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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공룡 GA㊥] 외형경쟁 치중하다 '불완전판매 온상' 전락

황두현 기자 hwangdoo@csnews.co.kr 2019년 01월 04일 금요일 +더보기
금융권에서 소비자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보험사다. 보험금 지급거부, 자문의사제도 남용 등 다양한 문제가 속출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보험설계사로부터 파생되는 문제가 심각하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보험독립대리점(GA)의 급성장이라는 트렌드 변화가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GA는 금융감독의 사각지대에서 소비자 피해를 키워왔다는 원성을 받아왔고 결국 금융당국이 GA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천명하고 나섰다. GA로 인해 파생되는 소비자문제와 제도적 한계, 보완방안을 3회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보험대리점(GA)들은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관리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바람에 다양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GA 가운데 상당수가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외형성장에 치중하면서 소비자 보호를 도외시 했고 이로 인해 'GA=불완전판매 온상'이라는 불명예를 자초한 상황이다. 

단적으로 보험사에 소속된 전속설계사의 불완전판매비율이 0.19%인데 비해, GA의 불판율은 0.28%로 약 1.5배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설계사 채널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설계사 정착률 또한 GA가 보험사에 비해 3분의 1에 불과한 상황이다. 설계사들의 잦은 이직은 이른바 '고아계약'을 발생시켜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겪는 문제로 이어진다. 

또 GA 간의 과열경쟁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잇따른다. 

보험회사로부터 더 많은 보상을 받아내기 위해 허위 계약을 작성하는가 하면 비자격 설계사에게 수수료를 부당하게 지급하기도 한다. 또한 보험계약자에 부실판매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더라도 GA는 책임이 없다며 보험회사에 책임을 떠넘기기도 한다. 

반면 GA업계는 보험시장 성장과 소비자의 상품 선택권 확대에 보험대리점이 기여한 역할이 크다고 설명한다. 오히려 보험회사가 GA의 시장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해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계약보험료 및 설계사수.jpg

◆ 대형화 경쟁으로 허위계약 등 일탈행위 난무 

GA에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는 대부분 판매실적 양산으로 인한 몸집키우기 경쟁에서 비롯한다. 전체 보험대리점 수는 3만 여개로 유지되고 있지만 지난 2년 간 모집인 500명 GA가 5곳 늘어난 반면, 100명 이하인 곳은 51개나 줄었다. 그만큼 GA의 대형화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설계사가 1만 명을 넘는 초대형사도 GA코리아(1만 4467명), 글로벌금융판매(1만 2714명), 프라임에셋(1만 2542명) 등 3곳이다. 

문제는 몸집을 불이는 과정에서 일탈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리계약, 경유계약 등을 통해 계약 건수를 허위로 늘리는가 하면 이를 통해 보험사로부터 막대한 수당을 타내기도 한다. 엄연히 보험업법에 금지된 '모집종사자의 명의를 이용한 보험모집'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보험업계는 상품 판매의 전문성은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판매 실적만 올리다보니 후유증이 발생했고 당분간은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GA 마다 유형이 다르지만 급격하게 성장한 GA의 경우 규모가 작은 곳끼리 이합집산한 경우가 있어 조직이 관리되지 않는 곳이 있다"며 "강력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쉽게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점업계는 성장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긴 했지만 이를 전체의 문제로 보긴 어렵다고 반박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금융당국의 규제와 대리점 자체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면서 불완전판매비율 등 각종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소형사는 통제망을 벗어나 있다는 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보험대리점은 4000여개가 넘지만 내부통제 조직 등을 갖춘 500인 이상 대형GA는 55곳에 불과하다"며 "설계사가 수 명에 불과한 영세한 곳도 있어 모든 대리점의 관리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 실적 늘리려 대리서명에 허위계약 .. 보험설계사인 A 씨는 다양한 상품군을 취급하고 싶은 꿈을 안고 대형 GA로 이직했다. 하지만 그는 운영실태를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지점장이 계약자 대신 본인이 사인을 하는가 하면 설계사 코드가 없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 코드로 계약 내용을 입력하라고 종용했다. 게다가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 허위로 급여를 지급하기도 했다. A 씨는 참다 못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해당 대리점의 영업정지를 청원했다. 
보험대리점 현황.jpg

 무자격자 통해 보험모집하고 수수료 부당지급...금감원 단속도 소용없어

보험대리점의 부당모집행위 중 가장 빈번한 사례는 수수료를 부당하게 지급하는 일이다. 

이는 보험업법 99조 '보험모집에 관한 수수료 부당지급'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GA는 같은 보험사와 모집에 관한 위탁계약이 체결된 다른 GA나 소속 설계에 대한 경우 외에는 타인에게 모집에 관한 수수료를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 대리점 업무 정지 및 과태료 부과 등의 제재조치를 받게 된다.

그럼에도 보험모집 자격이 없는 사람 등을 동원해 보험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부당지급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반인들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다보니 불완전판매가 자주 발생하고, 그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상황이다.

금감원이 수시로 단속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부당모집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현행법을 위반한 혐의로 12개 GA에 과태료 8550만 원을 부과했다. 디앤아이코리아가 14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아 제재가 가장 컸다. 다이나믹정도와 이프컨설팅은 각 87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라이프플러스에셋과 동부금융플러스 등 6개사도 각 700만 원 이상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 설계사 자격 없어도 괜찮아.. 주부 C 씨는 최근 보험대리점 사업자에게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설계사 자격을 취득하지 않더라도 모집실적만 있으면 그에 따른 수당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그곳에는 A 씨 외에도 모집 자격이 없는 이들이 즐비했다. 해당 대리점은 보험모집이 없는 자에게 660여 건과 관련해 1억 9000여만 원의 수수료를 부당하게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돈만 따라다니는 '철새 설계사' 양산

판매채널에서 GA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보험회사는 GA에 높은 시책(상품 판매에 따른 수당) 제시하며 판매 촉진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이에 인력충원이 절실해진 GA가 보험사 전속 설계사에 상당한 수수료를 제시하며 이직을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 간 전속 설계사는 2만 5천여 명 줄었지만 반대로 GA는 4만여 명 늘었다. 

문제는 이러한 '철새 설계사'로 소비자 피해가 파생된다는 점이다. 소속을 옮기는 과정에서 이전 보험사에서 맺은 계약자 관리를 방치해 '고야계약'을 양산하거나 이직 후 실적을 늘리기 위해 고객에게 상품의 위험이나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불완전판매'를 일삼기도 한다. 

GA에서 불완전판매 비중이 높은 것도 '시책'에 따라 움직이는 이직률 높은 설계사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GA소속 설계사는 타 채널보다 이직률이 높게 나타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이후 5년 간 이직경험자 비중은 GA가 55.3%로 가장 높았고 TM(텔레마케팅)이 51.7%, 전속설계사가 12.6%로 나타났다. 

GA업계는 되레 설계사가 전속대리점의 상품군 한계와 실적압박 등을 감당하지 못해 자발적으로 보험대리점으로 이직한다고 설명한다. 보험회사의 소속 설계사들은 실적구간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지급받는 구조지만 GA는 실적이 개인 실적이 적어도 전체 실적 규모 속에 포함되어 수수료 격차가 다소 완화된다는 것이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가 소속 설계사 3213명을 대상으로 '보험회사에서 GA로의 이직에 영향을 미친 원인'을 조사했더니 '소비자에게 유리한 생·손보사의 다양한 상품 취급 이 가능해서(57%)', 보험회사의 실적압박 스트레스 때문에(17%)'라는 응답이 나왔다. 

# 가입만 시켜 놓고 사라진 설계사.. B 씨는 얼마 전 회사로 찾아온 보험설계사에게 한 보험사의 연금저축 보험을 들었다. 설계사는 "5년 이상 보험료를 내고 10년 이상만 유지하면 비과세와 복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며칠 뒤 B씨는 상품을 중도 해지하면 원금을 손해 본다는 사실을 알고 보험사에 설명을 제대로 못 들었다고 따졌다. 하지만 보험사는 "상품을 판 건 GA 소속 설계사이니 우리는 책임이 없다"고 넘겼고 GA는 "해당 설계사는 퇴직했다"고 말했다. 
주요 민원 유형별 비중.jpg

 무리한 상품 판매 유도로 시장 '혼탁'

게다가 대형 보험대리점은 시책을 빌미로 설계사에게 특정 상품 판매를 강요하기도 한다. 다수 보험 상품을 제시해 소비자가 직접 비교해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벗어난 것이다. 하지만 보험사가 판촉을 위해 시책을 높게 제시할수록 GA의 이러한 선택은 불가피하다는게 업계의 입장이다.

지난해 한 중형보험사가 GA에 시책 600%를 제시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대형보험사가 평균 200~300%를 제공할 때였다. GA입장에서는 월납 보험료 10만 원 상품을 판매하면 모집수수료 외에 60만 원을 추가로 받는 것이다.

당시 업계 관계자는 "시책 경쟁이 시작되면 타사도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경쟁에 불을 붙일 수밖에 없다"며 "이는 곧 설계사들에게 무리한 상품판매를 유도하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반면 대리점업계는 보험회사가 외형적으로는 GA에 높은 판매시책을 제시해 경쟁을 유발하면서 이면에서는 판매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부작용을 강조한다는 입장이다. GA쪽 관계자는 "보험회사는 매출향상에 효과적인 시책 경쟁을 하는 등 불오나전판매 조장의 원인을 제공해오고 있다"고 역설했다. 

# 소비자 아닌 대리점에 유리한 상품 권유.. 보험설계사 D 씨는 대리점 전체 회의에서 두 귀를 의심했다. 특정 보험사의 상품 판매에 집중하나라는 지침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보험사가 상품 판매로 인한 수수료를 높게 지급하기 때문이었다. D 씨는 "GA의 장점은 여러회사 상품을 비교하여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권유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에 분노했다. 

 내부통제·교육제도 시스템도 미비

덩치가 급격하게 커지다보니 자연스레 내부 조직이 느슨할 수밖에 없다. 특히 다수의 대형GA는 다수의 소형GA의 연합체 성격이 짙은 만큼 조직성격과 상품 판매 스타일이 각기 다르다. 내부통제 및 교육시스템이 제각각인 이유다.

따라서 GA본사에서 통제 시스템을 마련해도 지점에서 지키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교육도 미비해 설계사가 갖춰야 할 윤리적 기준을 어기는 사례도 발생한다. 대표적인 게 보험계약자에 대한 금품 제공이다. 계약자 입장에서는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솔깃하겠지만 이는 보험업법 98조 위반 사항이다. 

전문가들은 보험회사와 대리점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보험회사는 자사상품설명 스크립트를 개발하는 등 판매자에 대한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대리점은 이력관리시스템을 GA 설계사에게까지 확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리점업계는 금융당국의 규제강화와 대리점의 자정 노력으로 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2011년 금융감독원이 GA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이후 지점설치 및 비교판매 의무화 등 발표된 통제안이 10여 가지다. 보험대리점 역시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준법감시 및 리스크관리팀을 운영하는 등 내부통제 조직을 갖추고 매월 수차례의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대리점업계는 조직 구성의 한계를 토로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GA는 보험회사로부터 받고 있는 수수료와 수당 대부분을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고 남은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어 내부통제를 위한 예산과 인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며 "보험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지비 등을 대리점에게도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계약자에 금품제공까지.. E 보험설계사는 100여 건의 계약을 모집하면서 보험계약자에게 금품 1700여 만원을 제공했다. 보험계약자에게 특별이익을 제공해선 안 된다는 현행법을 어긴 것이다. 금융당국은 설계사와 이를 관리한 대리점에게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GA의 불완전판매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보험소비자들의 불만은 들끓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들이 설계사 이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금감원은 대리점과 설계사를 상대로 전국 단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리점의 규모가 커지면서 GA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불완전판매 등의 소비자 피해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대리점과 설계사의 준법의식을 높여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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