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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소비자규정㊺] 인테리어공사 후 탈나면 책임소재 '오리무중'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2018년 12월 20일 목요일 +더보기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들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 업종별로 마련된 소비자법을 근거로 중재가 진행된다. 하지만 정작 그 규정들은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빠른 시장 상황을 담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올 하반기 동안 2018년 기획 캠페인 '구멍 뚫린 소비자보호규정을 파헤친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부산시 금정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해 10월 홈쇼핑 방송을 모고 욕실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1년 후 욕조에 잔기스가 계속 발생하고 배수구 철제제품에서 녹물이 흘러내릴 정도로 부식돼 AS를 의뢰했다고. 하지만 수리기사가 방문해보더니 제품 하자가 아니고 사용 부주의로 인한 기스라며 ‘전면 교체’를 권했다. 이 씨는 “1년 만에 교체해야할 정도인데 제품 하자가 아니라는 게 말이 되냐”며 “하자 보수 기간 내인 걸로 아는데 수리도 안되고 난감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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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실 인테리어 시공 1년 만에 욕조에 잔기스가 심하게 발생하고 배수구에서 녹물이 흘러나와 소비자가 제품 하자를 의심했다.
# 인천시 연구수에 사는 배 모(여)씨도 지난 5월 가구 및 인테리어 박람회에서 붙장이장을 설치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7월 시공이 완료된 상태를 보니 황당할 정도였다고. 마감 처리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았고 서랍도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박람회에서는 새하얀 흰색 장이었는데 설치된 제품은 아이보리색으로 다른 제품이었다. 기존 가구와 색을 맞추기 위해 결국 15만 원을 들여 하얀색 필름을 다시 붙여야 했다. AS 요구마저 거절당했다는 배 씨는 “상담사에게 항의해도 대답만 계속 할 뿐 4개월이 넘도록 아무 것도 해주지 않는다”며 답답해 했다.

아파트, 주택 등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경우가 늘면서 분쟁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부엌가구뿐 아니라 붙박이장 등 가구에 대한 하자뿐 아니라 욕실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했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설치가 미흡하거나 녹물이 발생하는 등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것이다.

하지만 AS를 요청해도 소비자 과실로 몰고가며 수리를 해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업체와 갈등을 빚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실내건축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실내 인테리어는 무상보증기간이 공사 종료 후 1년, 창호 공사는 공사 종료 후 2년(유리는 1년)이다. 다만 무상 수리 기간이라도 소비자의 사용상 부주의로 인해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시공업자가 수리하되 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돼 있다.


  <실내건축·창호 공사 표준계약서제10조(하자보수)> 

  1. 시공업자는 공사완료 후, 균열, 누수, 파손 등의 하자가 발생했을 때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기간(이하 ‘무상 수리기간’)에는 무상 수리 해주어야 한다. 다만 무상 수리기간 중 소비자의 사용상 부주의로 하자가 발생한 경우 시공업자는 수리에 응하되 그 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한다. 
   ① 실내건축 공사 : 공사 종료 후 1년 이내 
   ② 창호 공사 : 공사 종료 후 2년 이내(유리는 1년) 
  2. 시공업자는 무상 수리기간이 지난 후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소비자가 수리 요청하는 경우 비용을 소비자 부담으로 유상수리 할 수 있다. 
  3.“시공업자”가 공사에 사용한 제품이 계약서상의 규격에 미달할 경우 “소비자”는 “시공업자”에게 교체시공이나 공사금액 차액 환급 등의 손해배상을 “시공업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규정 속 허점>
 
무상 수리 기간이라도 '사용상 부주의'로 인한 하자일 경우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된 조항이 적용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 문제의 원인이 '제품 하자'인지 '사용상 부주의'인 지 소비자로써는 명확히 알 길이 없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가 제품 하자를 의심하더라도 시공업체에서 ‘소비자 과실’을 운운하며 수리를 거부하는 사례가 왕왕 발생하는 것이다. 무상보증기간이 1년이라는 점을 이용해 시간을 끌기도 한다.

또한 새 아파트에 ‘마이너스 옵션’을 이용해 나만의 인테리어 공사를 한 후 입주했다가 문제가 생겼을 경우 건설사의 잘못인지 인테리어의 업체의 잘못인지를 두고 시비를 가리는 일도 발생한다.

소비자 스스로 인테리어를 시공한 만큼 '건설 하자가 발생해도 시공사가 책임지지 않는다'고 계약서에 명시하는 일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공정위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표준계약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공정위 관계자는 "부실 시공으로 인해 하자가 발견된 경우 '하자 보수가 이행될 때까지 공사 금액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내용 등을 계약서 기재해 작성해야 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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