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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항공 마일리지 자동 소멸...'상속 불가' 불만 여론 비등

항공사 "규정에 없어" 완강...공정위 "검토중" 입장만

송진영 기자 songjy@csnews.co.kr 2019년 01월 21일 월요일 +더보기

대전 중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작년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큰일을 겪었다. 이 씨는 아버지와 관련된 일들을 정리하던 중 생전에 여행으로 적립해 둔 대한항공의 항공마일리지가 5만 마일정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한항공 고객센터 측으로 가족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마일리지 상속처리를 요청했지만 “규정상 사망자 마일리지 상속이 불가하며 사망자의 마일리지는 전체 소멸된다”고 답했다고.

이 씨는 “5만 마일은 현금 100만 원 상당 가치로 알고 있다. 아버지가 생전에 대한항공을 이용해 모은 재산이라고 봐도 무방한데 무슨 권리로 항공사가 소멸하는지...상속이 안 되면 기부하게 해달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마일리지의 양도와 상속이 불가해 분쟁이 빈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사망자의 마일리지가 자동 소멸된다’는 항공사의 규정을 이해할 수없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그러나 항공사는 ‘규정대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약관 제8조에 따르면 '사망한 회원의 계좌 및 적립 마일리지는 상속될 수 없으며 자동 소멸된다'고 명시돼 있다.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클럽 회원약관 제12조에도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는 금전적으로 환산되거나 환급되지 않으며 타인에게 양도되지 않는다. 회원 개인 신상에 변동(사망, 이혼 등의 경우)이 생겨도 적립된 마일리지 및 회원 혜택 사항 등이 가족이나 타인에게 상속 또는 양도되지 않으며, 회원이 탈퇴하거나 사망한 경우 회원 계좌 및 마일리지가 자동 소멸된다'고 명시돼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규정상 마일리지는 타인이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고, 회원 사망의 경우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자동 소멸되는 것이라며 “마일리지 기부 관련 사안은 규정 자체에 없는 내용이라 달리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양도와 상속 불가 규정에도 불구 마일리지 가족합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두 곳 모두 가족관계라는 것이 증명되면 양도와 합산이 가능하며, 해당 가족 범위는 배우자, 자녀, 부모, 형제자매, 조부모, 손자녀, 배우자의 부모, 사위, 며느리이다. 대한항공은 회원 본인을 포함해 5인까지 가족 등록이 가능하며 아시아나항공은 가족 대표 포함 최대 8인까지 등록 가능하다.

◆ 국내 저비용항공사, 양도는 가능하나 상속 관련 규정은 없어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 제주항공의 경우는 마일리지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양도 혹은 선물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상속 관련 규정은 따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 진에어는 가족과 타인 모두에게 양도 혹은 합산이 불가하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사망자의 마일리지 상속 관련 규정을 따로 마련하고 있지 않지만 양도나 선물이 가능한 만큼 증빙서류를 통해 가족이란 것이 확인된다면 양도하는 것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사망자 마일리지 상속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가족과 친구에게 마일리지 양도와 선물은 가능하지만 사망자 마일리지 상속 관련 규정은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다만 작년 12월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회의에서 관련 내용이 쟁점이 된 바 있어서 상속 허용 여부에 대해 앞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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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물론 타인에게 마일리지 양도와 선물 등이 가능한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 네덜란드항공 등 주요 외국 항공사도 사망자 마일리지 상속에 관한 규정은 따로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대표 항공사인 델타항공의 경우 “사망자 마일리지 상속 규정은 따로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마일리지 양도가 가능하고 마일리지로 항공권 발권 시 타인 발권도 가능해 사망자 마일리지를 가족이 사용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에어프랑스와 KLM 네덜란드항공은 “마일리지 양도는 가능하지만 회원이 사망했을 경우는 계정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마일리지도 함께 소멸된다고 보면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마일리지는 기업의 재산이 아니라 소비자의 재산이다. 당연히 상식적으로 양도, 상속 등이 가능해야 한다. 사망하면 마일리지가 자동 소멸된다는 항공사 규정은 부당하며 관련 약관 개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부터 항공사의 마일리지 약관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미온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속해서 검토중이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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