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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측정 결과 이랬다 저랬다 혼란...소비자들만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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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측정 결과 이랬다 저랬다 혼란...소비자들만 갈팡질팡
라돈아이 측정값 놓고 전문가들도 입장 엇갈려
  • 한태임 기자 tae@csnews.co.kr
  • 승인 2018.11.08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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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생리대에 이어 최근 온수매트까지 생활용품 곳곳에서 '라돈'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안감이 늘고 있지만 관련 업체와 관리 당국에서 상반된 측정값을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라돈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시중의 라돈 측정기로 직접 생활용품을 검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언론을 통해 문제있는 측정 결과가 발표되고 있지만, 관련 업체들은 믿을 수 없는 데이터라며 부인하기 일쑤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도 상반된 결과를 내놓는 등 엇박자를 내고 있다. 소비자들만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라돈 측정기'를 대여해 집 안의 생활용품을 직접 측정하기에 이르렀다. 주로 문제가 된 침대 매트리스나 온수매트 등이다. 목걸리 등 액세서리나 주방도구, 비누 등을 측정해 봤다는 소비자들도 많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라돈 측정기를 무상 대여하기도 한다.

이때 주로 이용되는 측정기가 '라돈아이'인데 소비자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하여 라돈 지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제기된 업체들은 라돈아이의 측정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모양새다. 소비자들은 라돈 측정기를 이용하면서도 측정 결과값을 확신하지 못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원안위 등 사이트에는 "언론 보도와 업체 측 주장이 판이하게 달라 라돈 측정기를 믿을 수 있는 건지 혼란스럽다", "정부의 발표로 라돈 측정값을 믿어도 되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집에서 쓰는 돌침대의 라돈 측정값이 이상해 문의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원안위 발표를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 등의 관련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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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들이 라돈측정기를 사용해 직접 라돈을 측정하고 있다.

지난달 라돈 논란이 일었던 '오늘습관' 생리대 측도 라돈측정기 결과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당시 오늘습관 측은 "언론에서 보도하는 당사 생리대에 대한 수치는 '국가인증'이 아니라 단순히 저가의 라돈측정기인 라돈아이로 측정한 것이다"면서 "라돈아이는 검사 환경과 이전에 측정했던 라돈의 잔여물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라돈아이 제조업체 측에서도 정확한 수치는 국가기관에 의뢰하라고 나와있다"고 측정기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라돈 농도의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창문과 방문을 꼭 닫아야 하며 측정값은 10분 간격으로 표시되어 정확한 측정값 도달까지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시간대, 계절별로 라돈 농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러 차례 시간대와 장소를 바꾸어 측정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학계 전문가들도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라돈을 측정하면 측정값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값을 얻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측정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 생리대 안전하다고? "원안위 발표에 소비자 혼란 가중될까" 우려도 

정부의 발표도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최근 문제가 된 '오늘습관' 생리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17일 보급형 라돈측정기를 이용해 생리대의 라돈을 측정했더니 기준치 148Bq의 10배가 넘는 라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퍼져나갔다.

그러나 몇 주 뒤에는 이를 뒤엎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원안위가 오늘습관 생리대가 안전기준에 '적합'하다고 발표한 것이다.

생리대를 피부에 밀착하여 매월 10일씩 1년 동안 2880시간을 사용했을 경우, 연간 피폭선량도 1밀리시버트 이하(0.016mSv)로 평가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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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돈 검출 의혹이 제기됐던 '오늘습관' 생리대.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원안위 발표가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원안위가 제시한 연간 피폭선량 '1밀리시버트' 기준은 X-Ray처럼 소비자에게 필요한 경우나, 소비자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경우에만 해당하는 기준이다. 그런데 생리대는 그런 경우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생리대 같은 제품군의 경우에는 라돈 자체가 검출돼서는 안 되며, 연간 1밀리시버트라는 기준을 적용해서도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라돈이 검출된 것 자체가 문제인데 이번 원안위의 발표로 소비자들이 더욱 혼란을 느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온수매트'에서까지 라돈 검출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 원안위는 조사 중이라고만 밝히며 정확한 발표일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한태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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