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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차에 휘발유 주유....자동차 혼유 사고 분쟁 잦아

셀프 주유 아니라도 소비자 확인 의무 커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2018년 12월 01일 토요일 +더보기
경유차에 휘발유를 주유하는 등 자동차 혼유 사고가 빈번해 주의가 요구된다. 혼유 사고 시 적게는 수십 만 원에서 수백 만 원 이상의 차량 수리비용 발생하면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당진시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10월 자신의 디젤엔진 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하는 사고를 겪었다. 박 씨에 따르면 당시 주유소 측은 유종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직원의 실수를 인정했다.  박 씨가 연료 탱크와 라인 세척, 연료필터 교환 등의 수리를 진행하면서  28만 원의 수리비용과 대차 비용 6만 원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후 주유소 측은 수리비의 60%만 보상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고. 박 씨는 “100% 주유소 측의 과실로 혼유 사고가 발생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말을 바꾸고 수리비 전액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억울해 했다.

자동차 혼유 사고는 급유 종류를 착각해 경유차(디젤차)에 휘발유를, 휘발유차(가솔린차)에 경유를 주유해 발생한다. 상대적으로 경유차에 휘발유를 주유하는 사고가 많은데 경유차의 연료주입구와 주유기의 직경이 휘발유 차 보다 넓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차량이 휘발유를 사용하고 디젤 엔진은  SUV나 버스, 트럭에 적용되던 시절에는 혼유사고가 문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디젤 승용차가 많아지면서 휘발유를 주유하는 혼유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셀프 주유소가 많아지면서 자신의 차량에 주입되는 연료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혼유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혼유 사고 시에 소비자는 주유소 측의 과실 여부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 주유소는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어 수리비용과 렌트비 등을 보상받을 수 있다. 영업배상책임보험은 영업관 관련해 고객에게 가한 인적, 물적 손해에 대해 보험사가 보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에스오일, GS칼텍스 등 브랜드를 걸고 영업하는 주유소라도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 만큼 운전자 자신이 직접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주유소 측의 100% 과실이 인정되기 힘든 경우도 많다. 올해 초 나온 판결에 따르면 고객이 미리 직원에게 유종을 알리지 않은 경우  고객에게도 30%의 과실을 물었다. 재판부는 차량 외관으로 유종 구별이 어렵고 차주가 유종을 알려주지 않았으며 시동을 끄지도 않은 채 주유를 요청했다는 이유로 주유소 측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법무법인 제하의 강상구 변호사는 “법원의 과실 비율 판결을 미루어  소비자 역시 주유기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결 취지”라며 “운전자 역시 주유원에게 전적으로 맡겨놓기 보다는 차량의 유종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유종에 맞는 주유기 앞에 정확하게 차를 대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디젤엔진 차량의 경우 휘발유만 있는 주유기 앞에 차를 세우고 기다렸다면 소비자의 과실이 커질 수 있다”면서 “늘 자주 가는 주유소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에는 주유원에게 ‘경유 얼마 넣어주세요’ 하는 식으로 정확히 말하고 블랙박스에 음성에 녹음이 돼 있으면 입증이 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주유 중 시동 끄는 습관으로 피해 최소화...만일의 상황 대비해 주유 영수증 챙겨야

혼유 사고가 발생한 차는 출력이 급격히 떨어져 시동이 꺼지는 증상이 발생한다. 엔진 소리가 작아지면서 심한 진동이 느껴지면 연료계통에 문제가 생겼거나 엔진이 손상된 경우다. 주유 후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운행을 중단하고 정비업체를 찾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시동이 꺼진 상태로 주유 중 혼유 사고가 발생한 경우, 엔진까지 연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연료탱크 세척이나 교체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니 주유 전 꼭 시동을 끄는 습관을 들이는 게 혼유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시동을 켠 상태로 주유 중 혼유 사실을 알아챘다면 주유를 중단하고 즉시 시동을 꺼야 한다. 주행 중 알게 된 경우도 마찬가지로 즉시 차량을 갓길에 대고 시동을 끄는 것이 좋다. 연료가 엔진까지 들어갔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높은 수리비를 각오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보험 처리에 필요한 주유 영수증을 꼭 챙기는 게 좋다.

셀프 주유 시에는 주유기의 색깔을 확인해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혼유 사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일부러 셀프 주유소를 찾는 경우도 많다. 다만 셀프 주유소는 휘발유와 경유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기계가 설치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셀프 주유 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주유기의 색깔이다. 일반적으로 휘발유는 노란색, 경유는 파란색이나 초록색 주유기를 사용한다. 덧붙여 고급 휘발유는 초록색이나 빨간색 주유기를 주로 쓴다. 물론 모든 주유소가 유종별 주유기의 색깔을 통일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유 전 유종이 맞는지 다시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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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구 주위에 유종을 표시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종을 나타내는 스티커나 주유구에 끼울 수 있는 혼유 방지 링 제품이 최근 많이 판매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주유구에 주의 문구 등이 부착돼 있다. 하지만 주유하는 사람에게 유종을 한 번 더 환기시키면 혼유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유소 측의 과실이 명확할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해당 주유소가 혼유 사고 관련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경우 보상을 회피하는 사례도 많다”며 “운전자 스스로 혼유 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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