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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규고객에 현금지급까지...휴면계좌 증가 우려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2018년 12월 23일 일요일 +더보기

일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비대면 채널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현금 지급 이벤트를 비롯해 도를 넘는 출혈 경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신규 및 휴면 고객들에 대해 국내주식거래수수료 무료, 타사 이전 고객에 대해 현금 지급 등 다양한 미끼를 던지고 있는데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해왔다. 과도한 경쟁이 장기화되면서 증권사들 역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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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은 오는 31일까지 스마트폰으로 주식 계좌를 개설하는 신규 고객에게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 5년 무료 혜택과 현금 2만 원을 즉시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조건 없이 비대면 계좌 개설만으로 현금 2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이 증권사는 주식거래 금액 1000만 원 이상 조건을 충족하면 신세계 상품권 5만 원, 거래 금액 100만 원 이상 1000만 원 미만인 경우 3만 원을 추가 지급해 실질적으로는 거래 금액 1000만 원 기준 7만 원 페이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이 제시하는 조건도 파격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28일까지 비대면 채널로 주식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 5년 무료 혜택과 더불어 거래 금액과 상관없이 현금 1만 원과 펀드 쿠폰 2만 원을 지급한다. 

이와 별도로 해당 계좌를 통해 100만 원 이상 주식 거래를 하거나 잔고를 이벤트 종료일까지 유지하면 현금 4만 원과 펀드 쿠폰 3만 원을 추가 지급해 총 7만 원 상당의 혜택을 추가로 받아 신규 가입시 받은 혜택을 포함해 총 10만 원 상당의 페이백을 받을 수 있다. 실질적으로 주식거래 계좌 잔고의 10%를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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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증권사는 비대면 계좌개설만으로도 해당고객에게 '현금 1만 원+펀드 쿠폰 2만 원' 100만 원 이상 잔고 보유 또는 주식거래시 '현금 4만 원+펀드 쿠폰 3만 원'을 지급한다.

이 외에도 키움증권(대표 이현)도 내년 2월 1일까지 비대면 계좌를 처음으로 개설하는 고객에게 1만 원 이상 주식 거래시 현금 1만 원, 100만 원 이상 주식 거래 시 현금 3만 원을 제공하는 페이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계좌 개설로 혜택만 챙기는 얌체 투자자 늘어...휴면 계좌 양산 우려

이처럼 일부 증권사들의 과도한 마케팅이 이어지면서 계좌 개설 후 혜택만 받아 챙기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금 페이백을 실시하는 증권사들 대부분이 특별한 제한 조건을 달고 있지 않아 계좌 개설 후 현금만 받고 계좌를 사실상 휴면계좌로 방치하거나 기존에 투자를 하던 고객들은 대체입고 혜택이 큰 증권사로 이전하면서 받는 페이백을 쏠쏠하게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혜택을 제공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도 혜택을 골라 챙기는 '체리피커'들의 존재를 일찌감치 인지하고 있지만 뚜렷하게 제재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페이백 이벤트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가 등장한 수 년 전부터 이미 일부 증권사에서 선보였고 비대면 채널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객 모집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프로모션이기 때문이다.

과거 일부 증권사들은 비대면 계좌 개설 시 직전 타사 계좌 개설 이력을 검토해 단기간 증권 계좌를 다수 개설한 고객은 계좌 개설을 막거나 혜택을 받지 못하게 조치했지만 현재는 다수 증권사들이 제한 조건 없이 그대로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 2016년, 금융투자업자가 일정 금액 이상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면 준법감시인에게 사전보고하도록 하는 '증권사의 재산상 이익 제공과 관련한 규제'를 사후보고 방식으로 완화하고 재산상 이익 한도도 폐지하면서 과도한 경쟁이 불을 붙고 있다. 현금 이벤트를 비롯한 증권사의 과도한 프로모션에 대한 제동장치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다만 국내주식거래수수료 무료, 현금 페이백 등의 이벤트가 장기화되면서 모객 효과가 다소 떨어지고 있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제대로 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실투자를 할 수밖에 없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큰 손해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여러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있지만 신규 가입자만 가능하고 충족 조건을 다 따지고 나면 실제 혜택을 누리는 고객은 소수에 불과해 증권사 입장에서도 감내할 만하다"며 "다만 무료수수료 혜택은 수수료 수익과 직결돼 다들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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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증권사에서는 휴면 계좌로 분류된 고객들에게 휴면계좌 존재를 알리고 있다.

문제는 과도한 프로모션으로 인해 계좌만 개설해놓고 거래 실적이 없는 '휴면 계좌'를 다수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휴면 계좌는 최근 6개월 간 매매 및 입·출금, 입·출고 등이 발생되지 않은 예탁자산 평가액 10만 원 이하인 계좌를 말한다.

지난 7월 KB증권 직원의 고객 휴면계좌 횡령 사건 이후 금융당국과 협회, 각 증권사는 휴면계좌 주인 찾기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휴면 계좌 양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적용 중이지만 이와 같은 묻지마 이벤트가 양산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휴면 계좌 양산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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