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소비자 갑질 보고서④]"상급자 나오라 해"...'진상'출몰에 안절부절

정우진 기자 chkit@csnews.co.kr 2018년 11월 20일 화요일 +더보기

기업들에게 분명 ‘소비자(고객)는 왕’이다. 하지만 왕으로서의 권리라고 착각하는 행태의 도 넘은 갑질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소위 블랙컨슈머라고 불리는 행태는 소비자가 있는 곳이라면 업종을 망라하고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 갑질은 결국 기업의 비용 부담을 높여 선량한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권리주장을 위해 했던 행동이 뜻하지 않게 '갑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반성하기 위해 다양한 소비자 갑질 행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게임 몇시간 했다고 스마트폰이 버벅거리고 뜨거워집니다. 환불해주세요.”
“고객님. 과도한 프로그램을 돌리면 어떤 스마트폰이든 말씀하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환불 사유가 안 됩니다.”

얼마 전 강남의 한 스마트폰 서비스센터를 찾은 소비자는 다짜고짜 기기불량을 주장하며 새 제품 교체를 요구했다. 서비스센터 측에서는 게임 등 과중한 프로그램을 작동시킬 경우 발열과 버벅임은 당연하다며 거절했지만 소비자는 오히려 더 목소리를 높인다. “어디 기사가 말대꾸야? 무조건 바꿔줘. 상급자 나오라 그래!”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클레임이 너무 심해 영업을 방해할 정도여서 결국 센터장 재량으로 요구를 들어줬다”며 “누가 봐도 그냥 새 제품을 받고 싶어 생떼쓰는 블랙컨슈머가 종종 출몰해 난감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센터에는 한 달에 1~2번꼴로 이른바 ‘진상 고객’이 방문한다. 발열이나 버벅임 등을 주장하며 기기 교체나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는 ‘양반’이다. ▲테두리 찍힘과 기기 스크래치가 가득인 단말기를 두고 기기불량이라며 무상 교체를 요구하는 경우 ▲물에 빠뜨리고도 빠뜨린 적 없다고 우기는 경우 등 다양하다.

떨어뜨리는 등의 충격으로 인한 파손임에도 "이렇게 쉽게 깨지다니 제품 불량 아니냐"고 이의제기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cm08333324.jpg
▲ 일부 소비자는 '파손보험' 등을 활용해 스마트폰 등을 일부러 파손시키고 수리비 환급을 요구하기도 한다.

일부 소비자는 적극적으로 기기 결함을 만들기도 한다.

한 서비스센터 수리기사는 “스마트폰 두 대가 갑자기 ‘먹통’이 됐다고 해 제품 내부를 열어봤더니 메인보드와 배터리를 연결하는 선을 잘라놓고 접착제로 다시 붙인 후에 가져왔더라”는 황당한 경험을 털어놨다.

스마트폰 부품을 공짜로 조달받으려는 사설 수리센터에서 이런 조악한 트릭으로 제조사 서비스센터를 난감한 상황에 몰아넣는 경우라고.

한 수리기사는 “기기를 잘못 교체해주면 교체기기 회수센터에서 다시 서비스센터로 돌려보낸 다음 단말기 가격을 서비스센터에 청구해 센터 손해로 잡히는 등 상당히 민감한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런 일부의 블랙컨슈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AS센터 측 역시 “이 때문에 수리기사들도 방문하는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선입견이 생기기도 한다”고 인정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전자제품과 관련해서도 블랙컨슈머 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한 소비자는 구매한 저가 에어프라이어에 두꺼운 돼지고기를 넣어서 익혀보니 제조사 매뉴얼 설명보다 조리시간이 2~3배 더 걸리더라며 환불을 요구했다. 제조사 상담원이 “음식물 두께나 양 등에 따라 조리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고 거듭 설명했지만 막무가내였다.

또 다른 소비자는 얼마 전 구매한 TV가 옆에서 보면 화면이 뿌옇게 흐려지거나 일부 화면에서 화질이 떨어진다고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조사 측에서는 영상의 화질이 떨어질 경우 화면이 뿌옇게 보일 수 있으며 측면에서 보면 당연히 화면이 흐리게 보인다며 환불 불가 방침을 밝혔지만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제조사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게 확인됐음에도 환불을 지속 요구해 난감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외 소비자고발센터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종종 누가 봐도 작동 미숙이거나 소비자 과실임에도 무리하게 목소리를 높이며 환불이나 교환을 요구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정도가 심한 갑질의 당사자는 ‘쇠고랑’을 차기도 한다. 과거 구매해 냉장고에 넣어놓은 고가의 상황버섯이 썩는 피해를 봤다며 제조사를 끊임없이 겁박해 사기와 공갈,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된 사례는 너무나 유명하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사유로 환불이나 보상을 요구하는 블랙컨슈머 사례는 전자제품 업계에도 비일비재하다”며 “이로 인해 고객센터 상담원이나 서비스센터 수리기사가 곤욕을 치루는 일이 많은 만큼 과도한 클레임을 자제해줬으면 하는 게 제조사나 서비스센터 관계자 모두의 바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만드는신문 (http://www.consumer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profile photo
RAE DO 2018-11-23 15:04:04    
과도한 클레임을 자제해줬으면 하는 게 제조사나 서비스센터 관계자 모두의 바람일 것
이외 해결방법을 주는게...
저렇게 하면 안절부절 못한다는 걸 알려주는 기사를 보여주는 것 같음.
감정에 호소한다고 이해할 사람이면 갑질을 안하지요.
118.***.***.54
삭제
Head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