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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 사이판노선 결항여부 항공사마다 달라 '혼란'...기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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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 사이판노선 결항여부 항공사마다 달라 '혼란'...기준 없나?
  • 송진영 기자 songjy@csnews.co.kr
  • 승인 2018.11.27 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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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로 인한 항공기 결항을 고지하는 시기를 두고 소비자들이 불만을 높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항공사가 신속하게 결항여부를 결정해주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항공사 측은 현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기 전에 섣불리 결항을 결정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그 이면에는 결항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하고 싶다는 양측의 욕심이 깔려 있지만, 항공사마다 결항을 고지하는 시기가 달라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항공기 결항은 불가피한 사안으로 항공사나 소비자 모두에게 여러 가지 문제를 초래한다. 얼마 전 불어 닥친 초강력 태풍 위투로 인해 사이판 공항이 폐쇄되면서 항공기들은 잇따라 결항됐고 현지에 있던 국내 여행객들은 발이 묶이는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이후에도 사이판 공항이 재정비되는 데 시간이 소요되면서 사이판 여행을 계획하고 항공권을 구매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함이 가중됐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10월 초 사이판 여행을 계획하고 12월 6일 밤 10시 10분에 출발하는 제주항공 사이판행 항공권을 구매했다. 항공권 구매 후 현지 렌터카와 호텔 예약을 마치고 여행을 기다리던 김 씨는 10월 25일 태풍으로 인해 사이판 공항이 폐쇄되면서 항공기가 줄줄이 결항된다는 뉴스를 접하게 됐다.

이후 불안한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김 씨는 11월 초 여행 한 달을 남겨두고 사이판행 항공기가 정상 운항되지 않자 제주항공에 향후 상황을 물어봤더니 “결정된 것이 아직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김 씨는 “결정된 것이 없으니 기다리라는 식의 말은 항공권뿐 아니라 현지 일정을 미리 예약한 사람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드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12월 3일 제주항공 사이판행 항공권을 구매한 충남 천안시의 강 모(남)씨도 한목소리로 제주항공에 불만을 제기했다. 강 씨는 “6개월 전 구매하고 오매불망 여행을 기다렸는데 여행 일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는데도 제주항공은 확정된 것이 없다는 식의 입장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 자연재해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 vs. 불안한데 마냥 기다려야하나

인천-사이판행 노선을 운항 중인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3곳이다. 10월 말 사이판 공항 폐쇄 발표 직후 아시아나항공은 11월 25일까지 항공기 결항을 고지했고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11월 16일까지 결항을 고지하며 항공권 취소를 수수료 없이 진행했다.

1차 결항 발표 이후 사이판 공항의 피해 복구가 늦어지면서 11월 초 티웨이항공은 '항공기 운항을 내년 3월 31일까지 결항한다'고 밝혔고 아시아나항공은 '12월 19일까지 결항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항공만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쳐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던 것.

제주항공은 11월 중순 무렵 사이판 공항이 일정 부분 정비돼 주간편 운항만 정상화됐다는 현지 발표가 나오면서 야간 편 항공권을 예매한 소비자들에 한해서 일체의 수수료 없이 주간편으로 변경해주기 시작했고 변경을 원치 않을 경우에는 수수료 없이 취소를 안내하고 있다. 취소는 3월 31일까지 가능하다.

확인 결과 주로 야간편을 운항하던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결정이 빨랐지만 주·야간편 운항을 함께 하던 제주항공은 결정을 빨리 내릴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사이판 공항 폐쇄 발표 직후 사이트 고지뿐 아니라 이용객 개개인에게 문자를 보내 상황을 안내했고 상황이 바뀔 때마다 고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사이에 답답함을 느꼈을 소비자들이 있었을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은 되지만 현지 상황을 파악해야 했으므로 피치 못할 상황이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내년 3월까지 사이판행 항공기 결항을 결정한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야간편 운항을 해왔기 때문에 자사 영업 측면과 현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계일정은 비운항하기로 했다”며 “현재 사이판 공항이 주간편 운항이 정상화됐고 향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티웨이항공 결항 일정에는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 여행은 몇 개월 전부터 계획을 세워 항공권을 구매하고 일정을 정해 여행 출발까지 기대하며 기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항공기가 결항되거나 여타 사정으로 인해 여행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돈을 떠나 허무하기 이를 데 없다. 따라서 항공사에 보다 빠른 결정을 바라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항공사도 현지 공항의 공식 발표나 외교부, 국토교통부 등 국가 기관을 통해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 만큼 결항을 신중하게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도 이러한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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