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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줄폐업 그 후 ㊤] 대형 홈쇼핑 폭탄수수료에 압사?...피해는 소비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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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줄폐업 그 후 ㊤] 대형 홈쇼핑 폭탄수수료에 압사?...피해는 소비자 몫
  • 송진영 기자 songjy@csnews.co.kr
  • 승인 2018.11.12 07: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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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부터 이어진 여행사 연쇄 폐업으로 여행업계가 떠들썩하다. 이로 인한 피해는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현재 한국여행업협회 홈페이지에는 피해 사연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9월 3일 저가 패키지 여행상품을 주력 판매하던 중소여행사 ‘e온누리여행사’가 파업 신청을 알렸고 이틀이 지난 9월 5일 ‘더좋은여행’이 연이어 폐업을 맞았다. 10월 1일에는 1982년 설립해 근래까지 여행업계를 이끌어온 탑항공마저 폐업해 충격을 안겼다.

e온누리여행사는 대형 TV홈쇼핑 채널인 NS홈쇼핑을 중심으로 홈앤쇼핑, CJ오쇼핑, GS홈쇼핑에서도 판매했다. SK스토아, 신세계TV홈쇼핑, 더블유쇼핑 등 데이터홈쇼핑 채널를 통해서도 베트남 다낭 저가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대표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 등으로도 판로를 늘려나갔다.

이들 대형 홈쇼핑 브랜드와 소셜커머스를 믿고 여행상품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은 여행을 떠나지도 못한 채 속을 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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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에 사는 40대 주부 김 모(여)씨는 지난 5월 즐겨보던 홈쇼핑 채널인 NS홈쇼핑에서 베트남 다낭 여행 패키지 상품 방송을 보고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10월 19일 출발 예정 상품을 결제했다. 여행을 한 달여 앞둔 9월 e온누리여행사의 파업 소식을 듣게 된 김 씨는 “홈쇼핑 브랜드를 믿고 구매한 건데 이런 경우가 다 있냐. 검증 안 된 업체의 상품을 가져다가 그저 판매에만 열 올린 것 아닌지 소비자 입장에서 너무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포 운양동에 사는 최 모(남)씨도 NS홈쇼핑을 통해 e온누리여행사 중국 장가계 여행상품을 구매했다가 여행사 폐업 날벼락을 맞았다. 최 씨는 “여행사가 어딘지 확인을 안한 게 큰 실수였다. 어리석게 대형 홈쇼핑 방송상품이라 그냥 믿고 구매했다. 앞으로 뭘 믿고 상품을 구매해야 될 지 모르겠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 대형 TV홈쇼핑 마구잡이 입점? 

e온누리여행사는 2017년 11월 출범 후 곧바로 NS홈쇼핑 입점 계약을 체결했고 12월 첫 방송을 시작했다.  신생 여행사가 출범하자마자 대형 홈쇼핑에 입점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신생 업체라 홈쇼핑 방송을 기회를 주지 않는 건 오히려 역차별이다. 신생 업체지만 상품이 좋다고 판단되면 방송을 진행한다. 또한 정부가 홈쇼핑 방송을 통한 중소기업 판로 확대와 육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 전반적으로 그런 면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여행사를 보고 방송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 상품 품평을 보고 결정한다. 여행상품의 경우 여행 일정의 차별화, 가격 경쟁력 등을 평가한다. 사실 그런 면에서 보면 기존 여행사들보다 신생 여행사들의 상품에 눈길이 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 막 출범한 소규모 여행사가 대형 TV홈쇼핑 방송을 위해 막대한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 경쟁 때문에 무리하게 최저가로 상품을 설계사면서 애초에 여행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위험을 감수하고 이름을 알리기 위해 방송을 강행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대형 TV홈쇼핑 정액 수수료가 발목?

TV홈쇼핑의 과도한 수수료 문제는 늘 뜨거운 감자다. 특히 여행상품은 대부분 광고처럼 수수료를 정액제로 책정해 방송한다. 여행상품은 소비자별로 원하는 일정과 옵션이 달라서 홈쇼핑에서 판매하더라도 추후에 여행사와 일정 등을 논의해 최종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이라는 것.

수수료 정액제는 판매 실적이 좋으면 관계없지만 판매 실적이 나쁠 경우는 업체에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 수수료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여행상품은 특성상 주로 저녁 시간과 주말 저녁 시간 방송을 노려야 하는데 황금시간대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정확하게 말하기는 힘들지만 방송 한번 하는데 드는 비용이 적게는 50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정도”라고 언급했다.

이어 “소규모 업체는 높은 수수료를 감당하기 벅차기 때문에 타 업체와 연합해 방송한다. 수수료가 부담스러워도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는 특별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온누리여행사는 폐업 직전까지도 홈쇼핑 방송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따라서 대형 홈쇼핑 업체들이 납품업체의 재무구조나 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그저 가격 경쟁을 부추겨 수익 챙기기에만 급급해 소비자에게까지 피해를 준 것이 아니냐는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매번 TV홈쇼핑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방송을 위해 내야 하는 송출수수료가 엄청나서 이를 제외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4~5%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납품업체 재무구조는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꽁꽁 감추고 있는 내용까지 모두 파악해 관리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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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2018-11-13 17:05:58
실제 영업이익이 4~5% 이 정도만 되어도 낮지 아니한가..
현재 여행사들은 위 수익도 못받고 일하는데가 태반인데 이정도라도 받으면 괜찮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