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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설 나온 롯데카드, 금융권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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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설 나온 롯데카드, 금융권 반응은?
  • 황두현 기자 hwangdoo@csnews.co.kr
  • 승인 2018.11.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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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가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찬밥 대접을 받고 있다. 수수료 인하 등의 영향으로 카드업계의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롯데그룹 내부의 유통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부각된 탓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매각주간사와 법률자문을 선정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금융사를 보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롯데캐피탈도 처분해야 한다. 다만 롯데지주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최대 주주는 롯데지주(주)로 지분 93.78%를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롯데캐피탈 지분 4.59%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지분 100%를 롯데그룹이 가지고 있다. 롯데캐피탈 역시 (주)호텔롯데의 지분은 39.37%에 불과하지만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92.6%를 롯데그룹이 지닌다.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롯데지주는 설립 2년이 되는 내년 10월까지 롯데카드를 비롯한 금융사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롯데카드를 두고 금융권의 반응은 냉랭하다. 유력한 인수대상자로 꼽혔던 우리은행이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다른 금융지주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카드.jpg

가입회원 760만 명, 시장점유율 9.1%의 롯데카드는 카드업계 불황 속에서도 상반기에 순이익 565억 원을 기록하는 견실한 실적을 거뒀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이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창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호텔과 백화점, 대형마트 등 롯데그룹의 유통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효과가 매각 이후에는 무색해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에 금융사들이 롯데카드 인수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카드사들이 신규 수익원 발굴을 위해 중요시 하고 있는 소비자 빅데이터마저 롯데멤버스로 넘어간 상황이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2003년 롯데백화점 카드사업 부문을 흡수 합병 하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시장 진입 초기 백화점 등을 롯데그룹의 유통망을 활용해 급격히 성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도 유통망에 더해 전자상거래, 렌터카 등의 롯데카드와 그룹 내 자회사의 제휴카드는 십여 종에 이른다. 

롯데카드의 거대한 조직구조도 인수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상반기 롯데카드의 직원 수는 1734명으로 중소형 카드사인 우리카드(587명)와 하나카드(756명)보다 훨씬 많다. 점유율이 높고 순이익 규모가 큰 KB국민카드(1532명)보다도 많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가장 큰 강점은 롯데그룹의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건데 카드사 주인이 바뀌면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카드사업 부문은 회사별로 비슷한데 인력이 겹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카드업황이 불안정한 것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카드사업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카드업계는 가맹점수수료 인하·조달금리상승·대출금리 인하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순익은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보다 30% 줄었다.

롯데카드가 이 같은 악재를 딛고 제 때 매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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