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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필요한 리콜제⑦] 한국 소비자는 글로벌 호갱?...외국계 기업 리콜 콧방귀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2018년 11월 13일 화요일 +더보기
가습기 살균제, 생리대,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라돈침대, BMW 차량 화재 등 생명과 직결된 일련의 사태들이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의 생명, 신체, 재산에 위해를 가하는 이런 일련의 제품들은 리콜을 통해 회수되고 있지만 안일한 대처, 늑장 대응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태가 터지고 피해자 양산으로 여론이 뜨거워진 다음에야 문제해결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 지겹도록 반복되고 있다. '리콜'을 리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리콜제의 문제점을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애플, 이케아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거대 다국적 기업들에게 한국소비자는 영원한 호갱이다. 다양한 문제로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리콜이 진행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유독 국내에서만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의 갑질 행태를 규제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집단소송, 징벌적 손해배상 등 근본적인 대책 없이 자발적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결국 국토교통부나 환경부 등 관련 부처들이 해외 기업들의 소극적인 리콜 대응 태도 개선을 위해 보다 강력한 제도적 장치마련해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다.

영국에 본사를 둔 옥시는 독성 물질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판매했다. 2011년 위험성이 드러나고 이후 검찰 수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옥시는 제품의 위험성에 대해 어떠한 고지도 하지 않았다.  지난 5월 기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수는 6018명이고 사망자만 1325명에 달한다. 과거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시장점유율은 약 50%였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역시 어린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말름(MALM) 서랍장’에 대해 북미지역에선 판매를 금지하고 대대적 리콜에 나섰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판매를 고집해 눈총을 샀다. 한국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 등이 리콜 권고를 했음에도 이케아는 요지부동이었다. 이케아는 2016년 6월 늑장 리콜 후에도 1년여 간 서랍장 회수율이 10%에 불과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3M도 2016년 공기청정기와 자동차 에어컨 필터 등에 쓰인 살생물질 옥틸이소티아졸론(OIT)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판매한 게 드러나 빈축을 샀다.

수입차 업체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잇단 화재 사고로 불자동차 별명을 얻은  BMW코리아는 몇 년 전부터 이미 한국에서  유사 사고가 일어나고 있었지만 차주 잘못으로만 치부하다 일을 키웠다. 늑장 리콜은 말할 것도 없다.

아우디폭스바겐은 2015년 9월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실이 알려지며 미국과 유럽에서 대규모 리콜을 시행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어떤 사과나 배상안도 내놓지 않았다. 환경부에 제출하는 리콜 계획서마저 부실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등 수입차 업체들은 배출가스 인증을 허위로 받은 사실이 지난해 적발되기도 했다.

벤츠의 경우 일본 다카타 에어백 차량을 중국에서 대규모 리콜했지만 국내에선 버티기로 일관해 비난을 샀다. 한국지엠도 사고의 위험성과 해외에서의 피해사례도 없었다는 이유로 시간을 끌다 국토부의 공식적인 리콜 명령을 받았다. 충돌 시 에어백이 작동되면서 내부 금속 파편이 튀어나와 운전자가 다칠 가능성이 발견됐는데 생명과 직접 연관이 있는 사안임에도 한국에선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에 대한 제재를 한 국가에서 단독으로 진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상황 등 고려할 사항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교수는 “집단소송, 징벌적 손해배상 등 사업자가 리콜을 하지 않았을 때 받게 되는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서 리콜에 소극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제도적 장치마련 외에도 한국 소비자들이 외국계 기업들에 대해 리콜 요구를 더욱 강력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단계별 조기경보제도 등 여러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며 “리콜 제도에 문제가 발생되면 제도 개선은 꼭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콜 제도 개선에 필요한 해외 사례를 수집하고 국내 적용 방법 등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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