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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인증마크②] 친환경 인증 신뢰도 바닥...인증 남발하고 관리 부실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2019년 01월 03일 목요일 +더보기

정부가 품질관리와 소비자보호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각종 인증마크에서 여러 허점이 드러나면서 제구실을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통해 '환경마크'의 허술함이 드러났고 '유기농마크'는 살충제 달걀을 걸러내지 못했다. 부품값 거품을 빼기 위해 도입된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도' 역시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못 믿을 인증마크> 기획을 통해 각종 인증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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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에 사는 강 모(여)씨는 친환경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 장을 볼 때도 유기농이나 무농약 식품을 고르는 편인데 계속 친환경을 고집해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졌다. 지난해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는가 하면 마늘이나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 가릴 것 없이 저급품을 친환경으로 속여 판매하는 사례도 속속 적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 씨는 “건강을 위해서 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제품을 고집해왔는데 소용없는 일인가 싶다”며 답답해했다.

소비자들은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라는 믿음으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지만 점점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기농이나 무농약, 무항생제 등 친환경 농축수산물에 부여하는 인증 제도의 부실한 관리 문제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크게 '친환경농산물 인증(유기 농산물, 무농약 농산물)'과 '친환경축산물 인증(유기 축산물, 무항생제 축산물)' 등의 친환경농축산물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무려 5가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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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농 농축산물과 무농약 농산물, 무항생제 축산물임을 알리는 인증마크.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에겐 용어 정의 자체뿐 아니라 무려 5가지로 나눠진 종류를 구별하기도 쉽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인증 마크 정의는 △유기농산물=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유기합성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시비량의 3분의 1이하로 사용한 농산물 △유기축산물=항생제, 합성항균제,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사료를 먹여 사육한 축산물 △무항생제 축산물= 항생제, 합성항균제,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고 무항생제 사료로 사육한 축산물 등이다.

친환경농축산물 생산자, 수입자, 재포장해 유통하는 취급자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지정한 인증업무를 대행하는 기관에서 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

◆ 살충제 계란부터 무농약 인삼과 쌀까지...친환경인증 농축산물 사건사고로 신뢰도 추락

하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알린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신뢰도에 수차례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2017년 민간 인증업체를 통해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농가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당시 이 인증업체는 계란 시료 채취나 성분 검사도 없이 인증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친환경 축산물 인증을 받은 농가 189곳에서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동물용 의약품 사용이 적발되는가 하면 친환경인증을 받은 후 농약을 살포해 재배한 농가가 생기기도 했다.

서류상으로만 무농약 인삼을 만들어 유통한 농민과 농협직원, 일반 쌀을 무농약으로 속여 판매하는 일도 일어났다. 최근에는 일반 돼지고기를 무항생제 돼지로 속여 팔기도 했다. 유기농 인증을 받지도 않고 허위로 표시해 판매한 커피업체 임원이 구속된 사례도 있다.

친환경 인증 관련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인증제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낮아졌다.

지난 국감에서 김종회 의원(민주평화당)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농식품 인증제 소비자 인지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인증제를 신뢰한다는 소비자는 100점 만점에 '54.5점'으로 뚝 떨어졌다.

최근 5년간 60점 후반대의 신뢰도를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국가 인증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서 50점대로 깎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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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국가인증제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관리가 부실해서(31.3%)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믿음이 안 간다고 응답한 의견도 24.1%로 많았다. 이어 살충제 계란 파동(9.9%), 언론의 부정적 보도(6.0%), 인증 제품의 유해 성분 검출(5.7%), 인증마크 남발(4.8%) 등이 신뢰할 수 없는 이유로 꼽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인증을 남발하면서 관리 감독은 부실하게 해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수수료 수익 위해 인증 남발...법 개정, 해법될까?

친환경 농축산물 인증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인증받은 약 60여 개의 민간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들 인증업체에 농가가 수수료 등을 지불하고 친환경 인증을 신청하면 접수 후 심사를 받는 방식이다. 인증기관들은 수수료가 주요한 수입원이 되므로 부실한 서류만으로도 인증을 남발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게다가 이들 인증기관을 관리하는 농림축산식품부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이 퇴임 후 인증기간에 근무하는 일이 많아 관리가 더욱 부실해진다는 지적이다.  친환경축산물인증 인증심사원은 농업이나 식품 등 관련 국가기술자격 보유자나 관련 경력 5년 이상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퇴직한 공무원이 민간 대행 업체에 재취업하면서 관리감독해야 할 공무원과 유착해 부실 인증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돼도 '시정명령' 뿐 별도 제재가 없는 솜방망이 규정도 문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친환경인증의 관리강화로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지난 12월 31일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가 축사와 축산물에 농약을 사용한 경우 즉시 인증을 취소한다. 기존 '시정명령'에서 한층 강화됐다.

민간 인증업체에 농림축산식품부 관리가 퇴임후 취임하는 등 무분별한 재취업을 차단하고자 관련 업무 경력만으로 인증심사원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규정도 폐지했다.

농식품부 측은 “친환경농어업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그간 운영상의 미비점들이 상당부분 개선되고 보완됐다"며 "이번 개정이 친환경인증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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