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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공룡 GA㊤] 덩치 커지면서 부작용 속출...보험사도 눈치보기 급급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2019년 01월 03일 목요일 +더보기

금융권에서 소비자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보험사다. 보험금 지급거부, 자문의사제도 남용 등 다양한 문제가 속출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보험설계사로부터 파생되는 문제가 심각하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보험독립대리점(GA)의 급성장이라는 트렌드 변화가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GA는 금융감독의 사각지대에서 소비자 피해를 키워왔다는 원성을 받아왔고 결국 금융당국이 GA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천명하고 나섰다. GA로 인해 파생되는 소비자문제와 제도적 한계, 보완방안을 3회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보험독립대리점(GA)은 급속한 성장을 통해 기존의 보험회사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일부 대형 GA는 기존 중소형 보험사보다 많은 설계사를 보유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과거 보험시장을 좌지우지하던 대형 보험사들도 이제는 자기 회사의 보험상품을 더 팔기 위해서 GA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자기 브랜드를 앞에 내걸고 영업을 해야 하는 보험사들과 달리, 여러 보험사 상품을 동시에 취급하는 GA들은 브랜드 가치나 소비자 평판보다는 실적을 올리는 데 급급하다. 이로 인해 소비자보호에도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험시장의 헤게모니가 판매수수료를 쫓는 GA로 넘어가면서 소비자보호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GA, 보험사 구조조정에 맞춰 '급성장'

GA는 일반 보험설계사처럼 한 회사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 여러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지난 1993년 4월부터 하나의 대리점이 두 개의 보험사를 대리할 수 있는 '복수대리점'을 손해보험업계에 처음 도입했고 생명보험업계는 1995년 4월부터 도입됐다.

이후 1996년 4월부터는 손해보험업계에 두 개 이상의 보험회사를 대리할 수 있는 '독립대리점' 제도가 도입됐다. 이듬해 4월부터는 생명보험업계에도 동일한 제도가 시작됐다.

이는 기존 전속대리점 제도가 보험업에 참여하는 신규 사업자에게 불리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여러 보험사 상품 중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 모집제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GA는 보험상품 경쟁을 촉진시켜 상품의 질 향상과 더불어 불완전판매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으로 도입된 셈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보험사들이 은행을 통한 보험판매를 늘리고, 보험설계사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GA는 오히려 성장의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보험사 임직원과 설계사들이 대거 퇴사해 GA를 설립하면서 질적, 양적으로 풍부한 인력이 투입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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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보험사들이 또 다시 판매구조 개편을 통해 설계사 채널을 감축하면서 전체 보험설계사 가운데 보험사 전속 설계사의 비중은 급감하고 GA 소속 설계사는 급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보업계 보험사 전속설계사는 2008년 17만609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 9월 말 기준 생보사 전속설계사는 10만1015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7만여 명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보험 모집액(생명보험 초회보험료, 손해보험 원수보험료 기준) 가운데 무려 49.4%에 달하는 38조4000억원을 GA가 책임질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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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독립법인대리점(GA) 전속설계사 추이


보험사 전속 설계사들은 감소했지만 반대로 GA 소속 설계사 수는 급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GA 소속 설계사는 22만4969명으로 보험사 전속설계사에 비해 4만여 명 이상 많았다.

특히 설계사 1000명 이상 대형 GA도 올해 상반기 말까지 35개 회사에 달했고 전체 GA 회사 수 역시 4483개로 기존 보험업권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GA 영향력이 막강해지다보니 상품 공급 역할을 하는 보험사들도 GA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GA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초대형 GA가 특정 보험사와의 계약을 끊는 순간 점유율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상당수 보험사들은 대형 GA 판매채널을 유치하기 위해 판매수수료 뿐만 아니라 이들의 사무실 임대료와 집기 비용 등을 물심양면 지원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대형 보험사들이 GA에 대한 판매수수료와 수당을 과다하게 지급하면서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최근 개선 권고를 받는 일까지 벌어졌을 정도다.

한 중형 보험사 관계자는 "GA는 특히 중·소형 보험사에게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최근 주요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도 GA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전했다.

◆ GA에서 보험 판매해도 책임은 보험사가? 불완전판매비율도 월등히 높아

이처럼 국내 보험시장에서 GA의 영향력은 커지면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소비자보호 이슈에서 GA의 역할과 책임은 제한적이다.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시 GA 채널에서 판매한 상품에 대한 배상책임이 보험사에 있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험업법 102조에 따르면 GA의 부실모집행위로 인해 계약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1차적 손해배상책임 주체는 보험사로 명시돼있다. 하지만 GA에서 판매한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책임은 보험사에 묻도록 하는 현 규정때문에 보험사와 GA간 핑퐁게임은 물론이고 소비자들도 혼란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보험사들은 과거 GA 규모가 작았을 때 GA 자체 배상 능력이 없어 보험사가 대신 보상했지만 현재 일부 대형GA의 경우 기존 중·소형 생보사 수준의 규모를 갖추는 등 대형화가 된 점을 고려해 GA가 자체 채널에서 발생한 불완전 판매는 직접 보상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1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GA에 소비자 피해에 대한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것도 보험사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채 의원은 대형 GA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보험사가 대형 GA를 관리·감독하기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는 점에서 1차적 배상책임을 대형 GA가 가져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사들 역시 1차 판매를 GA에서 담당하는 만큼 불완전판매 역시 1차 판매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불완전판매 책임에 대한 배상 책임은 보험사가 아닌 대형 GA가 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GA업계에서는 현행 보험업법상 1차적 책임이 보험사에 있더라도 보험계약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보험사가 GA에 구상권을 청구하고 있고 개정안이 대형 GA로만 한정지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불편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보험업법상 GA는 보험사와의 위탁계약을 통해 보험상품 판매 모집을 대리하는 업무만 담당하고 실제 판매행위는 보험사에게 있다는 점에서 보험판매 책임 역시 보험사에게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GA에 판매배상 책임을 묻는 것은 GA를 금융회사로 인정하는지 여부와도 연관돼있어 금융당국도 이에 대해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보호 책임을 놓고 보험사와 대형 GA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사이 GA 채널의 불완전판매비율은 다른 판매 채널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 불완전 판매의 온상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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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손보업권 판매 채널별 불완전판매율 추이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변액보험을 제외한 GA 불완전판매비율은 0.41%를 기록하며 전속 설계사(0.13%)보다 3배 이상 높았고 TM(0.16%), 홈쇼핑(0.14%) 등 기존 불완전판매가 다수 일어난 채널보다도 불완전판매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생보업권 평균 불완전판매비율 0.16%보다도 월등히 높다.

반면 손보업권의 경우 GA 불완전판매비율이 0.08%를 기록해 전속 설계사(0.05%)보다 높았지만 홈쇼핑(0.16%)과 TM(0.17%)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아 대조를 이뤘다.

다양한 상품 제공과 경쟁을 통한 불완전 판매 방지라는 당초 GA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GA채널은 불완전판매의 사각지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이에 대해 GA업계에서는 보험업 감독규정상 대형 법인보험대리점의 영업기준 및 보험대리점의 업무기준에 따라 감독당국으로부터 주기적인 검사를 받고 있는 등 방치되어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GA 역시 금융당국으로부터 정기검사와 테마검사는 물론 상시감시시스템을 통한 분기별 검사 등을 받고 있어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평가와 제언' 리포트를 통해 "GA시장과 비대면 채널의 급성장, 설계사의 고령화와 이직 등 보험유통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보험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와 소비자중심 경영을 위해 불완전판매 정책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특히 대형법인대리점(GA) 소속 설계사의 위법행위에 대해 보험회사가 책임을 완전히 면하기 어려우나 GA 또한 규모 및 실질에 부합하는 법적 책임에 대한 부담 필요성은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GA가 보험시장에서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키운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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