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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 신규 면허 경쟁 치열...에어로케이·플라이강원 등 자본확충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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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 신규 면허 경쟁 치열...에어로케이·플라이강원 등 자본확충 박차
  • 송진영 기자 songjy@csnews.co.kr
  • 승인 2019.01.1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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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신규 항공운송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LCC(저비용항공사) 신규 면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항공사업법의 ‘과당경쟁 우려’ 조항을 삭제하고 면허 발급 요건을 완화하면서 올해 적어도 1곳 이상이 신규 면허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에어필립이 신규 면허 취득을 위해 막판 투자유치에 나서며 자본 확충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 에어로케이, 자본력에서 경쟁사들 중 최고

2017년 면허 심사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에어로케이는 초저비용항공사 ‘U-LCC(Ultra-Low Cost Carrier)’를 표방한다. 간혹 일부 노선에서 LCC의 항공권 가격이 대형항공사와 차이가 없는 점을 착안해 일관된 저비용 정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에어로케이는 모회사인 에어이노베이션코리아(AIK)가 에어로케이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면허 신청 시 국토교통부가 정해놓은 납입자본금 150억 원을 훨씬 뛰어넘는 자본금 450억 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기상 자본금 외에도 추가로 100억 원의 투자유치에도 성공한 바 있다.

최근에는 AIK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에이티넘파트너스로부터 118억 원의 자금을 추가 유치하며 신규 LCC 진입을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투자로 에이티넘파트너스는 AIK의 지분 40.1%를 확보해 에어로케이의 단독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에어로케이가 글로벌 LCC 기준에 부합하는 안정적 운항이 가능한 회사라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포레스트파트너스 또한 AIK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3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에어로케이는 자본력에서 경쟁사들을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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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프레미아, 잠재적 투자자 많아 기대감↑

작년 7월 설립돼 국내 최초 중장거리 전문 항공사를 표방하는 인천 기반의 에어프레미아는 300인승 중형항공기를 이용해 LCC가 운항하지 못하는 6시간 이상 노선에서 대형항공사보다 저비용으로 운항할 계획이다.

따라서 단가가 높은 중형항공기를 도입하고 다른 업체들보다 많은 인력을 채용해야하며 사업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국토부가 정해놓은 납입자본금 150억 원보다 많은 자금을 모아야한다.

초기 투자비 부담이 경쟁사 대비 많지만 에어프레미아는 유일하게 항공업계 출신인 제주항공 대표시절 흑자를 이끌었던 김종철 대표를 영입한 만큼 한 번에 면허를 취득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혀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에 따르면 최근 사모펀드 업계 4위로 성장한 네오플럭스가 300억 원,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100억 원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네오플럭스는 처음 참여했고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에어프레미아의 시리즈A 투자자로서 시리즈B에도 참여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앞서 스카이레이크,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로부터 각각 300억 원, 미래에셋벤처투자로부터 350억 원 등 총 1250억 원의 투자의향서를 받은바 있다. 따라서 시리즈B 투자 규모가 총 1650억 원으로 현재까지 확정된 납입자본 370억 원을 합하면 2000억 원을 넘어선다.

에어프레미아는 여기에 투자를 검토 중인 투자자가 아직 더 남아 있어 투자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9월 마무리된 시리즈A에 이어 시리즈B 단계 투자모집에서도 기존 LCC와는 차별화되는 혁신성, 사업성, 실행력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 플라이강원, 강원도와 양양이 적극 투자

2016년, 2017년 연이은 면허 신청 반려의 쓰라린 경험을 맛본 3수생 플라이강원은 옛 이름인 플라이양양을 버리면서 운영 초기 재무적 위험 가능성과 수요 확보의 불확실 등을 보완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항공운송과 관광을 연계하는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를 표방하고 있다. 해외 여행사들과 적극적인 협력으로 외국인 관광 수요를 창출하고 국내 여행사들과 연계해 강원도 지역의 관광 상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플라이강원 주원석 대표의 영향인 것으로 파악된다. 주 대표는 마스터즈 투어, MJCT 등을 창업해 중국‧동남아 등지의 관광객을 국내로 유치하는데 성공을 거두는 등 여행업계에 약 20년간 종사한 인물이다.

주 대표는 플라이강원의 최대주주로 약 100억 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관광 상품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화장품 업체인 토니모리, 면세점 사업자 신세계디에프를 비롯 SBI아세안스프링보드투자조합 등 20곳 업체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했다.

투자확약서와 투자의향서를 모두 합치면 플라이강원의 자금 여력은 735억 원 수준이며 이 중 강원도는 120억 원, 양양군은 15억 원을 각각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강원은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득 후 원활한 운항증명 수검과 취항 준비를 위해 올해 상반기 내 양양으로 본사를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양양군과 부지 선정 및 본사 건축 설계 등에 착수했다고 알려져 면허 발급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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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필립, ‘오너리스크’에 자구 노력으로 투자유치

호남을 기반으로 한 에어필립은 소형항공사로서 지난해 6월 취항식을 가졌다. 이후 국내선 운항을 통해 항공사 운영 경험을 쌓았으며 항공기 운항 안전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입증을 받아 면허를 취득하고 LCC로 전환해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에어필립은 국토부의 납입자본금(150억 원) 기준을 맞추지 못해 면허 신청 이후에 자본금을 늘리고 다시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는데 2년 전부터 면허 심사를 준비한 플라이강원과 1년 전부터 준비한 에어로케이 등 다른 업체들에 비해 준비가 늦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에어필립은 납입자본금 기준을 맞춘 이후 경쟁사 대비 부족한 자본금을 만회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모집해 150억 원을 추가 확보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면허 심사 초기 에어필립의 모기업인 필립에셋 엄일석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향후 투자유치도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12월 27일 에어필립 강철영 대표이사는 “필립에셋 지원이 끊겨 자구 노력으로 투자유치에 나섰다. 투자유치가 안되면 경영권을 넘겨서라도 회사를 살릴 것”이라며 LCC 면허 취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강 대표의 이런 의지를 기반으로 에어필립 직원들 또한 급여 20%를 반납하는 등 막판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에어필립은 현재 필립에셋의 지원이 전면 끊긴 상태로 급격한 자금난에 시달리며 18일부터 무안-블라디보스토크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에어필립 관계자는 “이미 예약한 고객에 대해서는 대체 항공편을 제공하거나 환불을 해주고 있다”며 “추후 자금유치가 되고 안정화가 되면 재운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LCC 업계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면서 투자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신규 LCC는 초기 투자 비용이 중요한데 투자한 만큼 수익을 당장 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더구나 면허가 발급된다고 해도 기존 항공사와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업계에 잘 정착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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