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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소비재 유통

[해외직구의 덫㊦] 먹튀·불법제품 유통에도 속수무책...사전 검증이 자구책

한태임 기자 tae@csnews.co.kr 2018년 12월 31일 월요일 +더보기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해외직구가 대중화면서 수입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려는 소비층이 두텁다. 하지만 배송지연, AS불가, 리콜제품 판매 등 고질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채 소비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해외직구의 피해 유형과 개선 방안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배송지연, 환불거부, 제품하자 등 고질적인 문제 뿐 아니라 소비자가 미처 예상치 못했던 범위에서 벌어지는 문제도 상당하다. 해외직구가 소비자 보호 사각지대라 불리는 이유다.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이 국내에서 버젓이 판매되는가 하면 유해물질이 검출된 건강기능식품까지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해외판매자는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다보니 사실상 문제를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

◆ 리콜·유해물질 검출 제품 버젓이 판매...소비자 '안전' 사각지대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박 모(남)씨는 해외 사이트에서 다이어트에 좋다는 식품을 구입해 먹던 중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박 씨가 즐겨먹던 제품에서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박 씨는 "동물용 의약품에 사용되는 물질을 먹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국내에 공식 수입되는 제품은 관련 기관의 검수를 받고 있지만 '해외직구'의 경우에는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치지 않다보니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를 잘 알지 못한 개인들이 '직접 구매' 형태로 문제의 제품들을 국내에 반입하면서 여과없이 안전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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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을 표방한 해외직구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되는 사례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2017년 해외 사이트에서 다이어트 효과, 성기능 개선, 근육강화 및 소염·진통 효능, 신경안정 효능 등을 표방하는 1155개 제품을 직접 구매해 검사한 결과 17.7%에 해당하는 총 205개 제품에서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동물용 의약품, 마약 및 각성제 성분이 포함된 것도 있어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안전성 문제로 외국에서 '리콜'된 제품이 국내서 버젓이 유통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한국소비자원이 2018년 상반기 유럽·미국·캐나다 등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의 국내 유통 여부를 모니터링 한 결과 총 95건이 적발됐으며 아동·유아용품 화장품→음·식료품 순으로 많았다.

아동·유아용품은 완구 부품 등을 삼켜 질식할 우려가 가장 많았으며 '화장품'의 경우는 발암물질 등의 유해물질 검출, '음·식료품'은 세균 감염 우려, 알레르기 위험 등이 고르게 분포됐다. 모두 소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들이다.

국내 기관들은 해외직구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저마다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식약처는 유해물질이 발견된 제품의  국내 반입시 차단될 수 있도록 관세청에 관련 정보를 통보하고 있으며 판매 사이트는 방송통신위원회 및 포털사 등에 통보해 차단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해외 리콜제품을 판매하는 국내의 구매대행 업체들에 '판매중단' 조치를 하는 정도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외 사이트에 근거를 둔 '해외직구(해외직접구매)'의 경우에는 조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이나 방송통신위원회 등과의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센터 관계자는 "식약처는 관세청이나 방송통신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우리는 식약처 같은 정부 부처가 아니다보니 '행정력'이 없지 않나. 다만 조만간 관세청과는 협력해서 해외 리콜제품이 국내 반입 시 차단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해왔다.

현재로서는 소비자가 해외직구로 제품을 구입할 경우 직접 '한국소비자원 위해감시시스템'에서 해외제품 리콜정보를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식품류를 구입할 때는 '식품안전나라' 사이트서 위해식품 차단목록을 확인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피해 발생해도 국내법에 의한 구제 어려워...소비자 '보호' 사각지대

해외직구로 피해를 입은 경우 국내법에 의한 구제가 어려운 것도 문제다. 해외 쇼핑몰은 해외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보니 국내법인  전자상거래법·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 

소비자고발센터에도 해외직구로 피해를 겪은 소비자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쇼핑몰의 교환·환불조건이 국내와 달라 예상치 못한 손해를 봤다는 사례도 빈번하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해외 쇼핑몰에서 6만 원짜리 아이 장난감을 구입한 후 취소하려다 황당한 안내를 받았다.  카드 취소만 하면 될 줄 알았지만 업체 측은 배송이 시작됐으며 해외배송이란 이유로 반품비 6만3000원을 내야 반품을 해줄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 김 씨는 "물건이 아직 미국 물류센터에 있는 상황이던데 반품비를 상품 가격만큼 내야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쇼핑몰이라면 관련 기관에 조정 등을 요청할 수 있지만 해외 쇼핑몰의 경우에는 국내 기관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다보니 이렇다 할 구제 방법이 없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서도 "해외직구의 경우 피해보상제도 및 교환·환불조건이 국내와 다르므로 미리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며 당부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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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판매자와 연락두절이 되거나 사기가 의심되어도 해결이 쉽지 않다.

광주시 북구에 사는 박 모(남)씨는 해외 쇼핑몰에서 20만 원짜리 가방을 구입했다. 며칠 뒤 제품이 품절됐다는 연락이 와 다른 상품으로 변경해서 주문을 했다고. 그러나 업체는 배송 번호를 보내주겠다고 한 뒤로 연락이 끊겼으며 상품도 배송되지 않았다. 박 씨는 즉시 국내 기관에 피해를 알렸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었다.

경찰에 문의했지만 피해 액수가 5억 원 미만이어서 '국제 공조수사'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었다. 한국소비자원 역시 "문제의 사이트는 해외 소재 기업이라 국내법 적용이 어려운데다 한국소비자원은 사이트 폐쇄 등의 조치 권한이 없기에 연락두절 시에는 도움을 주기 어렵다"고 안내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러한 해외직구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외 소비자기관(미국, 일본,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영국 등)과 MOU를 체결하고 있다. 피해 소비자가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분쟁해결을 신청하면 한국소비자원이 이들 해외 소비자분쟁해결기관에 전달하고 그 처리결과를 받아 소비자에게 회신한다.

이렇듯 한국소비자원과 MOU를 체결한 국가일 경우에는 상황이 그나마 낫다. 해외 소비자분쟁해결기관이 직접 개입해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MOU를 체결하지 않은 그외의 국가는 한국소비자원이 판매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야 하는데 '강제력'이 없다보니 사실상 해결이 어렵다고.

결국 해외직구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남는다. 현재로서는 해외직구를 하기 전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게시된 해외직구 이용자 가이드라인, 사기의심사이트 등 다양한 정보를 참고하고 사전에 거래조건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최선인 셈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한태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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