.78%에 해당된다. 우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3분의 2가 담보로 제공된 것이다.

주식담보대출은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로 투자 심리 위축이 일어날 수 있고,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질 경우 금융권의 반대매매(대여금 회수)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소액 주주 피해가 우려된다. 최악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으로 경영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대한뉴팜은 오너 일가 지분의 담보제공 비중이 55%로 30대 제약사 중 두 번째로 높다. 이완진 대표는 대한뉴팜 지분 34.89%를 보유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잡혀 있다.

일양약품과 부광약품(대표 유희원)도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지 보유한 지분 중 4분의 1 이상이 담보로 제공돼 있다.

또 녹십자홀딩스 22.5%, 한미사이언스 22.3%, 일동홀딩스(대표 이정치) 18.9%, 광동제약(대표 최성원) 18.2%로 뒤를 이었다. 안국약품과 종근당(대표 김영주)도 오너 일가 지분 중 10분의 1 이상을 담보로 제공했다.

경동제약(대표 류기성)과 동국제약(대표 오흥주), 휴온스글로벌(대표 윤성태·김완섭), JW홀딩스(대표 한성권), 메디톡스(대표 정현호) 등은 담보 잡힌 지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555555555555555555555555555.jpg

30대 제약사 오너 일가 중 주식담보비율이 가장 높은 이는 녹십자 오너 3세인 허서연·허서희 씨다. 2009년 말부터 2013년말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한국금융증권과 SK증권으로부터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주식담보비율은 100%다. 다만 두 사람의 보유 지분율은 1.6%에 불과하다. 녹십자홀딩스는 허일섭 회장 등 오너 일가 28명과 특수관계인들이 48.9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 2세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보유 지분의 91.4%가 질권설정 돼 있다. 질권은 채무자가 채권의 담보로 제공한 물건 및 기타 권리에 담보를 설정해 채무를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권리다.

어준선 안국약품 회장의 장녀와 막내딸인 어연진·어예진 씨도 주식담보비율이 90.9%로 높다. 임 대표 역시 주식담보비율은 높지만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3.6%로 낮다.

녹십자홀딩스와 한미약품을 비롯해 제약사들은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에 대해 개인적인 사항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자세한 내용을 알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어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의 장남 김상훈 사장과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부인 송영숙 씨가 80% 이상으로 주식담보비율이 높다.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의 동생인 류찬희 대일양행 최대주주가 75%였고 고 허영섭 회장의 아들이자 녹십자 창업주인 고 허채경 회장의 손자인 허은철 녹십자 대표, 허 대표의 동생인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 허일섭 회장의 장남인 허진성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 상무 등 녹십자 오너 3세도 주식담보비율이 나란히 60% 이상이다.

부광약품 3세 김동환 씨와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대표의 아들인 윤희상 씨도 보유 주식의 60% 이상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휴온스글로벌 일가 친인척인 윤연상 씨와 이완진 대한뉴팜 대표는 주식담보비율이 50%를 넘는다.
555555555555555555555555555555555.jpg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는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2000억 원으로 가장 크다. 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5%를 보유했는데 19일 종가 기준 주식가치는 1조4700억 원에 달해 담보 로 잡힌 주식이 많은 편은 아니다.

이 외에 임종윤, 임주현, 송영숙, 임종훈 등 한미약품 오너 일가가 나란히 450억 원 이상으로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 시가총액 61위인 한미사이언스의 규모가 큰데다 오너 일가들이 보유한 지분율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완진 대한뉴팜 대표, 김상훈 부광약품 사장,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 등이 담보로 제공된 주식가치가 300억 원 이상이었다.

한편 30대 제약사 중 오너 일가 지분이 없는 유한양행(대표 이정희)을 비롯해 대웅제약(대표 전승호), 동아에스티(대표 엄대식), 한독(대표 김영진), 대원제약(대표 백승열), 동화약품(대표 유광렬), 삼진제약(대표 이성우) 등은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이 없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