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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필요한 리콜제⑨] 리콜 발표만 하면 뭐해...위해 완구 버젓이 유통

한태임 기자 tae@csnews.co.kr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더보기

가습기 살균제, 생리대,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라돈침대, BMW 차량 화재 등 생명과 직결된 일련의 사태들이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의 생명, 신체, 재산에 위해를 가하는 이런 일련의 제품들은 리콜을 통해 회수되고 있지만 안일한 대처, 늑장 대응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태가 터지고 피해자 양산으로 여론이 뜨거워진 다음에야 문제해결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 지겹도록 반복되고 있다. '리콜'을 리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리콜제의 문제점을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안전성 문제로 '리콜'된 일상 속의 생활용품들이 여전히 온·오프라인에서 유통되고 있어 리콜제의 '구멍'을 드러내고 있다. 리콜 여부를 알 길 없는 소비자들은 문제 성분을 가진 제품을 제 값을 주고 구매해 안전성 위협까지 받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부가 제출한 '생활용품 리콜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 10월까지 리콜 조치된 생활용품의 부적합 유형별 건수는 508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프탈레이트' 성분으로 리콜된 제품이 177건(34.8%)으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화학물질이며 2군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그러나 리콜명령 후 이행점검까지 완료한 '프탈레이트 기준치 초과 제품'의 회수율은 45%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특히 일부 RC카(기준치 27.1배 초과)와 학생용 가방(기준치 14배 초과)은 리콜이행점검이 완료된 후에도 온라인몰이나 백화점 등에서 계속 판매 중인 것으로 당시 확인된 바 있다.

이 가운데 토이게이트의 람보르기니 우루스 RC카(KC인증번호 CB063R155-5001)
는 현재까지도 온라인 몰에서 개인 판매자에 의해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2017년 4월 26일에 리콜명령을 받고 이행점검까지 이루어진 제품이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버젓이 유통중인 셈이다.

리콜 조치된 아디다스의 학생용 가방(모델명 BI4983)
은 권 의원의 리콜현황 결과 발표 후 현재는 '품절'로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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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콜명령을 받고 이행점검까지 이뤄진 제품이 현재까지 개인 판매자에 의해 유통되고 있다. 해당 제품은 프탈레이트 성분이 기준치를 27.1배 초과한 완구.
일각에서는 정부가 수행하는 '리콜 이행점검'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생활용품 등 공산품 관련 리콜 이행점검은 산업부 소속 정부기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에서 담당한다.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의 결함 등으로 인해 소비자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제품의 사업자에게 수거·파기·수리·교환·환급·개선조치 또는 제조·유통의 금지,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권고' 혹은 '명령'할 수 있다.

사업자는 중앙행정기관의 권고 및 명령에 따라 조치한 경우 그 결과를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보고' 해야할 의무가 있다. 통상적으로 리콜 권고, 명령이 내려진 시점에서 2개월 후에 결과를 보고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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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콜 이행점검'에 대한 법적 의무 없어...단발성으로 그칠 우려 커

문제는 업체가 '보고'를 한 뒤에 정부가 '점검'에 나서야 할 의무가 명시돼있지 않다는 점이다. 업체가 서면 보고를 하면 정부가 이를 점검하지 않아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국표원 관계자는 "현행 제품안전기본법에 '리콜 이행점검'에 대한 조항이 없다보니 '제품안전관리제도 운용요령 고시'에 따라 이행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콜 권고, 명령을 내리고 2개월 후에 사업자가 결과를 보고하면 현장에 나가서 사업자가 제출한 내용과 관련된 증빙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모든' 제품을 국표원에서 점검할 수 없다보니 앞으로는 지난 9월 출범한 한국제품안전관리원에서 리콜 이행점검을 주로 맡게 될 예정이다.

리콜 이행점검이 이뤄졌다 해도 단발성이다보니 점검 이후의 유통까지는 막지 못하는 한계도 드러낸다.

국표원 관계자는 "사업자는 지속적으로 나머지 제품들을 회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결국 업체 측의 자발적 의무 수행에만 기대고 있는 셈이다. 이는 리콜 제품이 버젓이 판매중인 현 상황으로 충분히 확인된다.

현행 제품안전기본법에는 리콜 이행점검 '횟수'나 '주기'에 대한 기준 역시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상위 법령에 '리콜 이행점검' 조항을 두고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의 리콜 이행점검을 의무화하는 '제품안전기본법 개정안'이 작년 9월 발의됐지만 아직까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한태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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