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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너도나도 제살깎기 할인...수입 원가 공개 목소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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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너도나도 제살깎기 할인...수입 원가 공개 목소리 높아
가격혼란 커져 소비자 불신 팽배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8.11.14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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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차 통 큰 할인? 실제 구매 경로 아무도 몰라 광주시 용봉동에 사는 전 모(남)씨는 지난 8월 언론을 통해 아우디 A3 40 TFSI가 공식 인증 중고차전시장 8개소에서 40% 할인 판매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착순 구매를 위해 아우디가 할인 판매를 개시하기로 한 날짜에 맞춰 전주 소재의 중고차 사업부에 아침 7시30분 경에 도착한 전 씨. 미리 도착해 개점을 기다린 전 씨는 출근 직원들을 통해 전날 이미 차량 판매가 종료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전 씨는 “방문했던 매장에 할당된 차량 대수가 60대라고 하는데 전날 모두 소진되다니...결국 직원들의 친분이 있는 사람들만 구매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허탈해 했다.

# 구매 하루만에 300만 원 할인, 빨리 사면 호갱? 의왕시 내손동에 사는 홍 모(여)씨는 올해 2월 말 한성자동차에서 벤츠 차량을 구매했다. 홍 씨가 차량 구매 계약을 마친 다음날인 3월 1일 지인을 통해 자신이 구매한 모델이 300만 원을 더 할인해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딜러사에 이 사실을 따졌지만 추가 할인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홍 씨는 “단 하루사이에 가격 할인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미리 알려주지도 않았다”며 “월 실적 채우기에만 혈안이 된 것 같다”며 어이없어 했다.

# 약속했던 100만 원 상품 혜택, 구매 후 말 바꿔 포항시 인덕로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해 12월 BMW 320GT를 구매했다. 당시 이 씨는 딜러사로부터 프로모션과 더불어 100만 원 상당의 청소기와 TV 등 선택사항을 제공한다는 안내를 받는다. 하지만 정착 차량을 구입한 이후 딜러사 측은 “당초보다 차량 가격이 50만 원 더 할인돼 100만 원 상당의 상품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씨는 “어떤 바보가 100만 원 상품 혜택을 포기하고 50만 원 할인을 받겠냐”면서 “무리하게 차를 팔기 위한 딜러사의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수입차 업계의 과도한 할인 경쟁이 되레 소비자 불만으로 부메랑을 맞고 있다. 

수입차의 과도한 할인 경쟁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비교적 제값받기를 하던  브랜드마저 가세하며 갈수록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소비자들은 일정치 않은 가격에 큰 불신을 드러내며 구입에 혼란을 겪고 있다.

이같은 할인을 가능케하는 수입차의 수입 원가 공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입차 업계 내부에서도 비난과 자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 할인으로 인한 이득은 일부...대다수 소비자 실익 없이 혼란만 가중

최근 폭스바겐과 아우디, BMW 등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대규모 할인판매를 실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8월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브랜드 정상화와 판매 회복 위한 방편으로 바겐세일을 실시했다. 판매재개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시점에 각각 A3와 파사트에 대해 인증 중고차 방식으로 40%에 달하는 할인판매를 실시한 것이다.

BMW는 지난 10월 3시리즈 모델에 대해 대규모 한정 할인판매를 실시한 바 있다. 320d의 경우 원래 가격은 5000만 원이 넘지만 할인을 적용하면 3000만원대 중반으로 떨어진다. 딜러사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할인액은 1400만원 안팎에 달한다.

문제는 수입차 업계의 할인 경쟁이 시장 전반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수입차 할인 경쟁이 나쁠 것 없다는 의견이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기존에 제값을 주고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의 불만과 피해를 야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고차 가격 하락 등 장기적으로 시장질서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과도한 할인 경쟁은 일부 소비자들에게만 이익일 뿐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는 손해”라며 “값비싼 프리미엄 브랜드일수록 그런 경향은 짙어 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벤츠나 BMW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높은 값을 지불하더라도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받길 원한다”면서 “하지만 결과적으로 물량 해소를 위해 특별 할인을 진행하면서 브랜드 가치는 하락하고 더 나아가 중고차 가격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최근 아우디 할인 판매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할인과 관련해 일부 소비자들이 적잖은 혼선을 겪었다”면서 “심하게 말하면 기업의 장난질에 놀아난 형국이며 제값을 주고 산 소비자만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수입차 업계가 대외비라는 이유로 수입 원가를 공개하지 않은 채 일시적으로 진행하는 할인으로는 소비자가 이득을 보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수입차의 경우 이미 상당한 기술 발전으로 원가 절감이 많이 이뤄졌다”며 “1억4천만 원짜리 수입차의 원가는 대락 6~7천만 원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수입차는 최초 가격이 높게 책장 돼 있다”며 “수입차의 최초 가격을 낮춘다면 소비자 모두가 이익을 보는 측면이 있지만 프로모션 성격의 일부 차량을 한시적으로 할인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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