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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휴대폰 요금제의 진실⑤] 빛 바랜 보편요금제, 대안은 없나?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2018년 10월 19일 금요일 +더보기
이동통신사들이 앞다퉈 저가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가 빛을 바래고 있다. 저가 데이터 요금제가 보편요금제보다 되레 싸고 사용 범위도 넓기 때문이다. 이통사의 이같은 대응에 정부도 보편요금제를 마냥 밀어붙일 수 없게 되면서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현 정부의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기존 3만 원대 요금제를 2만 원대에 쓰도록 만들어 통신비를 인하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고가 요금제에 비해 저가 요금제 구간의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어 이를 보완하겠다는 의도다.

현재 보편요금제는 국회로 공이 넘어간 상황이다. 정부가 발의한 보편요금제 입법안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정기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예정이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놓은 초안은 월 2만 원대에 음성통화 150~210분, 데이터 900MB~1.2GB를 제공한다. 이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요금인가 대상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의무적으로 출시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를 월 2만 원대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보편요금제의 힘이 많이 빠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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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통3사가 연이어 내놓은 3만3000원대 요금제에 '25%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적용할 경우 월 2만4000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 제공량도 1∼1.3GB로 보편요금제와 같거나 더 많다. 여기에 문자와 음성통화를 기본 제공하는 조건이라 보편요금제와 비교했을 때 확실한 우위에 섰다는 평이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나온 데이터 요금제에서 선택약정할인 혜택을 받으면 사실상 보편요금제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없다”며 “오히려 통화나 문자 등은 보편요금제보다 앞서기 때문에 과연 통신비 인하에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저가 데이터 요금제의 등장에 ‘통신비 인하’라는 보편요금제의 추진 명분이 약해지면서 최근 정부도 노선을 변경했다. 바로 알뜰폰 업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보편요금제 법안이 통과돼야 된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는 보편요금제 법안에 알뜰폰 망도매 대가 특례조항을 포함시켰다. 보편 요금제가 출시될 경우 알뜰폰 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망도매 대가에 대한 특혜를 주겠다는 내용이다. 망도매대가란 통신사가 자신들의 통신망을 알뜰폰 업체에게 대여해주는 대가로 받는 비용을 말한다.

즉 알뜰폰을 살리려면 망도매 대가 특례제도가 시행돼야 되고, 결국 보편요금제법을 통과시켜야 되는 셈이다. 하지만 망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사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국회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사실상 길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편요금제의 경우 명분도 잃은 데다 경쟁을 통해서도 충분히 인하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정부가 자존심처럼 밀어 부친다는  주장이다.

한양대 경영학과 신민수 교수는 “통신시장 경쟁이 무르익은 현 시점에선 보편요금제와 같은 사전적 규제 보다는 사전규제의 완화 혹은 정책 방향의 합리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특히 보편요금제는 자유시장 경제 질서의 근간인 사적 자치 원칙, 특히 가격결정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신요금의 직접적 규제보다는 경쟁 활성화 등을 통한 간접적 요금 규제 혹은 필요하다면 유인 규제 등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요금신고 사업자의 신고제 폐지를 통해 사업자가 요금상품을 보다 간편·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경우 통신사업자간 요금 경쟁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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