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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희 오텍 회장, 보유 주식 4분의 1 담보 잡혀...대출 통해 그룹 지배력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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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희 오텍 회장, 보유 주식 4분의 1 담보 잡혀...대출 통해 그룹 지배력 높여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8.08.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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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차량 전문기업인 오텍그룹의 강성희 회장이 회사 주식 가운데 4분의 1을 금융권에 담보로 잡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강 회장은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신주인수권부사채 권리행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등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성희 회장은 오텍 주식 367만957주(23.8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강 회장 자녀인 강신욱 오텍 미래전략실 이사와 강신형 씨 등이 각각 2.3% 지분을 가졌다. 이들 특수관계인은 총 25.33% 지분으로 그룹 지배구조 최상위 기업인 (주)오텍을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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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희 오텍그룹 회장
강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오텍 주식 가운데 25.8%에 해당하는 94만8030주를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에 담보 제공한 상태다. 담보잡힌 주식은 회사 전체 지분의 6.16%를 차지하며 그 가치가 13일 종가 기준으로 117억6000만 원에 달한다.

강 회장이 주식을 담보로 처음 대출 받은 것은 2009년 4월이다. 당시 그는 한양증권에 주식 31만여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5억 원을 빌렸다. 2009년 강 회장의 주식담보비율은 14.5%다.

2016년 7월에는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에 각각 50만5202주, 44만2828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았다. 주식담보비율은 36.7%로 치솟았다. 한양증권에 제공한 담보는 2017년 해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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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회장은 2016년 7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권리를 행사했는데 주식담보는 이를 위한 용도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BW 행사로 당시 강 회장의 지분율은 25.3%에서 29.55%로 높아졌다. 강 회장은 2012년에도 BW 행사를 통해 지분율을 18.43%에서 24.27%로 높였다.

오텍 측은 강 회장의 주식담보와 관련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강신욱 이사와 강신형 씨 역시 2017년 11월10일 BW 권리를 행사하며 오텍 지분 2.46%를 보유했다. 1985년생인 강 이사는 오텍그룹 후계자로 지목되는 인물로 지난해 3월 오텍의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전면에 부상했다.

강 이사는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를 졸업하고 미국 공조시스템 기업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UTC) 아시아, 중국상하이본부에서 근무한 뒤 오텍그룹에 합류했다.

오텍그룹은 강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오텍을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오텍캐리어, Guangdong Autech, 오텍캐리어냉장, 오텍솔루션즈, 오텍오티스파킹시스템, 한국터치스크린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강 회장은 기아차 협력사인 서울차체 특장차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았고 1999년 특장차사업부를 분할 받아 2000년 오텍을 창업했다.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오텍그룹을 세우며 ‘샐러리맨 신화’를 일궜다.

특수목적차량 전문기업 (주)오텍 매출은 2015년 5640억 원에서 2016년 7100억 원, 지난해 8241억 원으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4억 원, 280억 원, 364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오텍그룹이 밝힌 예상 실적은 매출 1조2500억 원, 영업이익 625억 원이다.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편 주식담보대출은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후 돈을 갚고 담보 주식을 돌려받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로 투자 심리 위축이 일어날 수 있고,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질 경우 금융권의 반대매매(대여금 회수)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소액 주주 피해가 우려된다. 심할 경우에는 최대주주 변경으로 경영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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