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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명의도용 3개월 지나야 인지 가능...입증 책임도 소비자 몫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2018년 12월 07일 금요일 +더보기

신분증을 도용해 휴대전화를 추가로 개통하는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서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만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사들은 이런 경우에 대해 약관을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다.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소비자고발센터로 접수된 휴대전화 명의도용 관련 민원은 총 4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3건)보다 늘었다. 이 중 대부분이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 판매점이 넘겨받은 신분증을 통해 단말기를 추가로 개통해 피해를 본 경우다.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단말기를 개통하면 주민등록증 사본이 필요하고 가입 이후 명의자 휴대전화로 확인 절차를 거친다. 온라인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번호, 공인인증서나 당사자 카드로 인증을 해야 하며 역시 주민등록증 사본과 전화 확인이 필요하다.

추가로 개통된 단말기의 경우 명의자에게 요금 연체 사실이 통보되고서야 명의도용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현재 연체 사실이 명의자 본인에게 알려지는 기간은 연체 후 통상 3개월 정도다. 이를 달리 말하면 최소 3개월분의 원치 않는 요금을 납부해야 된다는 이야기다.

서울시 금천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 모(여)씨는 아이폰8을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말에 판매점 측에 신분증 사진과 개인정보를 넘겼다가 추가로 개통된 단말기로 인해 요금 폭탄을 맞았다. 이 씨도 초기 3개월 동안은 추가 개통 단말기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신용정보회사로부터 채권추심 통보를 받고나서야 명의도용 사실을 알아차렸다.

더욱 문제는 이같은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경찰에 알리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데다 이통사들도 가입자가 직접 명의도용 사실을 입증하지 않는 이상 구제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약관을 통해 이동전화사업자는 ‘본인여부 확인 소홀’로 인한 피해 발생 시 제 3자에게 일체의 요금 청구 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해 놨다.

명의도용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통신사는 피해자에게 명의도용으로 볼 수 없는 근거를 알려주며 피해자가 이에 납득하지 못하면 ‘통신사 명의도용 민원중재센터’를 통한 조정이나 경찰 수사를 통해 해결 받아야 한다.

이 씨도 명의도용 사실을 LG유플러스에 알렸지만 정상적으로 본인인증 과정을 거친 것으로 판단돼 105만 원의 기기값과 해지로 인해 발생한 위약금 26만 원을 부담하게 됐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가입 과정에서 신분증스캔과 명의자에게 유선상으로 직접 확인하는 등 본인인증이 확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대리점과 판매점 차원에서 작정하고 명의도용을 시도할 경우 범죄행위로 볼 수는 있지만 가입자가 명의도용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당하게 개통돼 가입자가 피해를 본 사실이 입증된다면 요금 면제 등의 조치를 취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명의도용 피해에 대해 이통사에게 책임을 확실히 묻도록 하고, 추가개통 사실을 가입자가 좀 더 빨리 인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관계자는 “경찰에 알려 형사적 절차를 밟은 뒤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야만 보상이 가능한 것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본인인증 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명의도용이 가입과정에서 일어난 것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통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관계자는 “이용자가 명의도용 사실을 알게 되는 시점에 따라 피해금액도 달라진다”며 “요금 연체사실을 빨리 알게 되면 피해는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연체 통보 시점만 앞당겨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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