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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과의전쟁⑤]'고객은 내가 지킨다!'...범죄 막아낸 은행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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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과의전쟁⑤]'고객은 내가 지킨다!'...범죄 막아낸 은행원들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8.11.09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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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강력한 단속의지와 금융사의 피해예방 노력, 소비자의 경각심 확대에도 불구하고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기수법이 갈수록 진화하면서 올해 상반기 피해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나 늘어났을 정도다. 보이스피싱 예방차원에서 피해 현황과 범행수법, 금융권의 대응 동향 등을 6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현재 은행들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에서 피해갈 수 없는 은행 창구를 지키는 직원들이야 말로 소비자보호의 첨병노릇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구직원들의 노력만으로 보이스피싱은 근원적으로 막을 수는 없겠지만, 소비자에 대한 세심한 주의와 침착한 대응으로 피해를 막아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 KB국민은행 김지애 과장, 파출소와 긴밀한 협조로 현금인출 지연

KB국민은행 김지애 과장은 본인 요구불 통장 현금인출 요청건에 대해 파출소와 긴밀한 협조로 현금인출을 지연시키며 피해금 인출을 예방했다.

지난 5월 9일 오후 2시 40분 경 황 모(82년생, 여)씨가 대구 화원지점을 내점해 100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 요청했다. 현금 인출사유를 물어보니 아파트 인테리어 하는데 자금이 필요해서 인출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과장은 고객의  행동이 불안해 보이고 계속 휴대폰을 통화하고 있는 점이 의심스러워 보이스 피싱으로 판단하고 112에 신고 한 뒤 인출을 지연시켰다.

그 동안 경찰이 출동해 황 씨와 면담한 결과 보이스피싱이 확실하다고 판단하고 추가 조사를 위해 고객과 화원파출소로 동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일당은 검찰을 사칭하고 황 씨가 대포통장 범죄에 연루됐다고 황 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조된 사건관련 서류들을 메일로 피해자에게 보내고 서류를 확인까지 하도록 유도할 정도로 치밀함을 보였다.

김 과장은 "고객의 목소리가 떨리고 계속 전화통화를 하며 불안한 모습이 역력했다"며 "의심스러운 고액현금 인출 시에는 112신고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 신한은행 이해연 주임, 끈질긴 설득으로 고객이 보이스피싱 눈치 채게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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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이해연 주임은 끈질긴 설득으로 고객이 보이스피싱을 눈치챌 수 있게끔 했다.

이 주임은 신한은행 판교테크노밸리 금융센터에서 근무 중 보이는 한 젊은 여성이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고액의 현금출금을 요구하자 보이스피싱을 의심했다. 사유에 대해 물어 보자 결혼자금이라고 했으나 예단도 아닌데 현금으로 찾는게 이상했고, 신권 요구도 아니었다.

이 주임은 출금을 원하는 이 여성에게 현금출금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혹시 검찰에서 연락을 받은 사실이 없느냐"며 물었다. 그러나 이 주임의 질문에도 여성은 "전자제품을 파는 판매점에서 현금을 요구했다"며 답을 피했다. 얼마 전 결혼한 이 주임에게 여성의 말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 주임은 고액 현금수표인출 문진표를 보여주며 재차 확인에 나섰다. 또 자가용이 아닌 버스로 거액의 현금을 가져가겠다는 여성에게 위험성 등을 설명하기를 반복했다. 문진표로 '금융감독원 사칭' 부분을 다시 상기시켰다. 그럼에도 여성은 현금을 찾고 은행을  떠났지만 이 주임의 끈질긴 설득으로 뒤늦게 보이스피싱임을 인식했다. 

은행점포 계단을 내려가다 말고 보이스피싱으로 추정되는 010으로 온 번호는 경찰에서 건 전화번호가 아니라는 사실에 바로 은행으로 뛰어올라와서 현금을 다시 입금했다. 조속한 경찰신고로 범인 검거에도 성공했다.

이 주임은 “당시 이 여성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을 당하고 있었다”며 “통장 등을 제시하지 않은 채 거액의 현금을 인출해달라는 말에 보이스피싱을 의심했고, 다행히 고객이 보이스피싱을 알아채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KEB하나은행 강정화 대리, 책임감있는 대처로 80대 노인 보이스피싱으로부터 구해

KEB하나은행 강정화 대리는 침착하고 책임감있는 대처로 80대 노인 고객의 소중한 돈 5000만 원을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지켜내 경찰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지난 3월 13일 오전 10시 경 만 82세의 고령층 고객이 과천지점 창구에 내점해 정기예금 2건에 대한 중도해지를 하겠다며 현금 2000만 원과 수표 3000만 원 인출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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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중도해지요청에 자금용도를 묻자 고객은 그냥 쓸데가 있으니 빨리 처리해 달라고 답한다. 올해 1월 신규한 예금으로 "금리차이로 타행으로 옮기시는 거예요?"라고 묻자 고객은 정확히 답하지 않으며 시선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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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리는 연세도 많고 정확한 사용처를 말하지 않아 보이스피싱이 의심돼 본점 금융사기예방파트의 지침대로 현금 인출시 확인하는 체크리스트인 '고액현금예방진단표' 보여줬다. 고객이 읽어 달라고 해서 첫 번째 문구를 읽어 주자 고객의 표정이 바뀌며 의자에 내려놓은 가방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몸을 숙이고 강 씨에게 "가방안에 핸드폰을 켜놓은 상태이고 그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리는 단호하게 고객 핸드폰을 일단 끊었다. 상황을 물어보니 범인들은 고객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서 전화요금 인체가 되서 곧 전화가 끊길테니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집에 돈을 가져놔야 한다고 현혹했다.

고객은 주소와 현관비밀번호까지도 다 알려줬고, 범인은 집 앞에 CCTV 설치해서 다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은행에 다녀오라 했다고 한다. 강 대리는 과천경찰서를 안내해주고, 오후 5시경 확인전화도 했다. 고객의 협조로 경찰이 범인을 집으로 유인한 후 잠복해 범인 검거까지 완료했다. 

강 씨는 "평소 보이스피싱 예방 직원교육을 받은 것이 대응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지켰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 우리은행 신용호 부지점장, 저금리 대출에 속은 고객 피해 예방

우리은행 김용호 부지점장은 저금리로 대출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추가대출을 받으려던 고객 피해를 예방했다.

40대 중반의 여성고객이 수유동 금융센터에 내점해 대출 9000만 원을 신청하자 김 부지점장은 보이스피싱을 의심했다. 고객의 불안한 표정과 태도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대출 상담과정에서 집요한 질문으로 고객이 현재의 대출을 저금리로 대환해주겠다는 대출사기를 당한 것을 확인했다. 4000만 원은 이미 피해를 입은 상태였고 9000만 원을 추가 대출하여 전달할 예정이었다.

김 부지점장은 대출사기임이 확실해 경찰 신고하고 현금다발로 위장한 현금 봉투로 사기범을 유인해 잠복하던 사복경찰이 인출책 및 조직책 4명 검거에 성공했다.

신 부지점장은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며 접근하는 전화는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며 "보이스피싱에 혹해 은행에 왔더라도 상세히 설명을 해주면 보이스피싱을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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