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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혜택이라더니 부가서비스...케이블TV 노인 대상 불완전 판매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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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혜택이라더니 부가서비스...케이블TV 노인 대상 불완전 판매 성행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18.11.21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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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비운 사이 설치된 셋톱박스 인천광역시 송월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자신과 함께 살고있는 아버지(75세) 명의로 티브로드 유선상품을 이용하고 있었다. 문제는 지난 7일 발생했다. 김 씨가 집을 비운 사이 티브로드 영업사원이 김 씨의 아버지에게 추가적인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된다며 꼬드긴 것이다. 김 씨의 아버지는 추가적인 혜택이 있다는 말만 듣고 영업사원의 말에 따랐고, 결국 당일 설치까지 끝냈다. 김 씨는 “일반 유선으로도 지금까지 불편 없이 TV를 시청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아버지를 속여 영업한 것은 명백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추가상품을 철회하긴 했지만 앞으로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나도 모르는 사이 재계약? 부산광역시 중구에 사는 황 모(남)씨는 CJ헬로비전 상품을 이용하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바로 자신의 아버지 명의로 가입돼 있는 상품의 계약이 쥐도 새도 모르게 연장된 것이다. 명의자인 아버지가 직접 나서 해지를 요구했지만 CJ헬로비전측은 위약금을 요구했다. 황 씨는 “헬로비전 고객센터와 아버지가 나눈 통화내역을 들어보니 설명은 할인에 대한 내용밖에 없었다”며 “주소지가 틀린지 확인도 하지 않고 무작정 재계약한 것은 말도 안되는 처사”라고 하소연했다.

케이블TV업계의  노인 상대 ‘불완전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추가적인 혜택을 준다며 부가 상품에 가입시키는가 하면 은근슬쩍 재계약까지 서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상반기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접수된 케이블TV 관련 제보 29건 모두 잘못된 계약으로 인한 피해 사례다. 최근에는 피해자가 주로 노년층에서 나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케이블TV 불완전판매는 대부분 텔레마케팅(TM)을 통해 발생한다. 갑작스럽게 걸려온 전화 영업사원이 쏟아내는 할인혜택에 홀려 피해를 보는 식이다. 비대면 접촉인 만큼 계약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고, 추후 분쟁 발생 시 증거가 될 수 있는 계약서도 남아있지 않아 소비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물론 불완전 판매로 인한 계약의 구제가 규정상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구입 후 14일 이내에는 위약금 없이 해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불법적인 요소가 발견될 경우 사업자에 대한 처벌도 가능하다.

방송법 85조 2항에 따르면 부당하게 시청자를 차별해 불리한 요금 또는 이용조건으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용계약과 다른 내용으로 요금을 청구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제를 받는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규정이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의견이 강하다. 해당 계약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4일을 넘기기 일쑤고, 지역별 점조직으로 이뤄지는 TM의 특성상 중앙에서 모두를 관리하기에도 힘들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도 “불법적인 영업 행태를 보이면 계약조항 삭제 공시와 과징금 등 제제할 수 있다”며 “다만 사건이 발생한다고 해서 모두 파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론적인 얘기밖에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더욱 문제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케이블TV업체의 불완전 판매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 고령화로 노년층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케이블TV가 IPTV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처절한 영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IPTV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케이블을 밀어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유료 방송사업인 케이블TV(종합유선방송)와 위성방송, IPTV를 이용하는 가입자수는 지난해 말 기준 3137만 명으로 전년 동기 2962만 명 대비 5.9% 증가했다.

이중 케이블TV는 1409만 명으로 2016년 말보다 1.6% 증가에 그친 데 비해 IPTV는 1404만 명으로 11.5%나 늘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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