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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부품 기다리다 숨 넘어갈라...사후관리 여전히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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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부품 기다리다 숨 넘어갈라...사후관리 여전히 엉망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8.12.07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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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수입차 갖가지 고장에도 부품 없어 못 고쳐 대구시 달성군에 사는 황 모(남)는 1억5000만 원에 달하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운행 중이다. 황 씨는 지난 6월 중순경 브레이크 소음과 정차 시 흔들림, 문틈과 선루프 소음, 에어서스펜스 오작동 등의 문제로 서비스센터에 정비 접수를 했다. 황 씨는 보름을 기다려 7월 5일 차량을 입고했지만 부품 수급 문제로 수리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황 씨는 “당시 정비 담당자는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부품이 도착하면 연락을 주겠다고만 했다”면서 “이후 20여일이 흐르도록 연락이 없어 결국 먼저 연락을 취하자 8월 27일에 내방하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번째 차량 입고에서도 황 씨가 받은 조치는 차량 문틈의 고무패드 교체뿐이었다.

# 2주 걸린다던 수리 부품, 석 달 지나도록 오리무중 남양주시 별내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5월 BMW X4 신차를 구매했다. 구매 직후 김 씨는 운전석 도어몰딩 부분이 탈착돼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의뢰했다. 김 씨는 서비스센터 관계자로부터 “부품을 독일에서 들여와야 수리가 가능하고 그 기간은 2주가 걸린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김 씨에 따르면 처음 문제가 발생한 지 석 달이 지난 9월 중순까지도 서비스센터 담당자는 부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 씨는 “처음 서비스센터 문의하자 X4에서 자주 발생하는 불량이라며 기다리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했다”면서 “기분이 언짢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었지만 석 달이 지나서도 담당자는 부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억울해 했다.

고급 수입차의 부품 수급이 지연돼 수리가 늦어진다는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입차 업계가 판매망 확충에만 열을 올릴 뿐 부품물류센터 구축 등 사후 서비스의 품질 개선에 대한 투자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수입차 브랜드의 부품 수급 지연에서 비롯한 소비자 불만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수입차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부품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구조적 특성상 국산차 대비 부품 수급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최근에는 각 수입차 브랜드들이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부품을 확보하는 등 보완된 물류 체계를 구축하면서 과거에 비해 문제점이 개선 됐다는 평가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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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을 기준으로 주요 업체 5곳의 서비스센터 확충 현황을 살펴보면 토요타를 제외한 4개 업체 모두 전시장이 더 많이 늘거나 서비스센터와 같은 숫자로 증가했다. 토요타만 유일하게 전시장을 1개 늘린 데 비해 서비스센터를 2개 늘렸다.

수입차 서비스센터가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이 정비시설 확충보다 전시장 확충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매다 새로운 수입차 전시장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서비스센터 등 사후 서비스를 위한 투자는 그에 못 미치고 있다”면서 “특히 원활한 부품 수급을 위해 부품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실제적인 노력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BMW·벤츠 등 수입차 업계, 부품물류센터 등 관련 시설 투자 확대 움직임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탓인지 최근 BMW코리아와 벤츠코리아 등 수입차 판매 1~2위 업체들 중심으로 국내에 대규모 부품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원활한 부품 수급을 위한 투자가 진행 중이다.

업계는 다양해진 부품 종류와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이 구축으로 각 딜러사까지의 리드타임을 최소화하고 더욱 빠른 부품수급이 가능해져 수리기간 단축 등의 간접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6월 사업비 총 350억 원이 투입되는 부품물류센터 확장 공사를 착공했다. 벤츠는 공사가 마무리되면 한층 안정적인 부품 수급을 기반으로 서비스 품질 향상과 소요 시간 단축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보다 먼저 BMW코리아는 지난해 5월 경기도 안성에 BMW 해외법인 중 세계 최대규모인 새로운 BMW 부품물류센터(이하 RDC)를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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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경기도 안성에 오픈한 BMW 부품물류센터 전경.
2016년 3월 기공식 이후 1년 2개월 만에 문을 연 BMW RDC는 7만평(21만 1500㎡)의 전체 부지에 연면적 1만 7000평(5만7103㎡) 규모로 건립됐으며 총 1300억 원이 투입됐다. BMW RDC의 부품보유량은 약 8만6000여종에 이른다.

BMW 관계자는 “BMW RDC는 딜러사와 고객들에게 1년에 200만 건의 이상의 부품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확장된 시스템을 갖췄다”며 “수도권은 물론 전국 어디든 고객이 필요로 하는 부품을 신속하게 전달해 프리미엄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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