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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기자수첩] 칼자루 쥔 금융위, 신음하는 금감원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2018년 12월 10일 월요일 +더보기

금융정책부처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기관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금융위가 예산과 인사권을 무기로 금감원의 기능과 조직 축소를 압박하면서 양자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융감독원 지부는 최근 '금감원 길들이기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금융위가 금감원에 대한 예산심사권을 무기로 금감원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발표했다. 금감원 노조는 분노표명을 넘어서서 금융위 해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최근 금융위가 자기 예산과 업무는 확대하면서 금감원에는 예산 및 조직축소를 요구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의 처사에 대해 '너희는 자체적으로 뭘 하지 말고, 숨만 쉬라"고 하는 것 같다는 푸념을 쏟아내기도 했다.

확실히 최근 금융위의 행보에서는 금감원에 대한 강한 불신이 읽힌다.

금융위는 내년 예산을 30% 넘게 늘려 놓고는 금감원 예산은 대폭 삭감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단순히 금감원 예산 축소에 그치지 않고 금감원 예산의 재원노릇을 하는 감독분담금 제도 자체를 손 보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금감원 예산이 현재 규모보다 30% 줄어들 것이란 얘기가 금감원 내부에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금감원 조직도 계속 축소되고 있다. 올해 팀장 자리를 16개 없앴고, 내년 2월에 있을 조직개편을 통해 15개를 추가로 줄여야 하는 처지다. 관리자급  비중도 앞으로 10년간 계속 낮춰야 한다. 이로 인해 4급 선임이나 3급 수석들의 승진길은 꽉 막혀버렸다.

물론 금감원 예산 삭감과 조칙축소는 스스로 자초한 면도 있다. 지난해말 감사원에서 방만경영이라는 진단을 받은 탓이다. 

하지만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라면서 조직을 마구잡이로 줄이는 것은 너무하다는 게 금감원 내부의 분위기다. 특히 감사원 감사결과에 편승해 금융위가 금감원의 고유 업무에 손을 뻗치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특히 정책부처인 금융위가 소비자보호업무를 확대하겠다면서 금감원 영역에 거침없이 발을 들이고 있는 데 따른 반감이 크다.

금융위는 소비자보호조직을 신설하기로 한데 이어 최근에는 금감원이 지난해 꾸렸던 금융소비자TF를 따로 발족시키면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금융위에 대한 금감원 직원들의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보이스피싱 대응업무, 민원 대응 등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어려운 일은 금융위가 최종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금감원에 떠넘기다시피 하면서 정작 금융감독을 위해 조사권을 달라는 요구에는 냉담하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감사원으로부터 방만경영을 지적받은 만큼 금감원의 조직 축소와 예산 삭감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금감원 예산 삭감과 관련해 금융위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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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예산 절감과 관련한 합의 각서를 제출했고 이행하기로 했으며, 기재부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예산의 적정성 등을 판단하고 이를 종합해서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소비자보호 강화는 금감원 길들이기가 아닌 마땅히 금융위가 챙겼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금감원과 금융위 갈등을 금융업계 전체과 국민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양 기관의 갈등 봉합에 정치권이 나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전격 회동했는데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이 두 조직 간 갈등을 봉합하는 차원에서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한 과제인 금융개혁과 소비자보호를 위해서는 금융당국 스스로도 뼈를 깎는 개혁을 해야 할 것이다. 다만 지금의 형국을 들여다보면 금융위와 금감원의 반목에서 칼자루를 쥔 쪽은 어디까지나 금융위이고 그 칼날이 금감원쪽에만 겨눠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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