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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원 인색한 유한양행, 10년간 유한재단 기부 0원...기부금 한미약품의 10%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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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원 인색한 유한양행, 10년간 유한재단 기부 0원...기부금 한미약품의 10%도 안 돼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8.07.20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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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유한양행(대표 이정희)이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가 설립한 유한재단(이사장 한승수)에 지난 10년 동안 기부금 출연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한양행이 자체적으로 집행하는 연간 기부금 규모도 GS녹십자(대표 허은철)와 한미약품(대표 우종수‧권세창) 등 경쟁사의 10%에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10년 간 유한양행의 이익잉여금이 2배 이상 늘고 각종 경영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을 통해 사회복지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고(故) 유일한 박사의 창업이념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국세청에 따르면 유한재단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기부금 수입이 5억3000만 원이다. 이 가운데 유한양행이 유한재단에 낸 기부금은 한 푼도 없다.

유한재단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고유목적사업비로 매년 10억 원대를 사용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20억 원대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31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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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의 고유목적사업비는 유한양행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의 90% 안팎 규모에서 정해진다. 공익법인은 설립 당시 출자된 자산은 목적사업 등으로 활용할 수 없다.

장학‧학술 등 고유목적사업을 실시하기 위해선 수입이 있어야 하는데, 고 유일한 박사가 출자한 유한양행 지분에 대한 배당금을 재원으로 삼고 있다.

유한재단은 유한양행 지분 15.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유 박사의 유언에 따라 전 재산이 재단으로 출연됐고 자손들에게는 지분이 승계되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지난 1926년 당시 식민지 민족의 현실을 직면한 유일한 박사가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설립한 기업이다. 유한양행 기업이념 한 자리에 이윤의 사회 환원을 통한 사회복지 증진이 자리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유한양행이 자체 집행하는 기부금 규모는 제약 업계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진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기부금은 6억2000만 원에 불과하다. 매출(1조4600억 원)의 0.04%, 영업이익(887억 원)의 0.7%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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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GS녹십자는 지난해 55억7000만 원의 기부금을 지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대비 비중은 0.43%와 6.2%로 유한양행을 압도한다.

한미약품의 기부금 규모는 68억5000만 원으로 더 많다. 기부금 액수로만 따지면 유한양행의 11배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영업이익의 8.3%를 기부금으로 썼다.

10년 사이 유한양행의 이익잉여금은 6450억 원에서 1조3989억 원으로 116.8% 불었다. 이정희 대표 재임 기간에만 25% 증가했다. 이 대표는 2015년 초 유한양행 CEO로 선임됐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분에 대한 배당을 유한재단에 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기부금은 집행하지 않고 있다”며 “창업주의 뜻을 받들어 재단을 통해 장학, 사회복지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한재단의 고유목적사업비를 더하더라도 유한양행의 기부금 규모는 경쟁사보다 여전히 작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유한양행과 유한재단의 기부 목적 지출을 합한 금액은 37억 원 정도로 한미약품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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