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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GMO 숨바꼭질①] 소리없이 식탁 파고드는 GMO...1인당 섭취량 쌀과 맞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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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GMO 숨바꼭질①] 소리없이 식탁 파고드는 GMO...1인당 섭취량 쌀과 맞먹어
안전성 논란 거세지만 정보 깜깜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8.11.19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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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콩물을 사먹는데 원산지에 미국이라고 적혀있더라고요. 아무래도 미국산이면 GMO일 가능성이 클까요?"  -네이버 카페 아이디 se**

"금요일에 오렌지 한 박스를 샀는데 GMO일까 겁나서 못 먹고 있어요. GMO 과일 사진을 보고 나니 너무 찜찜하네요" -네이버 카페 아이디 pp**

"한국은 GMO로부터 안전한 상태가 아닙니다. 가족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GMO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건강을 챙기는 게 현명해요" - 네이버카페 아이디 rl**

GMO가 우리 식탁에 오른 지 십수 년이 지났지만 GMO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GMO 표시마저 깜깜이여서 먹거리 공포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건강한 먹거리를 누릴 권리를 찾기 위해 소비자들이 거리로 나서기 시작했다. GMO수입을 반대하고 GMO 완전표시제를 외치며 소비자가 선택할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생물체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만든 식품으로   ‘유전자변형생물체’나 ‘유전자변형농산물’이라고 한다. 유전자재조합기술로 재배된 농축수산물, 미생물 및 이를 원료로 제조가공한 식품을 유전자변형식품이라고 한다.

GMO는 병해충에 강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되기 시작했다. 최초로 상용된 GMO는 1994년 ‘칼젠’에서 개발한 무르지 않는 토마토로 알려졌다.

◆ 1년간 국민 1인당 GMO 섭취량 평균 '40kg'...쌀 소비량과 맞먹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월 안전성 승인을 받은 감자 또는 감자함유식품이 유전자변형식품 표시대상에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내년 2월부터는 유전자변형 감자, 감자식품이 언제든 우리 식탁에 오를 수 있게 된 셈이다.

식품위생법 제18조에 따라 현재 안전성 심사 승인을 받아  수입, 판매 가능한 유전자 변형 농산물은  7종이다.기존 대두, 옥수수, 면화, 카놀라, 사탕무, 알팔파 6종에서 감자가 추가된 것이다.

내년이면 시장에서 파는 감자가 GMO인지 아닌지 알지 못한 채 장바구니에 담을 수도 있다. 감자을 넣어 만드는 짜장면과 카레, 식용유와 카놀라유를 넣어 만드는 볶음 요리 등 일반적인 가정 식탁에 오르는 반찬이나 국 찌개류 등이 모두 GMO로부터 자유롭지 않게 됐다.

GM감자 사용이 시작되면 GMO 농산물 최대 수입국 중 한 곳인 우리나라의 수입량은 더욱 폭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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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 식약처로부터 받은 GMO 농산물 수입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근 5년간 총 1036만 톤의 GMO 농산물을 수입했다. 매년 평균 207만 톤의 GMO가 수입됐으며 지난해에는 221만 톤을 들여왔다.

경실련에 따르면 207만 톤은 1년 동안 국민 1인당 40.2kg을 소비하는 양이다. 지난 2017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61.8kg)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가장 많이 수입되는 GMO 농산물은 옥수수로 지난해 수입량만 117만 톤이었다. 대두가 103만 톤으로 뒤를 이었다.

업체별로는 지난 5년간 CJ제일제당의 수입량이 353만 톤으로 전체의 34.1%에 달했다. 이어 대상 22%(228만 톤), 사조해표 16.3%(168만 톤), 삼양사 15.4%(159만 톤), 인그리디언코리아 12.2%(126만 톤)등의 순이다.  5개 업체가 GMO 총 수입량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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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O 안전하다?... 여성 소비자 60% 이상 부정적 인식

많은 소비자들은 GMO를 장기적으로 섭취했을 때 신체 질환을 유발하는 등 문제가 생길 거라고 불신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기혼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GMO 안전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65.8%가 ‘인체에 해로울 것’이라고 응답했다. 28.2%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으며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비중은 6%에 불과했다.

반면 식약처에서는 "식품의 유전자는 인체에 전이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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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도 GMO의 인체 영향에대한 논란은  뜨거운 감자다.

2012년 프랑스 칸대학의 세라리니 박사팀은 2년 동안 유전자조작 옥수수와 라운드업(제초제)을 투여한 암컷 쥐들이 일반 옥수수를 먹인 쥐보다 더 어린 나이에 더 많이 죽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2016년 미국과학한림원은 GMO 관련 수백편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GMO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기업에서 GMO 감자를 연구 개발해 온 가이우스 롬멘스(Caius Rommens) 박사는 최근 '판도라의 감자'라는 책을 내고 GMO감자는 완전하지 않고 자신이 개발해 온 것을 후회한다는 내용을 담아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GMO 안전성에대한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안하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욱 불안한 것은 유해 여부를 떠나서라도 자신이 먹고 있는 식품이 GMO인지 조차 알 수없다는 현실이다. 우리나라 GMO표시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우리 식탁에 GMO는 늘고 있지만 포함 여부를 알 수 없다는 불안감에 지난 3월 'GMO완전 표시제'를 촉구하는 20만 명 이상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와대 답변은 "물가 인상, 통상마찰 등 우려가 있다. 객관적인 확인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협의체를 통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라는 유보적인 입장에 그쳤다.

GMO반대 생명운동연대 이재욱 집행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화학적인 독성물질이기 때문에 결국  인체에 위해를 가했다는 게 입증됐다. 하지만 GMO는 생물학적인 문제라 입증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비교적 생애주기가 짧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각기 다른 결과를 주장하기 때문에 위험성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찬반 진영의 합의된 실험기준에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이 위원장은 주장했다.

이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제초제 저항성이다. 거의 대부분 GMO가 제초제 저항성을 갖고 있는데 제초제(글리포세이트)가 뿌려진 GMO를 섭취했을 때 잔류독성이 얼마나 되는지가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GMO 완전 표시제'는 안전 문제와 함께 소비자의 알 권리, 국내 농산물의 생산기반 위축 등 여러 문제가 결부돼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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