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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빼먹고 옵션만 강요...패키지여행 가이드 횡포에 속수무책

여행망쳐도 보상 어려워...입증 자료 확보가 관건

송진영 기자 songjy@csnews.co.kr 2019년 01월 13일 일요일 +더보기
겨울 방학을 맞아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패키지여행 중 현지가이드 문제로 갈등을 빚는 사례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현지가이드의 급작스러운 일정 변경과 불성실한 태도가 갈등의 주요 요인이다.

일방적인 일정 변경이나 추가금 요구 등 피해를 입은 경우 입증 자료를 챙겨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원 영통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작년 12월 초 남편, 자녀 둘과 함께 하나투어를 이용해 세부로 패키지여행을 떠났다. 여행 첫날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현지가이드가 자신의 파트너라며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해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현지인을 소개하고 빠져버려 일정 내내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던 것.

여행 첫날 주요 일정이었던 다이빙을 충분한 설명 없이 씨워킹으로 진행하겠다고 하며 추가 비용을 요구했고 식당을 가거나 다른 투어가 진행될 때마다 현지가이드의 파트너는 계속해서 팁을 강요했다고 하는 것이 이 씨의 주장. 또 여행객들의 사진을 찍은 다음 구매를 강요하는 등 이 씨 가족을 비롯한 일행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 씨는 “여행 후 하나투어 고객센터에 현지가이드에 대해 항의하니 일정이 바뀌는 것은 가이드의 재량이며 문제가 전혀 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하나투어라는 이름을 믿고 선택한 것인데 너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고 기막혀 했다.

강원도에 사는 조 모(남)씨도 작년 11월 노랑풍선의 중남미 패키지여행을 떠났다가 현지가이드의 무책임한 일정 변경으로 가장 가고 싶었던 관광지를 구경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콜롬비아 여행 중 오전에는 소금성당 관람, 오후에는 황금박물관 관람이 예정돼 있었으나 오전에 비가 온다는 이유로 현지가이드는 일방적으로 두 일정을 뒤바꿔 진행했다.

바뀐 일정으로 오전에 황금박물관을 관광한 조 씨와 일행들은 현지가이드로부터 어이없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소금성당이 오후에 입장이 불가능한 상황을 가이드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결국 소금성당 관광은 무산됐다는 것.

여행에서 돌아온 조 씨는 “노랑풍선으로부터 소금성당 입장료 28달러와 위로금 차원으로 1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꿈꿔왔던 관광지를 못보고 돌아온 것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 가이드 불친절? 무형의 서비스라 피해 입어도 보상받기 힘들어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위 고시)’에 따르면 여행계약의 이행에 있어 여행종사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여행자에게 손해를 끼쳤을 경우 여행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현지가이드와 관련된 불만은 무형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보상을 받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관련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모두투어, 롯데관광 등 여행사들은 “현지가이드까지 여행사가 일일이 통솔하기는 쉽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불성실한 가이드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불편을 겪었다면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투어는 현지가이드 관련 불만이 제기되면 여행에 참여했던 소비자와 현지가이드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본 후 사태의 심각성을 판단해 보상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 일정 중 가이드 자질 문제가 불거진다면 중간에 가이드를 교체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를 입은 것이 명백하다면 보상이 진행되기도 한다”며 “그러나 다수가 함께하는 패키지여행에서 어떤 소비자는 여행이 불만족스럽다고 하는 반면 어떤 소비자는 만족한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 객관적인 판단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현지가이드 문제는 패키지여행 불만 중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어 랜드사와 랜드사에 소속돼 있는 현지가이드를 대상으로 서비스 교육 및 간담회 등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여행사 브랜드를 믿고 여행을 선택하는 만큼 관련 문제가 생기면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현지가이드의 일방적 일정 변경으로 인한 피해...증빙서류 제출하면 보상 가능

현지가이드의 불성실한 태도는 관련 피해를 입증하기 어려워 보상받기 힘들 수 있지만 무리한 일정 변경으로 인해 입은 피해는 한국소비자원에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피해구제신청을 통해 보상받을 수도 있다.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제22조의4에 따르면 여행업자는 여행계약서(여행일정표 및 약관을 포함한다)에 명시된 숙식, 항공 등 여행일정(선택관광 일정을 포함한다)을 변경하는 경우 해당 날짜의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여행자로부터 서면으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여행사는 계약 시 '현지 상황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을 소비자에게 고지하고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현지에서 변경된 일정으로 갑작스럽게 추가금을 낸다거나 원래 일정보다 질이 떨어지는 일정을 수행하게 될 경우에는 피해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현장에서 현지가이드가 여행자에게 별도의 설명 및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변경하고 누락시키는 경우도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현지가이드의 무리한 일정 변경 등으로 불편을 겪거나 피해를 입었다면 피해구제신청을 통해 계약 체결 여행사와 분쟁조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증빙자료가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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