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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도의진짜식품이야기④] 미세플라스틱과 식품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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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도의진짜식품이야기④] 미세플라스틱과 식품안전
  • 하상도 중앙대학교 교수 csnews@csnews.co.kr
  • 승인 2018.09.19 07: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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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회용 빨대’가 해양 쓰레기, 해산물 미세플라스틱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해에서 발견된 붉은 바다거북의 배에서도 비닐조각이 발견됐고 천일염 소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다고 한다. 세계 각국의 수돗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매년 사용되는 1회용 컵이 257억 개, 플라스틱 빨대가 100억 개에 달해 생활 폐기물 감소를 위한 일상 속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금지한다고 한다. 게다가 대형마트의 과대 포장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친환경 포장 재질로 대체하는 '자원순환기본계획'도 수립한다. 생산, 소비, 관리, 재생의 모든 단계에서 폐기물을 줄여 '자원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요즘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등 ‘미세(微細)’라는 말이 화두다. 크기의 단위인 마이크로(micro)를 접두어로 붙여 표현한 것인데 사전적으로는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작음’이라는 뜻이다. 눈에 보이는 큰 이물질들은 웬만큼 인간이 제어해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넘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죽음의 알갱이’, ‘바다의 암세포’라 불리는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은 플라스틱 제품이 조각나고 미세화 돼 크기가 5㎜ 이하가 된 합성 고분자화합물을 뜻한다.

플라스틱이 일상생활에 대량 보급되면서부터 전 세계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사실 플라스틱이 발명된 지 50여 년간 지속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대부분 일회용 포장제품으로 쓰이며 사용 후엔 재활용되거나 매립 또는 소각되는데 그 일부가 바다로 유입된다. 양식장에서 사용되는 스티로폼 부표도 원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모되고 쪼개지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되는데, 이들은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도 함유하고 있고 바다 속 독성물질을 흡착, 축적하는 특성이 있어 수산물을 통해 최종적으로 인간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미세플라스틱을 걱정하는 이유는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이다. 이것은 환경 파괴 뿐 아니라 음식을 통해 체내에 들어오면 장 점막에 흡착돼 침출된 독성물질과 유해균들이 체내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의 체세포 및 조직에 직접 작용해 장 폐색을 유발하며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어류의 경우 내장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채워지면서 장이 팽창되고 개체의 활동성이 감소돼 이동거리와 속도도 감소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플라스틱 피해로부터 피해갈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하다고 한다.

미국 등 선진국은 이미 플라스틱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도시 최초로 시애틀에서 7월1일부터 빨대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조리기구 및 칵테일 피크 사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했다. 기존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250달러의 벌금도 부과된다. 뉴욕,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와 주정부들도 추진 중인데 친환경 제품의 수요 확대는 빨대뿐 아니라 일회용 용기, 냅킨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라 한다.

최근 기업들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받아 플라스틱 빨대 중단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2만8000개 매장에서 연간 10억 개의 빨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사용을 중단하고 컵 뚜껑을 사용한다. 하얏트호텔도 9월 1일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중단키로 했으며, 맥도날드도 플라스틱 빨대 퇴출을 목표로 영국을 시작으로 종이 빨대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항공사인 알래스카 에어라인과 아메리칸 에어라인도 플라스틱 빨대와 스틱 사용 중단을 선언했다. 아마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나 종이 빨대가 기존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대신할 것이다.

물론 아직은 전 세계적으로 해수 중 미세플라스틱 기준은 없는 상태다. 그러나 향후 위해성평가가 완료돼 그 위험성이 입증된다면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오염수준에 따라 해역의 안전등급도 메겨야 한다. 해역별로 생산되는 해산물이나 천일염의 판매 여부까지도 연동시켜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해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한다. 바로 지금 우리나라에도 소비자·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회용 컵이나 포장 백, 빨대 등 플라스틱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범국민 캠페인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 주요 약력 -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동 대학원 식품미생물학 석사
미국 Texas A&M 이학박사
전)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 보건의료기술연구기획평가단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
현) 중앙대학교 생명공학대학 식품공학부 교수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부회장
    소비자시민모임 이사
포상)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학술상, 한국식품과학회 학술진보상, 우수논문피인용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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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소년 2018-09-30 17:45:48
이런 기사가 자꾸 올라오네요 ㅠㅠ 불안하긴 한데.... 다들 천일염 문제다.. 이러면서 까는 기사만 있고 그래서 어떤 소금을 써야한다는 대안이 없는 것 같아서 아이를 둔 부모로서 답답할 뿐이에요.. 엄마들사이에서는 아직까지는 그래도 천일염을 많이 사용하니 안전하다고 믿고 쓰는 수 밖에 없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