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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믹서기는 소재 특성상 녹 발생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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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믹서기는 소재 특성상 녹 발생 불가?
필립스 "부식 불가" vs. 전문가들 "피막 파괴 가능"
  • 정우진 기자 chkit@csnews.co.kr
  • 승인 2018.08.05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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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믹서기를 두고 '녹이 슬었다'는 소비자와  ‘녹이 아니다’는 제조사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필립스 측은 소비자의 강력한 항의에 예외적으로 제품 교환 처리를 했지만 녹이 발생할 수 없는 안전한 제품이라는 입장은 고수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테인리스강 소재에도 녹 발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제조사와 입장 차이를 보였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해 초 구매한 필립스(Philips)의 스테인리스강(Stainless Steel) 소재 아방세 믹서기(모델명 HR2097)에 녹이 발생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언제부턴가 금속 소재 믹서기 용기 내부가 누렇게 변색돼 있는 걸 발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세척해봤지만 지워지지 않아 녹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지난해 초 가전제품 매장에서 "유리 재질 믹서기보다 더 가볍고 튼튼하며 녹도 슬지 않는다"는 등의 판매직원 말을 믿고 구입한 제품이었다. 그런데 ‘녹 슬지 않는다’는 판매 직원과 제조사의 공언이 무색하게 1년 정도 사용했을 뿐인데 녹이 발생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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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스 아방세 믹서기(우)와 녹 발생 의혹이 제기된 내부의 모습.

이 씨는 “처음에는 이물질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아 확인해보니 녹이었다”며 “그동안 나와 우리 아이들이 녹이 낀 야채즙 등을 먹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뿐만 아니라 같은 믹서기를 사용중인 다른 소비자들에게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 씨는 믹서기를 구매한 전자제품 매장 및 필립스 서비스센터 등에 안전상·위생상의 문제가 우려된다고 강력히 항의해 믹서기 용기 부분을 유리 소재 용기로 교환 받았다.

필립스코리아 측은 제품 하자라는 이 씨의 주장에는 강력 반박했다. 스테인리스강 소재는 녹이 발생할 수 없어 위생상·안전상 문제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필립스코리아 관계자는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금속 재질로 이 씨의 사례 역시 확인 결과 녹이 아니라 틈새에 물때나 섬유질 등이 들어가 녹처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소비자의 강력한 요청을 반영해 유리 용기로 교체를 진행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식약처 주관 하에 법으로 지정한 공인 시험기관에서 정밀시험을 통해 재질의 무해함이 입증된 제품”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필립스 주장과 달리 스테인리스강도 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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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등지에서는 스테인리스강 소재라 하더라도 부식될 수 있다는 다양한 분석 자료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스테인리스강은 철(Fe)과 크롬(Cr)의 합금으로 표면에 크롬산화물(Cr2O3) 피막이 형성돼 철과 산소가 직접 만나는 것을 방지하는 원리로 녹 발생을 막는다. 다만 염소, 염화물 이온, 강 산성나 강 염기성이 물 등으로 이 피막이 파괴되면 녹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등지에는 스테인리스강의 부식에 대한 다양한 철강업체들의 설명자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관련해 지난 5월 24명의 부상자를 낸 울산 한화케미칼 염소 가스 누출 사고 역시 스테인리스강 소재의 부식으로 인한 것으로 판명됐다. 울산지방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염소 가스 호스 외부를 둘러싸고 호스를 보호하던 스테인리스강 소재의 얇은 철망이 특정 요인에 의해 부식돼 호스가 파열, 염소 가스가 누출 됐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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