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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편안한 끝맺음을 위해 요양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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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편안한 끝맺음을 위해 요양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 백병성 소비자문제연구소 소장 csnews@csnews.co.kr
  • 승인 2018.11.28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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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내국인 기준으로 2017년에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고 외국인을 포함한 인구 기준으로는 2018년 ‘고령사회(14.3%)’에 진입했다. 통계청은 현재 추세라면 2060년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4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사회는 고령화와 만성 질병, 최근 노인들이 소외되고 자살률이 높아지는 등 노인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연간 진료비가 2017년 처음으로 400만 원을 넘어섰다. 전체 진료비의 38.8%에 해당하는 재원을 노인들이 쓰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가족구조와 가치관의 변화로 독거가구 또는 노인가구 비율이 67.5%에 이르고 노후생활비를 자녀가 부담하기를 기대하는 노인은 14.8%에 그치고 있다. 노인들은 자식에게 부담을 지우기를 최대한 피하려 하고 있고 그래서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하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을 가게 된다. 

그러나 노인이나 가족 모두 말은 하지 않지만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한번 가면 돌아오기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을 선택하게 된다.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더라도 죽음에 이르렀을 즈음 따뜻한 우리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임종을 맞이하고 싶은 것이 모두의 바람이고 로망이다. 2013년 여론조사결과 한국 사람이 죽기 원하는 장소는 자택 57.2%, 호스피스 19.5%, 병원 16.3% 순으로 나타났다.

현실은 다르다. 2013년 사망자수 268,088명 중 자택에서 죽은 이는 17.7%에 불과하고 의료기관에서 생을 마친 이가 71.5%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10명중 7명 넘게 집에서 가족의 애정과 보살핌을 받으면서 편안하게 죽는 것이 아니라 줄줄이 주사 바늘을 꽂고 산소 마스크를 쓰고서 차가운 병원침대에서 고통과 고독 속에서 죽는 것이다.

더구나 병원은 물론이고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초차 별도의 임종공간이 있는 곳은 몇 안 된다. 이럴 땐 같은 병실에 있는 환자는 동료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원치 않는 경험도 해야 한다. 삶의 질도 중요하지만 죽음의 질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택에서 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요양서비스를 외부의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하여 서비스를 받는 것보다 자택에서 방문서비스를 받는 것이 좋다. 그런데 만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자격을 갖춘 내 가족이라면 더 말할 것 없이 좋을 것이다. 이럴 때 자격 갖춘 가족에게는 서비스에 대한 적정한 급여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고용문제도 해결되고 노인의 삶도 좋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질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지금도 복지부가 장기요양기관의 질 평가를 하고 있으나, 실효성과 정보의 활용 면에서 한계가 있다. 이를 보다 소비자(이용자)중심으로 체계를 보완하여 평가지표도 편안함, 즐거움 같은 이용자가치를 중심으로 그리고 평가자체를 소비자단체(기관)에서 공정하게 하는 것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평가결과가 소비자의 선택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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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경우 대단한 치료가 없음에도 소비자는 월 150만원 내외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이것은 요양원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부담이 너무 크다. 원인은 간병비의 부담을 소비자가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간병인을 병원에서 관리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환자가 고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만약 소비자와 간병인간에 문제가 발생해도 소비자는 간병인 개인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구조이다. 이와 같은 점에 속히 개선되어 요양병원의 간병인을 제도권으로 흡수하여 간병인의 자격운영과 함께 소비자의 부담 경감 책 등 보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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