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통신대리점 중고단말기 꿀꺽하고 폐업 잇따라

페이백 사기 방식과 유사...본사 책임 묻기 어려워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2018년 12월 09일 일요일 +더보기

이동통신사 판매점들이 소비자로부터 중고 단말기를 매입한 뒤에 대금을 주지 않은 채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사고가 본사와는 무관하게 일선 판매점에서 이뤄지는 범죄이기 때문에 이통사 차원의 보상이나 실질적인 제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중고 단말기 사기의 경우 과거 발생했던 페이백 사건과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입 과정에서 가입자가 중고 단말기를 반납하면 대금을 할부원금에서 빼준다거나 한 달 뒤에 지급한다며 시간을 끈 뒤 폐업해버리는 식이다.

인천에서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선 모(남)씨는 "페이백을 준다고 하고 폐업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중고 단말기를 대량으로 매입한 뒤 팔고 잠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백 등으로 유혹한 뒤 잠적...시간 끌다가 오리발

실제 충북 청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김 모(여)씨는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 지난 9월 휴대전화를 교체하면서 기존에 쓰던 기기를 반납했다. 해당 영업점 직원은 한 달 뒤에 돈을 주겠다며 돌려보냈지만 김 씨는 3개월이 지나도록 대금을 받지 못했다. 차일피일 미뤄지자 김 씨는 최근 다시 영업점에 방문했지만 이미 폐업하고 없어진 상황이었다.

김 씨는 “처음에 페이백 등 좋은 말로 상품가입을 유도하고 계약을 하고 나니 줘야 될 기존 단말기 대금도 주질 않았다”며 “영업사원 말에 속아 기존통신사에서 위약금을 내면서까지 기기를 변경했는데 폐업 후 도주한 사실을 알고는 너무 허탈했다”고 하소연했다.


단말기 대금을 일부만 지급하고 시간을 끌다 떨어진 시세로 인해 지급할 수 없다고 내빼는 경우도 있다. 상식적으로 계약 시점의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맞지만 어르신 등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들은 복잡한 시세를 운운하는 영업사원에게 속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 동작구에 거주하고 있는 신 모(남)씨는 지난 6월 강변테크노마트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하면서 기존에 쓰던 갤럭시S7 단말기를 반납했다. 해당 영업점에선 단말기 값 일부를 지급한 후 추후 페이백과 함께 남은 대금을 함께 주기로 했다. 이후 영업점에서 5개월이 지나도록 약속한 돈을 주지 않자 신 씨는 직접 항의해 페이백은 받아냈지만 그 동안 시세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남은 중고 단말기 대금은 받지 못했다.

신 씨는 “애초에 계약한 시점이 6월인데 대금 지급이 12월이라고 현재의 시세를 토대로 돈을 지불하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는 명백한 사기행위이기 때문에 법적인 절차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KT, LGU+ 등 이통사들은 판매점에서 저지른 범죄이기 때문에 책임을 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중고 단말기 보상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문제 발생시 직접 책임을 질 수 있지만 판매점에서 작정하고 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며 “대리점을 통해 판매점과 계약을 끊는 방법 외에는 제재 수단이나 소비자에게 보상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와 시민단체에서도 현재로선 소비자가 조심하고 예방하는 방법 외에는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이통사에게 책임을 물기에는 현실상 어렵다”며 “가입 과정에서 단말기 반납과 동시에 대금을 받거나 이를 확약할 수 있는 계약서를 작성해 피해를 예방하는 게 가장 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반납 시 이를 계약서상에 확실히 명시하거나 별도로 녹취를 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만약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바탕으로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청구를 하면 보상 받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철한 국장은 “과거 페이백 사기 사건의 경우 피해 규모가 크고 대대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이통사에게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을 전가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중고단말기 사기는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사례가 많지 않아 이통사에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만드는신문 (http://www.consumer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Head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